어제 저녁 황사에 목매여 어디 친구놈을 불러서 니가 사는 돼지고기라도 한점 구워먹으러 갈까...고민중인데, <div>여자사촌동생의 전화가 왔다.</div> <div><br></div> <div>"니 또 컴터 고장냈냐???(인사따윈없음)"</div> <div>"아니거든???"</div> <div>"뭐여??? 화이트데이때 핸드폰꺼놨다고 지금이라도 단거 달래는겨??? 이거 이거 또 대기업 상술에..."</div> <div>"뭐래? 퇴근하셨음 우리 동네로 와. 닭먹자."</div> <div>"오케이 롸져 존밍!!!"</div> <div><br></div> <div>약속장소에서 동생을 만나 그 동네 단골 닭집에 들어감. </div> <div>나는 차를 가져와서 술을 안마신다니까 사장님이 좀 당황해하셨고(니가 술을 안마셔???), 동생이 생맥을 시키더니 지 혼자 처묵처묵함.</div> <div><br></div> <div>평소, 술을 안마시던 동생이라 </div> <div>이모가 또 시집가라고 갈궜나...아닌데...나랑 내 동생이랑 친언니라는 거대똥차들이 아직 연애시동도 못건 상태라 아직 갈굼의 강도가 나에게 못미칠건데...</div> <div>일하다가 직장상사땜에 스트레스...아니...지가 사장인데 뭔 갈굼이여...</div> <div>사업자금부족해서 보증??? 나보다 지가 돈 더 많을건데??? 글고 보증이라면 자다가도 깨서 도망갈 위인이 나라는거 잘 아는 애가???</div> <div><br></div> <div>그렇게 많은 고민을 하며...</div> <div>너 닭다리 안먹을거면 내가 먹으마...라고 했다가 손등에 포크가 박힐것 같은 어마어마한 살기를 느끼고 닭모가지를 집어들었음.</div> <div><br></div> <div>그렇게 한동안 닭다리때말고는 말도 별로 안하고 먹다가...</div> <div>동생이 드디어 말을 꺼냄.</div> <div>"저번에 오빠도 봤나?? 무슨모슨쇼핑몰하는 언니."</div> <div>"기억안남. 여자사람은 내 DB에 없습니다. 있어봐야 가슴만 아프지."</div> <div>"저번에 우리 사무실 이사할때 오빠 도와주러 왔을때 같이 도와주고 있던 언니있잖아."</div> <div>"아. 맞다. 그날 일당주라. 어딜 감히 짜장면에 탕수육도 없이 군만두로 퉁칠라그러냐. 그리고 나 볶음밥이라고 열다섯번은 말했는데 왜 꼽도 아니고 보통짜장이 와-_-"</div> <div>"와...저녁에 고기사줬잖아."</div> <div>"당연한거 아녀??? 차라리 일 잘하는 인부를 불렀음 불경기에 그분들도 돈벌고 그분들이 소비해서 내수경제가 살고 나 몸살도 안나고..."</div> <div>"게...게임 발매할때 연락해라...하나 사줄께."</div> <div>"그래서 그 언니가 어쨌다구요. 동생님???"</div> <div><br></div> <div>동생님 말에 의하면</div> <div>어제 물건떼러갔다가 지나가는 길에 시간도 있고해서 그 언니사무실에 놀러갔는데...</div> <div>마침 그 언니쇼핑몰에 쓸 사진찍고 왔는데, 그 언니는 모델안쓰고 일반인쓴다고 함.</div> <div>일반인인데 아직 20대 초반이라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동생은 20대 후반)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런지 막 어쩌고 저쩌고하면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뭔 용어를 써가며 어쩌고 저쩌고 했는데...그냥 사진이지 뭐...사실 그때 테레비에서 걸그룹나오고 있어서 동생이 뭐라했는지 기억도 잘 안남.)</span></div> <div><div><br></div> <div>이쁘더라...그런 생각한적 없는데 나 시집이나 갈 수 있을까...라며 기승전신세한탄...</div> <div>다행히 그때 남자아이돌그룹나와서 내가 테레비에서 영혼을 거둬온 상태라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반드시 들어야했던 마지막부분을 캐치할 수 있었음.</span></div></div> <div>(안물어보고 조용하고도 민첩하게 닭날개도 내가 다 먹음. 개꿀맛.)</div> <div><br></div> <div>나는 가만히 동생 눈을 바라보았음.</div> <div>이렇게 너랑 아이컨택하는 것도 어릴때 심부름 가기 싫어서 눈싸움해서 진사람이 가자고 한 이후로 처음이구나...</div> <div>그러니까 니가 듣고 싶은 말은 그거로구나...</div> <div>그래도 피붙이인 남자한테라도 "넌 충분히 여자로서 매력이 있다." 이 말이 듣고 싶은게로구나...</div> <div>괜히 엄한 남자한테 이런 고민털어놨다가는 이 여자가 나한테 관심있나 우후후~할까봐 사촌오빠인 나한테 이런말하는구나...</div> <div>얌마...그런건 니네 아빠한테 물어봐!!! 닭먹다가 체하겠네!!! 대리비줘!!! 체할땐 생맥주여!!!라는 말이 진짜 목구멍을 넘어 편도까지 찍고 내려갔음.</div> <div><br></div> <div>뭔가 위로를 해줘야한다...안그러면 얻어먹으러 온 이 닭값. 내가 낸다. 말잘해라...라고 이성은 끊임없이 조언하고 있는데...</div> <div>아까 니네 아빠한테 물어봐!!!라는 말이 안나오게 하려고 이성이 온 힘을 다 써버린탓에, 그만 본능적으로 내뱉은 이 말을 막아내지 못함.</div> <div><br></div> <div><br></div> <div>"나봐라. 니 핏줄이여. 견적나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나는 고민많은 동생의 가슴에 대못을 꽂고, 겨우겨우 닫고 있던 눈물샘을 열어재껴버렸으며</div> <div>닭값도 내가 내고, 발매연기되서 짜증나 예약을 미루던 GTA5 PC판을 선물받을 기회도 날아감.</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이 뇬이 우리 오마니한테 일러서 </span></div> <div>아침에 오면서 아예 오마니가 처음부터 너 차에 뭐시기로 전화 좀 받아봐라 하시더니 </div> <div>출근 내내 동생한테 할말이 있고 못할말이 있지 어쩌고저쩌고하며 혼났고...</div> <div>이모한테도 언제 내려오니. 한번 보자.라는 문자도 옴.</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