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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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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34394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4
    조회수 : 1849
    IP : 218.156.***.157
    댓글 : 28개
    등록시간 : 2013/11/17 19:03:36
    http://todayhumor.com/?military_34394 모바일
    산불진화 대민지원 나간 날...
    어느 주말...
    고참들은 
    텔레비전 보면서, 낮잠자면서, 축구하면서, PX에서 냉동돌리면서, 화장실 1사로에서 맥심을 눈으로 마시면서....
    가을 오후를 보내는 동안....

    똥짬밥은 아닌데...후임사수들이 죄다 정기며 포상이며 휴가 외박을 나가셔서 오후 중번 14~16시 근무를 서게 된 불쌍한 나.
    이런 날은 간부순찰도 없다. 씨밤. 나 오늘은 너 안갈군다. 니가 쉬어라!!이러고 사수인 내가 근무서고 있었음.

    근데 어디선가 두두두두두!!!!!!!!!!!!!!!!!! 소리나면서 헬기가 초소 지붕 바로 위로 날아감.
    헬기바닥에 쓰여진 "소.방"을 보고 어디서 불났나보다ㅋ 이러고 중대며 본부지통실에 헬기날아간다고 보고하고...보고하고...또 보고하고...
    계속 날아다니는게 불이 크게 난 모양임. 이러고 근무철수하고...

    후반야 근무였는데...씨밤. 새벽 중번 2시~4시로 근무바뀜. 어익후. 내 신세야.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분대장들 전원 소환.
    "늬들 산불끄러감ㅋ. 소대별로 경계근무인원 2조 맞교대로 남겨놓고 아침밥 먹고 다 출발준비하셈." 

    소대당 한개씩 돌리던 무전기가 분대당 하나씩 돌아가고...
    (서류로만 있는 줄 알았던 새 무전기를 불출하는 고참 통신병은 이거 망가지면 콩팥으로 대신받겠다고 그러고...)
    중대에 쓸 수 있는 삽 몽땅 챙기고 부족분은 마을에서 빌리기로 하고 
    이 아무짝에 쓸모없는 (저 펌프의 파워는...전립선 막힌 물줄기의 그것...일거임)
    ugc (2).jpg
    등짝펌프...그것도 달랑 소대당 한개 들고 출발함.

    중대원들 대부분이 도시출신이들라 다들 근무오침은 날아갔지만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소풍가는 기분이었음.
    가봐야 잔불정리겠거니...방화선 파지않겠냐...꿩 토끼 멧돼지 바베큐 등등 나름대로 미래를 구상중이었는데...
    그런데 우리 중대 담당지역으로 갈수록...가재도구 실은 1톤트럭들이 우리 반대방향으로 가고...
    우리를 앞질러 가는 소방차들이 타지역 소방차들...;;;;;;;;;;;;;;;;;

    "야!! 분대장들!! 채널 2번으로 맞추고, 보고할때는 3번으로 해라!!"
    채널맞추자마자 터져나오는 소리들은....전쟁영화보면 터져나오는 무전기소리 딱 그거였음;;;;;;;;;;;;;;;;;;;;;;;;;;;;;;;;;;;;;;;;;;;;;;;;;;;;;
    우리는 왜 총을 안가져오고 삽을 가져왔는가...이 생각이 막 듬.

    마을회관에서 하차하면서 우리가 상대하게 될 산불은....
    ugc (3).jpg
    뻥 조금 보태서 이 정도였는데...
    문제는 저걸 삽과 저 조루(호스가 헐거운지 가면서 줄줄 샘-_-;;;;;) + 전립선염 걸린 펌프로만 불꺼야된다는거.
    산을 올라가는건 문제가 아니었음. 매일 2~3회씩 산꼭대기 고가초소 등정을 하는 우리들이니까.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마을주민들이 우리들을 못가게 막으심.
    저 화마에 자식손자같은 청년들을 어떻게 들여보내냐고 중대장횽이랑 면장님이었나?? 멱살잡혔음.
    잠시 후, 이 고장출신 행보관님의 설득으로 우리는 투입되었고...
    나뭇가지에 걸려 생채기라도 나면 그 인원 바로 철수할것!!이란 명령을 받고 올라가...(생수 얼린거 1인 1통에 주먹밥 5개씩 싸들고ㅋ)

    자신들 전 재산이 화마 앞에 걸려있는데도 우리들 위험하다고 들여보내지 말라고 몸싸움까지 하신 주민분들 버프를 받고

    산 한쪽사면 불을 삽으로 때려서 잡았음. 
    지금 생각해도 수건으로 입막고 그 산불을 두들겨서 꺼버린 중대원들이 대단함ㅋ 
    다친 사람도 없고 무전기에서도 바람방향이 바뀌어서 큰 위기는 모면했다 그러고 벌써 철수하는 중대도 있는 모양임.

    마을로 내려간 우리는...
    온수펑펑나오는 마을회관 목욕탕에서 실컷 씻고 1인 2개 바나나우유를 나눠받고....
    마을주민들이 잡아주신 돼지고기에 온갖 부침개에 고깃국에 막걸리에 잡채에 과일을 대접받고 돌아갔음.
    (대접받느라 중대에 밤 11시 다되서 들어가고...나는 또 새벽 중번이었음...군시절 쓰던 일기장에 종나 빡친 필체로 써져있었음ㅋ)

    그리고 주말에 이장님이 또 소대별로 치느님 10마리씩 보내주셔서 맛있게도 얌얌 함ㅋ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결론은 가을에 산에 올라가서 담배피지말라고

    극히 일부 개념쌈싸먹은 등산객 or 성묘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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