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div>고참들은 </div> <div>텔레비전 보면서, 낮잠자면서, 축구하면서, PX에서 냉동돌리면서, 화장실 1사로에서 맥심을 눈으로 마시면서....</div> <div>가을 오후를 보내는 동안....</div> <div><br /></div> <div>똥짬밥은 아닌데...후임사수들이 죄다 정기며 포상이며 휴가 외박을 나가셔서 오후 중번 14~16시 근무를 서게 된 불쌍한 나.</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런 날은 간부순찰도 없다. 씨밤. 나 오늘은 너 안갈군다. 니가 쉬어라!!이러고 사수인 내가 근무서고 있었음.</span></div> <div><br /></div> <div>근데 어디선가 두두두두두!!!!!!!!!!!!!!!!!! 소리나면서 헬기가 초소 지붕 바로 위로 날아감.</div> <div>헬기바닥에 쓰여진 "소.방"을 보고 어디서 불났나보다ㅋ 이러고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중대며 본부지통실에 헬기날아간다고 보고하고...보고하고...또 보고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계속 날아다니는게 불이 크게 난 모양임. 이러고 근무철수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후반야 근무였는데...씨밤. 새벽 중번 2시~4시로 근무바뀜. 어익후. 내 신세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분대장들 전원 소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늬들 산불끄러감ㅋ. 소대별로 경계근무인원 2조 맞교대로 남겨놓고 아침밥 먹고 다 출발준비하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소대당 한개씩 돌리던 무전기가 분대당 하나씩 돌아가고...</div> <div>(서류로만 있는 줄 알았던 새 무전기를 불출하는 고참 통신병은 이거 망가지면 콩팥으로 대신받겠다고 그러고...)</div> <div>중대에 쓸 수 있는 삽 몽땅 챙기고 부족분은 마을에서 빌리기로 하고 </div> <div>이 아무짝에 쓸모없는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저 펌프의 파워는...전립선 막힌 물줄기의 그것...일거임)</span></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1/1384680611BzeoZ4vhxOmML.jpg" width="252" height="231" alt="ugc (2).jpg"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등짝펌프...그것도 달랑 소대당 한개 들고 출발함.</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중대원들 대부분이 도시출신이들라 다들 근무오침은 날아갔지만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소풍가는 기분이었음.</div> <div style="text-align: left">가봐야 잔불정리겠거니...방화선 파지않겠냐...꿩 토끼 멧돼지 바베큐 등등 나름대로 미래를 구상중이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우리 중대 담당지역으로 갈수록...가재도구 실은 1톤트럭들이 우리 반대방향으로 가고...</div> <div style="text-align: left">우리를 앞질러 가는 소방차들이 타지역 소방차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야!! 분대장들!! 채널 2번으로 맞추고, 보고할때는 3번으로 해라!!"</span></div> <div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채널맞추자마자 터져나오는 소리들은....전쟁영화보면 터져나오는 무전기소리 딱 그거였음;;;;;;;;;;;;;;;;;;;;;;;;;;;;;;;;;;;;;;;;;;;;;;;;;;;;;</span></div> <div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우리는 왜 총을 안가져오고 삽을 가져왔는가...이 생각이 막 듬.</span></div> <div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마을회관에서 하차하면서 우리가 상대하게 될 산불은....</span></div> <div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line-height: 1.5">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1/1384681350PKTD6wu4SOH8Z.jpg" width="252" height="168" alt="ugc (3).jpg"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뻥 조금 보태서 이 정도였는데...</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문제는 저걸 삽과 저 조루(호스가 헐거운지 가면서 줄줄 샘-_-;;;;;) + 전립선염 걸린 펌프로만 불꺼야된다는거.</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산을 올라가는건 문제가 아니었음. 매일 2~3회씩 산꼭대기 고가초소 등정을 하는 우리들이니까.</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마을주민들이 우리들을 못가게 막으심.</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저 화마에 자식손자같은 청년들을 어떻게 들여보내냐고 중대장횽이랑 면장님이었나?? 멱살잡혔음.</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잠시 후, 이 고장출신 행보관님의 설득으로 우리는 투입되었고...</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나뭇가지에 걸려 생채기라도 나면 그 인원 바로 철수할것!!이란 명령을 받고 올라가...(생수 얼린거 1인 1통에 주먹밥 5개씩 싸들고ㅋ)</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자신들 전 재산이 화마 앞에 걸려있는데도 우리들 위험하다고 들여보내지 말라고 몸싸움까지 하신 주민분들 버프를 받고</span></div> <div style="font-size: 9pt; 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 style="text-align: left"><font size="5"><b>산 한쪽사면 불을 삽으로 때려서 잡았음.</b></font><span style="font-size: 9pt"> </span></div> <div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9pt">지금 생각해도 수건으로 입막고 그 산불을 두들겨서 꺼버린 중대원들이 대단함ㅋ</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span></div></span></div> <div style="text-align: left">다친 사람도 없고 무전기에서도 바람방향이 바뀌어서 큰 위기는 모면했다 그러고 벌써 철수하는 중대도 있는 모양임.</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마을로 내려간 우리는...</div> <div style="text-align: left">온수펑펑나오는 마을회관 목욕탕에서 실컷 씻고 1인 2개 바나나우유를 나눠받고....</div> <div style="text-align: left">마을주민들이 잡아주신 돼지고기에 온갖 부침개에 고깃국에 막걸리에 잡채에 과일을 대접받고 돌아갔음.</div> <div style="text-align: left">(대접받느라 중대에 밤 11시 다되서 들어가고...나는 또 새벽 중번이었음...군시절 쓰던 일기장에 종나 빡친 필체로 써져있었음ㅋ)</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리고 주말에 이장님이 또 소대별로 치느님 10마리씩 보내주셔서 맛있게도 얌얌 함ㅋ</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