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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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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40795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9
    조회수 : 1453
    IP : 210.57.***.240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8/01/28 00:00:38
    http://todayhumor.com/?love_40795 모바일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8).
    원래 주말 저녁에 총각놈들이랑 만나서 술을 마시던 당구를 치던 피씨방을 가던 뭔가를 하고 있을 시간에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자니,  <div>드.릅.게 심심했다. </div> <div><br></div> <div>영화채널 틀어놓고 거실바닥에 드러누워, 자막도 안 읽히고 (당연히 외국말이라)귀에 들어오지도 않는걸, 그냥 멍하니 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고독사하기 딱 좋게 이러고 있을땐 술이라도 한 잔 빨텐데, 오전 오후에는 촉촉하게 내리던 빗발이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져서 </div> <div>이 애 데리러 가야겠다.싶어서 운전해야해서 술도 안마시고 있자니 참 드.릅.게 심심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위이이잉~</div> <div><br></div> <div>핸드폰 진동이 울린건 새벽 1시가 넘어서였다.</div> <div>"...통신보안. 통신보안? 아...ㅆㅂ 군대꿈...여보세요?"</div> <div>"...저기 아저...아니 오빠. 전데요."</div> <div>"어. 안잤어. 어디야? 비 많이 온다. 데리러 갈께."</div> <div>"네...오늘은 좀 부탁 좀 드릴께요....늦은 시간에 죄송해요."</div> <div><br></div> <div>죄송은 무슨. 안 그래도 잠 안와서 방바닥이랑 몰아일체의 경지에 빠지고 있었어. 돈워리돈워리.</div> <div><br></div> <div>그 애가 알려준 곳은 동네에서 약간 떨어진 곳이었다. 어디까지나 자차로 이동했을때.</div> <div>조느라 눌린 머리를 대충 빗에 물뭍혀서 빗고, 차키를 챙겨 옷에 넣으려다 큰방 침대에 두고 온 오늘 산 신발을...</div> <div>만원에 몇개씩 팔길래 같이 사온 여자양말 중에서 하나 빼서 들고 내려갔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 여보세요? 어. 큰길쪽...은행있는데...아. 보인다. 인도 쪽에 서 있지마. 물튈라."</div> <div><br></div> <div>차를 얌전히 물 안튀게 세우자, 그 애는 우산을 접어서 물기를 팡팡 털고, 신발도 물기를 차 밖으로 다리를 빼서 탁탁 털고 타려다가...</div> <div>자기가 앉아야 할 조수석에 놓인 신발파는 마트 봉지를 보고 움찔한다.</div> <div><br></div> <div>"신발사셨어요?"</div> <div>"그렇게 비 다 맞고 서있을거면 우산 신발 뭐하러 털었어. 빨리타."</div> <div>그 아이는 신발이 든 봉지를 안고 자리에 앉고, 안전벨트를 맨다. </div> <div>"어디까지 가세요?"</div> <div>"...집까지 부탁드릴께요."</div> <div>"오케이. 심야할증 붙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안 풀어봐?"</div> <div>"네?"</div> <div>"그거."</div> <div>"아...아니. 오빠껄 제가 왜 풀어봐요."</div> <div>"보고 잘 샀나 품평 좀 해줘."</div> <div>"네."</div> <div>밤길에 와이퍼가 움직여대서 반응을 얼른 살피지 못했다.</div> <div>좀 조마조마하긴 했지만, 사실 감동 좀 먹었음 했다.</div> <div><br></div> <div>아무 말도 없길래, 이거 감동 심하게 먹었나? 싶어서 신호대기 할 때 옆을 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분하다고 해야하나...민망하다고 해야하나...</div> <div>그 눈물 많은 애가 그런 표정을 지으며 울지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div> <div>"어? D?"</div> <div>"...저...저번 집에 보증금 다 잡히고도 월세 밀려있어요. 그거랑...다음 집 보증금 만들거나 다른 룸메이트 구할때까지만 신세질게요."</div> <div>"어;;;; 그래;;;;"</div> <div>"그래서 저 이거 받을 수 없어요."</div> <div>"야. 그건;;;; 너 신발이;;;;"</div> <div><br></div> <div>으아아아아앙.</div> <div><br></div> <div>다음 신호에서 좌회전을 해야해서 2차로에 차를 대놓고 있던 나는 신호바뀌자마자 (평소처럼) 부아아아앙 밟고 나가 무려 5차로를 가로질러서 황급히 인도에 세웠다.</div> <div>"저...저기...;;;;;;"</div> <div><br></div> <div>항상 조근조근 말하고, 벌써 몇번이지만 울어도 소리를 죽여서 울던 애였다. </div> <div>이 작은 애가 이렇게 크게 울수도 있구나. </div> <div>거짓말 조금 보태서 창 밖에 내리는 비만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엉엉 울어댔다. </div> <div>하필 블루투스로 나오고 있던 노래가 그 놈의 재생목록 "뽕빨댄스모음"이라 얼른 음소거로 돌려놓고, </div> <div>내가 안 우는 만큼이나 남들 우는거에 대처를 못하는 성격상, 뭐 어떡게 안아준다던지 달래준다던지를 못하고 운전대만 부서져라 잡고 앞만 보고 앉아있었다.</div> <div>(차라리 우아아앙~울고, 오빠 품에 쏙 안기는 28살,24살 차이나는 사촌동생들이 더 편함. 안기면 달래주고 안 안기면 얼른 외숙모나 외할머니 엄마 이모들 부르면 되니까-_-)</div> <div><br></div> <div>거의 30분 쯤...수학못해 문과간 문돌이가 이 정도 울면 체내 수분의 3분지가 빠져나가 생명이 위험하지않나...하고 걱정하고 있을때,</div> <div>어째 오른쪽 뺨이 간질간질해서 슬쩍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 애는 퉁퉁부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div> <div>살다살다 그렇게 슬픈 눈을 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div> <div><br></div> <div>"...왜?"</div> <div>"아저씨도예요?"</div> <div><br></div> <div>겨우 아저씨 → 아저ㅆ <span style="font-size:9pt;">→ 아젔...오빠 </span><span style="font-size:9pt;">→ 아ㅈ...오빠 로 호칭이 넘어가고 있었는데, 다시 빽도.</span></div> <div><br></div> <div>"뭐가?"</div> <div>"아저씨도 제 몸이예요?"</div> <div><br></div> <div>내가 그 애랑 신체접촉은 처음 처음 술먹을때 부축하고 업어준거, 그 다음에 만나 고기먹고 쐬주먹었을때 계단 내려갈때 부축해준거. 딱 이 정도였다.</div> <div>그리고 드라마같은거 잘 안보지만, 한번씩 사랑과전쟁같은거였나...뭐 그런거 보면 남자건 여자건 뺨도 잘 때리던데...</div> <div><br></div> <div>나는 그대로 꿀밤을 때렸다. 쎄게. </div> <div>그리고...</div> <div><br></div> <div>"떽!!!!!! 어디서 그런 말을!!!!!!!"</div> <div><br></div> <div>나 그때, 그렇게 말해놓고 챙피해서 차에서 뛰어내릴뻔했다.</div> <div>떽!!!!!!이라니...경로당에 할아버지할머니들 안 쓸 말을...</div> <div><br></div> <div>"뭐??? 몸??? 내가 너를??? 야!!! 너 나를 뭘로 보고!!! 우와아아아아!!!"</div> <div>"그럼 뭔데요? 내가 아저씨한테 잘한게 뭐가 있어요? 처음 만났을때 나 처음보는 아저씨 죽이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런 나한테 술사줘 밥사줘 이제는 방까지 내줘. 아저씨 대체 뭔데요???</div> <div>"XX사. 운영1팀 김과장!!! 우리엄마아빠 장남!!! </div> <div>...그리고 너가 나한테 잘해준게 왜 없어? 감자탕집에서는 말한대로 수제비 더 넣어주고...또...그래!!! 김치찌개!!! 맛있더라!!! 오늘 다 먹었다!!! 그거 다시 끓여줘!!!!"</div> <div><br></div> <div>미친...그 때 진짜 뛰어내렸어야했다...하...</div> <div><br></div> <div>"...대체 저한테 왜 이러세요? 왜 이렇게 잘해주시는데요?...우아아아아앙."</div> <div><br></div> <div>그 애는 다시 울기 시작했다. </div> <div>평소의 내 방만큼이나 산만하기 짝이 없는 차 안이라, 안 쓸때는 사방에서 나오더니 쓰려니 이놈의 주유소 휴지가 어디서도 안나와서 찾느라 좀 애를 먹었지만, 어찌어찌 뒷좌석에 떨어져있는거 찾아서. 닦아. 코도 좀 풀고. 라며 건네주었다. 나 손수건 안쓰는 남자임. (바지있잖아 바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용히 다시 차를 몰아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왔다. </div> <div>그 애의 훌쩍이는 소리와 창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참으로 씁슬하던 밤이었다.</div> <div>일단 내리자. 라고 겨우 그 애를 내리게 해서 집으로 들어왔다.</div> <div><br></div> <div>앉혀놓고 할 말은 엄청나게 많았지만, 시간은 늦었고 또 새벽같이 알바나가야 하는 애 1분이라도 일찍 재워야 할것 같아서,</div> <div>얼른 씻고 자라. 너가 한 말 때문에...지금 너무 어지럽다. 잘 자.</div> <div>하고, 내 방으로 들어와서 벌러덩 누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 나 도대체 이 애한테 뭐지? 내가 왜 이러는거지? 이러고 뒹굴거리다보니, 어제 새벽처럼 물소리가 들린다. 5시군.</div> <div><br></div> <div>혼자 지낼때 가끔 부모님 할머니 이모들 사촌동생들 와서 자고 갈때는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이 아파트 참 방음 안된다;;;</div> <div>그리고 부스럭부스럭, 비닐봉지소리가 들리고, 잠시 후, 종이상자를 여는 소리가 들린다.</div> <div>그리고 현관 쪽으로 살금살금 걷는 소리가 들려서, 얼른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div> <div><br></div> <div>현관으로 곧장 나갈 줄 알았는데, 조용히 내 방문을 연다.</div> <div><br></div> <div>그럴 애가 아닌건 잘 알지만, 그 신발 내던질줄 알았다. 그때는. </div> <div>그 애는 문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div> <div>"고마워요. 잘 신을께요. 신발값 꼭 갚을께요...신기해요. 내 신발 하나 밖에 없는데, 사이즈는 어떡게 안거예요...잘자요. 김치찌개는 이따가 와서 끓여줄께요....잘자요...아젔...아니...오빠..."</div> <div>그러고 그 애는 혹여 내가 깰까봐 정말 조용히 문을 닫고,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닫았다. </div> <div>현관 밖에서 신발 신는 콩콩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현관에서 신발 신으면 콩콩 소리에 나 깰까봐 맨발로 나가서 현관에서 신고 나가나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한 열시까지인가 잠을 자고, 비그친 서울시내를 한바퀴 휘 돌다올까...아직 EE집에서 뒹굴고 있을 친구들 찾아갈까...고민하다가...</div> <div>걍 식빵 2장 꺼내서 고추장같이 푹 절어버린 딸기잼을 어찌어찌 숟가락으로 퍼내서 발라먹고 거실에 다시 와서 앉아있으니, 어째 내 집 같지가 않았다.</div> <div><br></div> <div>"우와...엄마 왔다간것도 아닌데, 집이 정리가 되어있네."</div> <div>그랬다. 이건 오랑캐의 습성이다!!! 이게 어찌 문명시대에 나올법한 집구석이냐!!!며, 너 세상에 그런일이...이런데 나갈 생각없냐는 말을 친구들한테 들어왔던 집구석인데...진짜 깨끗해져 있었다.</div> <div>남의 물건이라 버릴건 버리고 그러지도 않앗는데, 단지 치울건 치우고, 걸건 걸고, 서랍에 넣을건 넣는 정도로도 사람사는 집이 되었다.</div> <div>집이 작아서가 아니라, 내가 공간활용을 못했구나. 내일 출근하면 내 책상도 좀 치워야지. </div> <div>그렇게 졸다깨다졸다깨다하다가...</div> <div><br></div> <div>삐리리릭.</div> <div><br></div> <div>현관문이 열렸다. </div> <div><br></div> <div>그때 시간은 오후 5시였다. 비는 그쳐있었고.</div>
    출처 내 가슴 속.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그 꿀밤으로, 그 애 좌측이마에 혹이 났습니다.

    남녀구분없던 어릴때 여자애랑 싸우(고 처맞)던 시절 이후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자한테 손찌검을 해버린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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