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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oda_3710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9
    조회수 : 3473
    IP : 175.201.***.150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6/06/07 08:52:50
    http://todayhumor.com/?soda_3710 모바일
    이이제이 (以夷制夷) : 오랑캐로 오랑캐를 제압하다.
    어제 밤이었다. <div><br></div> <div>연휴를 연휴답게 쉬지못한 울분을, 다음날 출근따위 생각안하고 술을 빨아재껴버리며 날려버리고...</div> <div>남들보다 뛰어나다 장담할 수 있는 귀소본능을 발휘하며, </div> <div>인간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키며 네발로 기지않고 간신히 두 발로 걸으며 집으로 가고 있었다.</div> <div>(택시가 안잡혀...단거리라고 오지도 않어...ㅠ.ㅠ)</div> <div><br></div> <div>마지막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기나긴 솔로생활.</div> <div>술김에 매력적으로 보이던 신호등기둥에 기대어 </div> <div>정상이 저 앞 이야. 힘내자. 라며 결의를 다지고 있는데,</div> <div><br></div> <div>"저기요~말씀 좀 여쭐께요~"</div> <div>라며, 누군가 말을 붙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예전부터 사람눈빛을 보면 이 사람이 제 정신인지 아닌지 약 98%의 확률로 감별해내곤 했다. (최소한 미친 X은 잘 구분함.)</div> <div><br></div> <div>이 맑다못해 살벌하게 반짝거리는 눈빛은 세상이 아직 감당못하는 천재거나, 그냥 맛이 간 인간의 눈빛이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기에 입술빼고 노메이크업, 좀 많이 촌스러운 체크남방과 살때는 검은색인것 같은데 때가 탄건지 먼지가 앉은건지 색이 바랜 면바지, 검은 뿔테안경, 메이커모를 등산화와 백팩의 조합으로 미루어보건데,</span></div> <div><br></div> <div>약 380%의 확률로, 거 쓸떼없이 남의 사주관상을 봐주고, 나도 모르는 조상님의 심기불편함을 알리고, 제사를 권하는 "영업<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원"이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30년 넘게 살면서 사람과 종교관련하여 엮이면,</div> <div>그 사람 알아가는 과정도 안 좋은데, 결말은 뭘 해도 비극으로 끝나는 인생역정을 가진 사람이라,</div> <div>어디 가서 도를 아십니까, 인상이 좋아보이세요, 예수믿어야 천국가요. 이런거 정말정말 안좋아한다.</div> <div><br></div> <div>이런 사람들 만나면 예의상이라도...그냥 표정관리가 안된다.(친구들의 증언)</div> <div><br></div> <div>퍽 불편하게 생긴 인상을 가진 관계로 한때 "클레임담당"으로 일한 적도 있다. 인상으로 70%는 먹고 들어간다고-_-ㅋ</div> <div>그래서 어지간한 (고객님과 거래처의 당연한 불편불만사항은 제외하고) 진상들의 떽떽이정도는 씨익 웃어주며 처리해낸다.</div> <div>어째 내가 씨익 웃으면 처음에는 얼굴만 보면 칼빵이라도 놓을것같던 사람들이 선생님이라 부르며 대화를 시도한다.</div> <div>(그러면 진짜 프로페셔널한 교육을 받은 담당자가 내 버프가 통하는 동안에 얼른 처리해버림ㅎ)</div> <div><br></div> <div>이렇듯 보통이상의 남들 불편하게 하는 인상을 가진 관계로, </div> <div>어지간한 도인과 자칭 종교인들도 영업을 시도하려들지않아 나름 청정지역으로 지내고 있었고 시간도 꽤 야심했고 음주로 인해 개방심한 틈을 타,</div> <div>아야나미 레이에게 침투한 사도, 알미사엘처럼 나의 AT필드에 균열을 일으킨 모양이다. (술이 이렇게 해롭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거 허...라며 자연스럽게 탄식이 나오고 초보이신가 열정적이신건가 그대의 열정에 치얼스~라며,</div> <div>영업적으로 이빨로 털릴래, 내 썩소보고 움찔하며 꺼질래 둘 중 하나 골라봐. 안그래도 기분도 안좋은데...라며 (술김에)한마디하려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 사탄의 자식아!!!! 지옥불에 떨어질 마귀같으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며, 지옥불에서 니가 나오신것 같은 기세로 웬 아주머니가 나를 상대로 하던 "영업사원"에게 나 대신에 달려드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 사이비이단아!!!라며 그 뽀글뽀글빠마 아줌마는 뿔테안경영업사원을 사정없이 몰아붙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한테는 힘없는 느물느물한 말투로 한 500만원짜리 제사를 권할것 같던 그 영업사원도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갑자기 나타난 불청객에 갑자기 초싸이언으로 돌변하여 전투력을 뽐냈다.</span></div> <div>아...독실하다못해 넘쳐흐를정도로 열정적인 교인이시고, 이 쪽은 영업실적때문에 압박감이 장난아니었구나...라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침 바뀐 신호등과 조금 더 기운빠지면 근처 버스정거장 벤치를 침대삼아 자버릴것 같아</div> <div>(세계 3대 구경거리인 불구경, 부부싸움구경,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X밥싸움) </div> <div>동양과 서양의 싸움을 마저 구경하지않고 집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시간이 많이 늦어 목격자가 없는 점, 내가 SNS를 하지 않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div> <div>그 잠깐 타이밍에 오고간 동서양<strike>개똥</strike>철학의 충돌은 가히 10만 따봉정도는 받을 정도로 격렬했기때문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공격해오던 동쪽의 오랑캐, 동이는 느닷없이 나타난 서쪽의 오랑캐, 서융의 기습으로 중원을 공격할 타이밍을 놓쳤고, </div> <div>그렇게 중원과 중화는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 </div>
    출처 어젯밤 11시 반경에 서울 모처에서 있었던 실제이야기.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출근한지 이제 2시간되었지만, 퇴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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