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에 알바 안가지?" <div>"네? 아뇨. 가요."</div> <div>"엥?"</div> <div>"방학이잖아요."</div> <div>"...너 대체 언제 쉬어?"</div> <div>"방학때는..."</div> <div>"...그럼 시간 날때는 언제야? 한 두시간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 나다. 좋은 말씀 한번 더 전하려고 그러지. 야. 그 전에 나 새로 기변할때 한대 더 할지도 모른다고 했잖아. 그래 임마. 내가 빵5개와 물고기2마리로 기적을 행하시겠다고. 2G에서 넘어가니까 더 챙겨줘. 뭐? 안돼? 딴데 알아봐? 얼마까지 알아보셨냐고? 너한테 통수 안맞을만큼은 알아봤지. 뭐임마. 얼마?</div> <div>장난똥때리냐? 아. 맞다. 나 애 주민번호 모르는데...너 이 날 시간돼 안돼? 안돼? 그럼 되게 만들어야지. 내가 너를 기름지게 하러 가잖아. 기계는 최신껄로. 좀 싸게 해봐. 한달만에 두대 개통해주잖아. 저번 기변도 내가 좀 더 냉정했음 그 가격에 안해. 어...잠깐만 이뇬아. 형 계산기 뚜들기잖아...안돼. 좀 더.</div> <div>뭘 밑져. 내가 너 아직 졸라게 깔아두고 딜하는거 뻔히 아는데. 안돼? 너 진짜 뚝배기 열어서 직접 뇌호흡하게 만들어? 어디어디...야는 꼭 아름다운 단어를 써줘도 욕을 얻어들을려고 이래...오...그래...여기까지만 하자. 너도 좀 남겨야지. 맞추니까 되네. 거 여까지 해줄거면서 그래. 내가 아까 말한 날. 고갱님...호갱님 말고 짜쌰. 고갱님 모시고 갈테니까 세팅 잘해놔라. 그냥 신분증만 스캔뜨면 바로 개통되게 해놓으라고...내가 이걸 거저 먹겠냐. 너 소고기 꾸운지 오래됐지? 형이 널 기름지게 만들어준다고 했잖아. ㅇㅇ 많이 먹어. 무한리필집 갈거니까."</div> <div><br></div> <div>그리고, 이거 기존 이 번호 요금 얼마냐??? 못 알아봐??? 주민번호 없어서??? 그럼 그 날 신분증 있음 알아볼수 있어??? 그럼 최대한 그 쪽에 가깝게 요금불러주고... 분리납부 신청서 줄께 내꺼에다 붙여서 나머지는 내가 내기로 했다. </div> <div>요즘 대학생이 피쳐폰이라니;;;;</div> <div>공무원공부하는 애들 중에 카톡도 안하려고 그거 들고다닌다는 애는 들어봤어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래 기다렸죠?"</div> <div>"아니."</div> <div>"휴가인데 좀 쉬시지."</div> <div>"쉬니까 이 더운 날. 커피나 한 잔 하자고 불렀지. 가서 차 한잔 마시고 땀 좀 식힌 다음에 다음 알바하시는데까지 모셔다 드릴께."</div> <div>"고마워요."</div> <div>"유어웰컴 댓츠올라잇."</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왜?"</div> <div>"전자상가에 커피집이 있어요?"</div> <div>"있지 왜 없어. 내려."</div> <div><br></div> <div>"여~도모다찌~히사시부리~"</div> <div>"광복한지가 반세기가 넘었는데 여 아직도 식민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놈이 있네. 세팅은 했냐?"</div> <div>"아. 했지. 이 쪽은 누구?"</div> <div>"아. 넌 몰라도 돼."</div> <div>"여자친구라고 하면 죽일거야. 내가 암만 너 혼자 사는 꼴 보기 힘들어하지만, 사람이 윤리와 도덕으로 카바가 되는 범위가 있어. 고등학생은 아니지."</div> <div>"저 고등학생 아니예요."</div> <div>"...예??? 신분증 좀 봅시다. 거짓말."</div> <div>친구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신분증을 받아다가 거기 좀 앉아있어, 냉커피 내줄께.라고 시선을 돌리고 자연스럽게 스캔을 했다.</div> <div>"쟤는 내 친구 폰팔이. 이제 내가 너를 저 놈 고객으로 만들어줄께."</div> <div>"네???"</div> <div>"언제까지 공중전화에서 전화할거야. 나 모르는 번호 안받는 사람인데, 너땜에 자꾸 보험권유전화까지 받잖아. 내가 불편해서 못쓰겄어."</div> <div>"자. 요즘 여성분들이 많이 찾는 모델."</div> <div>"네???"</div> <div>"보기나 해. 쟤가 나한테 빚이 많은 애라, 겁나 싸게 해달라했어. 오늘 겨우 그 조건에 맞춘거니까 함 봐바."</div> <div>친구는 우리 대본대로 좔좔좔 읊었고, 나는 분리납부에 필요한 서류들을 정리한 봉투를 슬쩍 안보이는데 올려놓았다.</div> <div>"...이 가격에 돼요???"</div> <div>"당연히 안되지. 저 친구가 하도 알아봐달래서 끌어올수 있는데로 최대한 끌어와서 이 가격."</div> <div>눈동자 굴러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지금 D의 머리는 사칙연산으로 복잡할게다. </div> <div>"...이러면 저 옛날 폰이랑 크게 차이가 없네요?"</div> <div>"그럼요. 그럼요. 내가 엄청 고생해서 싸게 알아봤다니까. 이거 밑지는건데..."</div> <div>D 뒤에서 밑지긴 개뿔이??? 라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이 친구 얼른 눈을 돌린다.</div> <div>"여기랑 여기랑 여기. 형광펜으로 된데 싸인하면 되요. 케이스 서비스로 드리고, 필름은 붙여줄건데 떨어지면 여기 제 명함이니까 여기 오면 바로 갈아줄께. 다른데서는 돈받는데 친구소개로 온거니까 필름은 서비스."</div> <div><br></div> <div>그렇게 피쳐폰쓸때와 그닥 큰 차이없이 최신폰을 받게 된 D는 손까지 바들바들 떨며 기계를 받았다.</div> <div>"야."</div> <div>"왜?"</div> <div>"카톡이랑 깔았냐?"</div> <div>"...내가 그거까지 해야 돼?"</div> <div>"물러물러. 고객서비스가 왜 이래???"</div> <div>"아. 알았어. D씨 줘봐요. 여기 들어가서...이거랑..."</div> <div><br></div> <div>나랑 뭐 처음 먹으러 가거나, 처음 놀러갈때나 보이는 저 초롱초롱한 눈빛. </div> <div>제수씨말고는 여자로도 안보는 친구였지만, 그 초롱초롱한 눈빛이 귀여웠는지 다른것까지 다 세팅을 해준다. </div> <div><br></div> <div>나는 달디단 믹스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간다. 밥먹고 싶을때 연락해. 고생했으니까 밥사줘야지."</div> <div>"어. 무한리필집은 안갈거야."</div> <div>"그럼 안가는 걸로 알께."</div> <div>"뭐 임마."</div> <div>"ㅋㅋㅋㅋㅋ 나오지마. 니가 시간될때 연락 주고."</div> <div>"오냐. 잘가요. 뭐 안되면 오빠한테 연락해. 친절상담해드릴께."<br></div> <div>"고맙습니다."</div> <div><br></div> <div>엘리베이터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가는데, 얘는 뭘 열심히 꼼지락거린다.</div> <div>뭔데? 이러고 있는데 위이이잉~하고 진동이 울린다.</div> <div><br></div> <div>"고마워요."</div> <div>D의 사상 첫 까똟은 나에게 보낸 그 네 글자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물건욕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div> <div>완전히 포기하고 사는거지. </div> <div>D는 그런 애였다.</div> <div>솔직히 내 벌이로도 어느 정도는 사줄수도 있는데, D는 정말 한사코 거부했다.</div> <div><br></div> <div>너 신발 하나 더 사줄께.</div> <div>싫어요.</div> <div>고집피우지말고...그래? 볼링쳐서 나 이기면 포기할께.</div> <div>오빠랑 나랑 점수 차이 많이 나잖아요.</div> <div>50점 얹어줄께.</div> <div>80점 넘게 차이나는데;;;;</div> <div>그렇게 혼을 담은 볼링을 친 D는 사상처음으로 100점을 넘기며 딱 148나온 나를 기어이 이기고 신발을 안받았다.</div> <div><br></div> <div>사주려는 나보다 미안해서 안받으려는 D의 간절함이 우주의 기운을 모아...응?</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학기 중에는 학교수업 맞추고 하다보니 새벽 1시 2시까지 알바하고 오던 애가,</div> <div>요즘에는 밤 10시면 집에 들어와서 전보다 더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다.</div> <div>새벽부터 나가서 아르바이트하고, 밤 10시면 녹초가 될텐데도 D는 내 앞에선 항상 씩씩하게 있었다.</div> <div><br></div> <div>D가 씻을때면 나는 항상 카드키를 현관 신발장 위에 두고 밖에 나가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있다가 연락오면 들어갔는데,</div> <div>"씻어라. 연락 줘."</div> <div>꾸욱. D가 나가려는 내 뒷덜미...아니아니...내 옷자락을 잡는다.</div> <div>"엥?"</div> <div>"안나가도 돼."</div> <div>"엥?"</div> <div>"오빠 나 여자로 안보잖아."</div> <div>"...그러긴 하지."</div> <div>"그런데 왜 자꾸 나 씻을때 나가???"</div> <div>"...너 그래도 여자애인데 불안해할까봐 그렇지;;;;"</div> <div>"안 불안해. 오빠는."</div> <div>"야. 아무리 그래도."</div> <div>"차라리 불안하고 말래. 미안하니까 이렇게 나가있지마요."</div> <div>"그럼 방에 들어가있을께. 거실보다는. 오케이?"</div> <div>"응."</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방에 들어와 선풍기켜고 누워있으니 큰방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들린다.</div> <div>아무리 그래도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여자를 찾는게 남자인지라, 나는 이어폰을 꺼내 음악소리를 크게 틀었다.</div> <div>시끄러운걸 싫어해서 이어폰 볼륨조차 항상 한칸만 켜고 다니던 나였는데, 몇년만에 이어폰 볼륨을 5칸이나 키웠다.</div> <div><br></div> <div>이어폰 소리때문에 D가 다 씻었다고 불렀는데도 몰랐다. </div> <div>이어폰 소리때문에 D가 오빠 자???하고 노크하고 문여는 소리도 못 들었다.</div> <div>나는 방문을 등지고 돌아누워 사탕부수기게임을 하고 있느라고 문열고 들어오는지도 몰랐다.</div> <div>에잇!!!하고 폴짝 뛰어 D가 내 출렁출렁한 옆구리에 올라타고서야 그 샴푸냄새와 비누냄새와 함께 D가 들어온걸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악!!!! 뼈맞았어!!!!"</div> <div>"어???? 미안해 어디어디."</div> <div><br></div> <div>D의 팔꿈치가 내 골반뼈를 제대로 때려버려서 아파서 데굴데굴 구르는 나를 보고 D는 정말 기겁을 했다.</div> <div>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나와 당황해 어쩔줄 모르는 D.</div> <div><br></div> <div>두 젊으...아직은 젊다고 생각하는 남자와 확실히 젊은 여자애가 눈이 마주쳤다.</div> <div>한참을 그렇게 둘이 마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D."</div> <div>"...으응?"</div> <div>"방에 가서 자라. 거실에서 공부하다가 탁자에 엎어져서 자지말고."</div> <div>"...고마워 오빠."</div> <div>"별 말씀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의 얼굴은 빨개져 있었다.</div> <div>나는 애써 태연한 척을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 날,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새버린 나는, </div> <div>아침 회의때 사장님 + 엄하디 엄한 상무님 앞에서 풀침을 해버렸고, </div> <div>사장님이 허허허. 새벽부터 나오니 그럴수도 있지. 라며, 넘어가주셨는데,</div> <div>상무님. 부장님. 팀장님. 차장님. 과장...아니. 내도 과장인데, 다른 과장한테까지 혼났다-_-</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