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size="6"><b>"기상!! 기상하십시오!!"</b></font> <div>일이등병들은 얼어 붙고, 상병장들은 인상을 찌푸린다.</div> <div>당장 내일 전역하는 아저씨 둘이서 이등병들 마냥 후다닥 일어나서 </div> <div>동기는 내무실 점등하고, 나는 굼뜨게 일어나거나 아직도 꿈나라에 있는 병장들 모포를 걷어차면서 소대원들을 깨우고 있으니까.</div> <div><br /></div> <div>"이 아저씨들이 미쳤나!! 야!! 총기함 따!! 여기 신원미상 거수자가 난동부린다!!"</div> <div>맞후임은 고참이지만 그냥 때릴까...같이 군생활 15일쯤 늘어나는것도 괜찮을거야...라고 심각하게 고민하며 다시 자리에 눕지만, </div> <div>나와 동기는 바로 그 위로 날아들어 기어이 깨운다.</div> <div><br /></div> <div>그 난동을 피우고 있는데 당직부사관이 인원파악하러 들어와 우리하고 있는 꼬라지를 보며 소대분위기 개판이라며 한숨을 쉰다.</div> <div>"번호."</div> <div>"하나!!" "둘!!"...."열다섯!!" "백만스물하나!!(동기)" "백만스물둘!!(나)" "열여덟!!" "열아홉. 현재원 이상없슴다."</div> <div>"어. 야 저 아저씨들 내보내. 부대해체시킬 위인들이다."</div> <div>"이따가 짬아저씨오면 짬통에 처박아서 내보낼랍니다."</div> <div>"어? 이거 하극상이야. 하극상."</div> <div>"전쟁 중에 하극상벌이면 사형이야 사형. 아직 우리 휴전상태라고."</div> <div>"갑니다. 식사집합 안나와도 되니까 조용히 식사하십쇼."</div> <div><br /></div> <div>취사장가니까 내일 같이 전역하는 다른 소대 동기들도 이미 모여 식사중이시다.</div> <div>흐뭇한 표정들이 각자 자기 소대에서 난동들을 부리고 오셨나보다.</div> <div><br /></div> <div>우리가 분대장 당직부사관일때 소대작업인원 부족해도 </div> <div>결국 우리 먹을 밥만드는 작업이라고, 한번 짜증내는거 없이 취사장작업인원은 보내주던 우리들이 우르르 전역한다니까 </div> <div>짬장이 짠한가보다. 하나씩 계란후라이 해주고...언능 나가란다. 짬냄새난다고.</div> <div><br /></div> <div>밥먹고 할일없어서 우리들이 어제까지 고생해서 만들어놓은 중대입구 앞 BL초소는 안녕하신지 둘러보고 </div> <div>(완성해놓은 전날 밤에 고라니가 들어와서 마르지 않은 바닥에 공구리며...페인트칠을 다 짓밟아놔서 다시 작업했음.)</div> <div>당직사관이랑 커피 한잔 하면서 식후연초불로초를 즐기는데 행보관님이 출근하신다.</div> <div>"전체 차렷!! 행정보급관님께 대하여 경례!! 추ㅇ써ㅇ!!!!"</div> <div>이놈들이 나갔던 군기가 이제야 돌아왔다고 흡족해하시면서 나가기 전에 작업 한번 더 하고 나가라는거,</div> <div>저 BL초소 분명 행보관님이 우리에게 시키시는 마지막 작업이라고 해서 만들어 놓은 작품임을 강조한다.</div> <div>(작업 한번 더 하면 행정보급관이 중대장님께 건의해서 포상휴가 줄께ㅋ 됐습니다ㅋ)</div> <div><br /></div> <div>간밤에 근무인원들 오침방송이 나오자 우리도 자리를 펴고 눕는다.</div> <div>원칙상 야간근무인원이 아니면 오침하면 안되는지라 행정병이나 오전근무자...특히 행보관님이 오며가며 깨울때가 있어서 긴장하고 드러누웠는데...</div> <div>어느새 기상방송이 나온다. </div> <div>당직부사관말로는 분명 행보관님이 깨웠는데...우리들 그냥 잤단다.</div> <div><br /></div> <div>어기적 어기적 점호 받으러 간다. 마지막 기상점호라고 생각하니까...착잡은 개뿔. 아주 쒼이 난다.</div> <div>소대장이 점호하려는데 중대장이 내 동기를 부른다.</div> <div>"ㅁㅁ!! 너 오후에 축구예선나가!!"</div> <div>"저말임까? 전역준비..."</div> <div>"닥쳐!! 너 오늘 축구지면 바로 징계위원회열어서 14박 15일 동안 영창피아노 연주할 줄 알어."</div> <div>축구 선출인 동기의 얼굴이 하얗게 변한다. 하긴 지난 군생활동안 부대축구를 제압한 우리 중대의 핵심전력인데 마지막까지 뽑아먹고 보내려는 중대장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div> <div><br /></div> <div>밥먹고 후임에게 물려준 축구화를 다시 받고 있는 동기의 등을 두들기며</div> <div>"잘 다녀와. 동기. 내가 니꺼 전투복도 다려놓을께. 나에게 승전보를 가져오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보낸다.</div> <div><br /></div> <div>내거랑 동기의 A급 전투복과 반합뚜껑을 들고 정비실로 가는데 당직부사관이 와서는 </div> <div>"어? 작업안나갑니까? 다른 소대 고참들은 마지막으로 에어리어 보고 간다고 작업 따라나갑니다."</div> <div>"어. 안봐도 돼. 안봐도 돼. 나 지금 안대씌어놔도 다녀올 수 있는데. 뭐.하.러."</div> <div>"알겠슴다."</div> <div>나는 이때 작업을 갔어야 했다.</div> <div><br /></div> <div>한창 가슴에 전역마크따라서 다섯줄 만들고 있는데...</div> <div>얼빵이 통신병이 정비실로 들어온다.</div> <div>"아!! xxx병장님. 중대장님이 xxx병장님보고 분대장간담회 가시랍니다."</div> <div>"무슨 농담을 그렇게...나 곧 민간인이야."</div> <div>"야!! XXX!! 언능 견장차고 본부 갔다와!!"</div> <div><br /></div> <div>사연인즉슨...</div> <div>서무계가 휴가를 나가 당분간 서무계일까지 담당하게된 우리 통신병께서...</div> <div>엊그제...부대장님께서 분대장간담회를 하시니...당일 각 중대별로 분대장 1명씩 14시까지 본부로 보낼것...이라고 통보했는데...</div> <div>이 쉬키가 까묵고 근무조정도 안하고 간담회갈 분대장도 안정해놓고 있다가...이제야 발견해서 중대에 유일하게 남은 간부. 중대장에게 보고하고 개박살나고나서 보내려니....분대장들은 휴가로 없고, 근무로 없고, 작업나가서 없고, 당장 있는 놈은 당직부사관이라 못나가고...</div> <div>그때 중대장이 나 아직 중대에 있냐고 물어보고는...당첨.</div> <div><br /></div> <div>후임전투복에서 견장떼서 달고는 마침 수송부에 정비받으러 가야하는 중대 두돈반에 선탑겸 탄다.</div> <div>"어?? 아저씨 내일 전역이잖아? 왜 다시 견장달았어??" </div> <div>"기사양반...묻지말고 경치좋은곳으로 좀 달립시다...울고 싶으니까..."</div> <div>(가는 중에 사연을 들은 운전병 아저씨는 진짜 차 세워놓고 배꼽잡고 웃었음.)</div> <div><br /></div> <div> 본부에 내리자 본부연병장에서 축구예선땜에 몸풀고 있던 중대원들이 나를 발견하고는 </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1/1384258874QioIjeQWkJaVTkesNtLnTZinWJ8K.jpg" width="130" height="122" alt="ugc (1).jpg" style="border: none" /></div>이런 표정들로 나를 쳐다보다가...</div> <div>내가 지금 분대장간담회 간다고 하니까...</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1/1384258918EDvnvnBCPNqfez6yQ8IOyRKe3.jpg" width="252" height="138" alt="ugc.jpg" style="border: none" /></div>이러고 나를 비웃었음-_-</div> <div><br /></div> <div><br /></div> <div>그때부터였을거야...내 안의 악마가 꿈틀거린게...</div> <div><br /></div> <div>내가 가장 가까운 중대인고로 제일 먼저 도착해서 분노의 연초를 태우고 있는데 다른 중대 분대장들이 속속 도착.</div> <div>그런데 경비중대 분대장들이...다 내일 전역하는 동기들.</div> <div>심지어 수송부 분대장은 수송부에 딱 한명있는 도자(불도저)끄는 동기...</div> <div>다들 나같은 사연으로 끌려온듯함.</div> <div>(야. ㅁㅁ이 저기서 축구한다. 그래도 간담회보다는...)</div> <div><br /></div> <div>우리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간담회 들어갔음.</div> <div>간부에게는 차갑지만 병사들에게는 한없이 따듯한 부대장님이 들어오시고 시원한 차 마시면서 간담회를 함.</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항상 하시는 좋은 말씀을 하시고 분명 당번병이 알려줬을 철지난 개그도 해주시며...화기애애한 시간이 지나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래. 너희들 건의사항이나 애로사항있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대개, 분대장간담회라고 가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군기교육대에 있는 우리 중대원이 이런저런 억울한 사연으로 간거니 선처해주십시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우리 중대 누구누구가 집에 부모님이 편찮으신데 정기휴가 청원휴가 다 끌어써서 뵙지를 못하니 포상휴가 한 장 내려주소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 정도가 건의사항이고 애로사항이었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러나 전역 전날, 우리를 이런 불편한 자리에 내몬 중대원들에게 빡쳐있던 내일 전역예정인 "가짜"분대장들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비록 후방에 있지만 우리도 군인입니다!! 훈련이라도 전방 못지 않게 실전같이 받고 싶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부대장님. 부대원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으신거 잘 알고 계실겁니다. 예하중대 방문하시면 부대원들이 번거로워하실까봐 다른 간부들만 보내는거 잘 압니다.(실제로 자기 간다고 하면 청소하고 긴장하고 그런다고 잘 안오시고 참모들한테 넌지시 보고오라고 하시던 분이었음.) 자주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내일 전역하니 이제 무서울 것도 없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얼굴이 하얗게 질려가는 아직 군생활들 남은 다른 분대장들을 애써 무시하며, 내일 나가는 "가짜"분대장들은 마음껏 건의사항 및 애로사항을 쏟아놓았고...부대장님은 정말 진지하게 들으셨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날밤. 내 영혼이 탈탈 털릴 정도로 모포말이 당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날밤 야간순찰인 소대장따라서 나랑 동기는 정말로 무월광일때 눈감고 가도 갈 수 있는 에어리어 돌아보고 내려왔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리고 자고 있는 병장급 후임들 깨우고 다시 잤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훗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종종 내게 전화하거나 휴가때 나를 찾아온 후임들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부대장님이 정말 자주 찾아오시며...(뭐 와서 갈구거나 하시는 분은 아니지만...그래도 높은 사람온다고 하면 다들 긴장하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준비태세며 훈련들이 가라없이 빡쎄게 돈다고...치를 떨었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span></div>
전역 3일전 병장 시켜준다고 하면 군생활 한번 더 할...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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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3/11/12 21:52:35 114.202.***.91 북치는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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