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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2526
    작성자 : 두근거려요
    추천 : 10
    조회수 : 1821
    IP : 222.238.***.230
    댓글 : 49개
    등록시간 : 2016/05/02 20:22:55
    http://todayhumor.com/?love_2526 모바일
    (펌) 내 첫사랑과 첫키스했던 썰..
    옵션
    • 펌글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800" height="432" class="chimg_photo" alt="그녀.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2188106e2fecd4bd3384d5fbed97ee51f880def__mn151877__w1918__h1036__f262161__Ym201605.jpg" filesize="262161"></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야기는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br><br><br><br> 대학에 갓 입학한 그때<br><br> 고3의 영향이라고는 뭐하고<br><br> 그냥 겉늙었던 나는<br><br> 같은 나이의 아이들 사이에서 독보적으로<br><br> 나이가 많아보였다<br><br><br><br> 어느정도냐면<br><br> 동아리에 한번 들어볼까라는 생각으로 찾아간 어느 동아리방에서<br><br> 문을 열자마자 거기있던 2,3학년 선배들이<br><br> 내게 인사를 했다<br><br><br><br>"선배님 안녕하십니까!" 하며 인사하는 그들에게<br><br> 저기 여기가 컴퓨터동아리 인가요 하며<br><br> 수줍게 신입생의 모습을 보여줬었다<br><br> 그들은 왠 늙은 남자가 다짜고짜 문을 열기에<br><br> 몇 기수 위의 선배인줄 알았다며 내게 화를 냈다<br><br> 난 그저 문만 열었을뿐인데...<br><br><br><br>다른 동아리는 인기가 많았다<br><br> 영화동아리, 사진동아리, 미술, 댄스 등등의 동아리는<br><br> 워낙 들어가려는 사람도 많고 경쟁도 쎄서<br><br> 애초에 시도도 하지 않았었다<br><br> 그에 비해 컴퓨터동아리는 겨우 명맥만 이어가는<br><br> 그래도 사람은 있어서 유지가 되는 동아리였기에<br><br> 여기라면 나같은 놈도 받아주겠지 하며 방문하게 되었다<br><br><br><br> 내 생각은 정확했고 동아리 회장의 별 싱거운 면접과 함께<br><br> 동아리원이 되었다. 그리고<br><br>"오늘 신입생들 환영회 있으니까 이따 JJ 에서 보자"<br><br>회장은 신입생 환영회가 있다고 했는데 신입생이 있기는 한가보다<br><br><br><br> 어차피 할것도 없는데 잘된 일이다<br><br><br><br> 그 날 강의가 끝나고 난 후<br><br> 난 JJ 로 향했다<br><br><br><br>JJ는 꽤나 잘나가는 호프집이여서<br><br>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위치를 알려주기에<br><br> 찾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br><br><br><br> 대학가의 호프집이 다 그렇듯<br><br> 입구부터 시끌벅적하며 달아오른 분위기가 느껴졌고<br><br> 한쪽의 테이블에서 일련의 무리가 내게 손짓하는게 보였다<br><br><br><br> 아까 봤던 회장패거리와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br><br> 난 어색하게 목례하며 테이블 끝자락에 자리잡았다<br><br><br><br> 약속시간보다 10분쯤 늦게왔는데<br><br> 내가 제일 늦은 모양이다<br><br><br><br>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있었는데 <br><br> 회장패거리의 선배 네명을 포함해 스무명 정도 있었던 것 같다<br><br><br><br> 회장이 일어나서 소개해주는데<br><br> 그중에 신입생은 열세명. 나머지는 2-3학년 선배들이었다<br><br> 컴퓨터동아리라 그런지 남자애들은 컴퓨터관련 학과였고<br><br> 나는 그냥 들어간거라 전공은 그쪽이 아니었다<br><br> 그리고 여자애들 네명이 있었는데 <br><br> 두명은 유아쪽 두명은 사회복지학쪽에서<br><br> 동아리 활동 좀 해보고자 지원했다고 했다<br><br><br><br> 신입생은 남자9명에 여자4명<br><br><br><br> 그 여자아이 4명에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br><br> 첫사랑의 그녀,<br><br>내 첫키스의 기억을 선물해준<br><br> 그녀가 있었다<br><br><br><br> 물론 그때는 그렇게 될줄 전혀 몰랐지만.<br><br><br><br><br><br>그 날의 신입생 환영회는<br><br> 그다지 기억나지 않는다<br><br><br><br> 난 컴퓨터관련 학과 남자애들의 무리에 끼지도 못했고<br><br> 여자애들 사이에 끼지도 못했으며<br><br> 선배들과의 자리도 어색어색하며 그냥 시간만 흘려보냈었다<br><br><br><br> 술을 주면 받고, 먹고, 권하고<br><br> 먹으며 잠시 호구조사 하다가 또 다음 사람이랑 술잔을 주고받고<br><br><br><br> 스무명이 넘는 사람과 인사하고 술을 주고 받으니<br><br> 이름도 헷갈리고 얼굴도 혼동되고 그랬다<br><br><br><br> 기억나는건<br><br> 신입생 4명의 여자애들중 한명이 나랑 같은 동네에 산다는거<br><br> 그거 하나뿐이었다<br><br><br><br> 얼굴도 예쁘기는 했다<br><br><br><br><br><br><br><br><br><br> 신입생 환영회가 있고 다음날,<br><br>어제의 친한척과 통성명은 다들 기억 저멀리로 넘겨버렸는지<br><br> 동아리방에 모였을 때는 여전히 어색어색한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었다<br><br><br><br> 다른 어떤 동아리에 비해<br><br>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컴퓨터동아리라 그런지<br><br> 모여도 할거없이 그냥 수다나 떨고<br><br> 컴퓨터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인터넷이나 보며 시간을 떼우기 시작했다<br><br><br><br> 이런 동아리가 왜 있는지 의문이었지만<br><br> 이런 무의미한 동아리가 몇개나 더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br><br><br><br>어제의 술자리와 달리 맨정신으로<br><br> 동기인 신입생녀석들과 대화를 하고 선배들과 대화를 하니<br><br> 어느정도 얼굴과 이름이 매치 되기 시작했다.<br><br>남자녀석들의 관심사는 뻔히 보였는데<br><br> 신입생 4명의 여자아이들과 누가 먼저 친해지나 경쟁이라도 하듯<br><br> 주변에 빙 둘러서 각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br><br><br><br>물론 나도<br><br> 아닌척 하며 그들의 무리에 껴들고 있었다.<br><br><br><br><br><br><br><br><br><br><br><br>네명중 한명, 나랑 같은 동네에 산다는 그 여자아이는<br><br> 특히 더 동기들의 질문이나 이야기대상이 되곤 했는데<br><br> 난 그냥 같은동네에 사니까 신기해서<br><br> 듣는척 마는척 하며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br><br><br><br> 남동생이랑 여동생이 있구나,<br><br>아 뭐를 좋아하는구나<br><br>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구나<br><br> 하며 하나둘 그 아이에 대해 차곡차곡 기억속에 넣어두었다.<br><br><br><br>동아리방에서 수다를 떨며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던 우리는<br><br> 그날 또 술자리를 갖게 되었다.<br><br>어딜가나 주도하는 녀석은 있기 마련인데<br><br> 컴공과에 덩치 크고 눈이 쳐져서 순해보이는 녀석이 그 역할이었다<br><br> 오늘은 선배들 없이 신입생들만 모여 술 먹자며<br><br> 다 약속없으면 모이자고 순식간에 술약속을 잡아버렸다<br><br> 애들도 순순히 오케이 했고<br><br> 나도 딱히 반대할 이유는 없어서 쫄래쫄래 따라가기로 했다<br><br><br><br> 오늘도 JJ<br><br><br><br>어제는 선배들이랑 있어서 눈치보며 먹던 녀석들이<br><br> 오늘은 살맛난듯이 부어라 마셔라 하며<br><br> 진탕 마셔대기 시작했다.<br><br><br><br>난 술을 많이 못 먹었기에<br><br>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술을 먹었다<br><br><br><br> 술자리가 두시간쯤 이어졌을까<br><br><br><br> 나와 같은 동네 사는 그 아이가<br><br>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br><br><br><br>"나 10시 전에는 집에 가야돼. 오늘은 이만 갈게."<br><br><br><br>통금시간이 있다며 집에 가야 한다고 그랬다.<br><br><br><br>남자애들은 누구 하나 할거없이 자기가 데려다준다며 나섰고<br><br> 그 상황을 덩치크고 눈이 처진 그 녀석이 깔끔하게 정리했다.<br><br><br><br> "A가 동네 같다고 하지 않았나? A가 데려다주면 되겠네<br><br> 여자애 혼자 보내면 안되니까 집에 데려다주고 와."<br><br><br><br>학교에서 우리 동네는 버스 정거장 두정거장쯤 되는 가까운 거리기에<br><br> 별로 무리한 부탁은 아니였다.<br><br><br><br>난 그러겠노라 하고<br><br> 그 아이와 같이 술집을 나섰다.<br><br><br><br><br><br><br><br><br>그 아이는 이제 B라고 해야겠다<br><br><br><br> 집까지 걸어가는 그 길이<br><br> 평소와 같은 그 길이 아닌듯 했다.<br><br><br><br>여자아이랑 같이 걸어본게 몇년전..<br><br>그러니까 국민학교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였기에<br><br> 뭔가 오묘한 기분에 사로잡힌채<br><br> 그렇게 익숙한듯 낯선 그 길을 걸었다.<br><br><br><br>침묵이 어색해<br><br> 그냥 의미없는 수다를 나누며 걸었고<br><br>20분 정도를 걷자 B의 집이 가까워졌고<br><br> 바이바이 인사를 하고 난 돌아섰다<br><br><br><br> 저기가 그 애 집이구나 하며 그것도 기억에 담아두고 있었다<br><br><br><br> 다시 돌아간 술자리는<br><br> 애들이 엉망으로 취해있었기에 더 진행될것 같지 않았다<br><br> 예상대로 조금 지나자 술자리를 주도한 녀석의 이끌림에<br><br> 다들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br><br><br><br> 그리고 집.<br><br><br><br>세이클럽이라는 메신저 사이트가 한창 유행이었는데<br><br> 접속하고 있으니<br><br> 모르는 녀석에게서 초대 메시지가 왔다<br><br><br><br> 초대 수락을 눌러보니 단체 채팅중인 몇몇이 있었는데<br><br> 우리 동아리 신입생들이었다<br><br> 가입신청을 할때 메신저 아이디를 적어냈는데<br><br> 회장이 추스려서 각각 초대 메시지를 보냈고<br><br> 술자리가 파하고 그나마 정신이 멀쩡한 애들만 접속을 했기에 모이게 된거였다<br><br><br><br>B도 있었다<br><br> 나랑 같은 동네에 사는 그녀<br><br><br><br><br><br><br> 취해서 접속하지 못한 컴공과의 남자들을 제외하고<br><br> 멀쩡한 정신의 덩치크고 눈이 쳐진 녀석과 나,<br><br>그리고 말이 유난히 없었던 한 녀석이 채팅창에 있었고<br><br> 여자애들은 네명 모두 접속해 있었다.<br><br><br><br>회장 선배가 있었고<br><br> 누군지 모르는 이름도 가물가물한 선배까지 한명,<br><br>그렇게 채팅 멤버가 있었는데<br><br> 현실과는 또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느껴졌다<br><br><br><br> 말이 없던 그 녀석도 채팅창에서는 활발했고<br><br> 왠지 서먹했던 신입생들끼리의 거리감도<br><br> 채팅창이 쭉쭉 올라갈수록 가까워지는듯 했다<br><br><br><br>B와 내 사이도 어색어색 보다는<br><br> 조금 가까워져 있었다<br><br><br><br>B가 귓속말로 "아까 데려다줘서 고마워" 를 보냈는데<br><br> 그걸 계기로 시끄러운 채팅창 몰래<br><br> 한두마디씩 귓속말을 주고받고 있었기 때문이다.<br><br><br><br><br><br><br><br><br><br>그 귓속말을 계기로 우린 자주 귓속말을 주고 받았다<br><br> 아무래도 시끄러운 채팅창 보다는<br><br> 소곤소곤 얘기할 수 있는 귓속말이 더 편했기 때문이다.<br><br><br><br>일단 동네가 같았기에<br><br> 말을 걸기는 쉬웠다<br><br>xx치킨집 양념 먹어봤느냐는 시시콜콜한 얘기부터<br><br> 어디집 아줌마가 밤에 되게 시끄러운데 들었느냐,<br><br>저기 파란지붕집은 사이비종교에 휘둘린거 같다,<br><br>라는 그냥 일상적인 얘기들이<br><br> 우리의 주 수다거리였다<br><br><br><br><br><br><br><br><br><br><br><br> 동아리는 굉장히 자주 술모임을 가졌다<br><br> 거의 일주일에 세번정도??<br><br>대부분의 신입생이 그렇듯 술자리는 목적없이 즐거웠고<br><br> 나는 B가 있어서 더 즐거웠다<br><br><br><br> 술자리 중간에 B를 집에 데려다주는 역할은 내 몫이었다<br><br> 한달여를 그렇게 보내니<br><br> 이제는 알아서들 내가 데려다주겠거니 생각했고<br><br> 나도 그렇고 B도 그렇고<br><br> 그게 그렇게 습관처럼 굳어져가고 있었다.<br><br><br><br><br><br><br><br><br><br>그러다 하루는,<br><br>B가 목욕탕에서 발을 삐끗해 넘어지면서 변화가 생겼다.<br><br><br><br>B는 간단히 입원해야 했는데<br><br> 동아리 남자애들이 너나할거없이 B의 문병을 왔었다.<br><br><br><br>우리동네 사거리에 있는 정형외과였는데<br><br> 나는 그때 아르바이트를 하는중이였고<br><br> 그때 문병을 가지 못했었다.<br><br><br><br>이미 한두차례 애들이 문병을 우르르 다녀간지라<br><br> 혼자 가기 민망하기도 하고<br><br> 병원 면회 시간이 저녁은 안되서<br><br> 아르바이트와 겹치는 바람에 찾아갈 수가 없었다.<br><br><br><br>B는 3일정도 입원했었던 것 같다.<br><br><br><br>입원이 끝나고 퇴원하는 날도<br><br> 수업이 겹치는 바람에 찾아갈 수 없었는데<br><br><br><br> 난 그날 찾아갔어야 했다.<br><br>수업을 빼먹고서도 찾아갔어야 했다.<br><br><br><br><br><br><br><br>B는 입원한 내내 문병을 와주고<br><br> 퇴원하는 날에도 찾아와준 한 녀석과 그날 사귀게 됐다.<br><br><br><br>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소식에 (그날 동기들 사이에 소문이 퍼졌다)<br><br>난 정신이 멍했다.<br><br> ... 이건 아닌데...<br><br><br><br>B와 그 녀석이 사귀고 </div> <div><br></div> <div>술자리 도중 B를 데려다주는 역할은 그녀석이 했다. <br><br>뭔가 기분이 묘했다. </div> <div><br>내 자리를 뺏긴듯한 느낌이랄까 </div> <div><br>아니면 질투였을까 <br><br> 채팅을 하면서도 우리의 귓속말 횟수는 줄어들었고 </div> <div><br>언제부터는 아예 하지 않게 되었다 </div> <div><br>마음이 아파왔다 점점 </div> <div><br>내 자리를 하나둘씩 뺏기고 있는 기분이었다 <br><br>... 난 B를 좋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br><br><br><br><br>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 몰랐기에 </div> <div><br>며칠은 혼란스러웠다 </div> <div><br>그치만 이제 알아도 뭐할수가 없었던게 </div> <div><br>이미 B는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 <br><br>동아리내 공식커플로 지칭받는 그 둘은 </div> <div><br>참 행복해보였고 </div> <div><br>그 둘의 뒤를 이어 </div> <div><br>2호 커플, 3호 커플이 탄생했다. <br><br>3호 커플은 동기 여자애와 선배였었다. <br><br>다들 커플이 되어가는 그 분위기에 </div> <div><br>내 감정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div> <div><br>그래, 내가 좋아한들 뭐하겠어 </div> <div><br>그냥 이렇게 잊어버리자 라고 생각했다. <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동아리 술자리는 계속 됐다. </div> <div><br>그 날은 유난히 술이 많이 돌았던 날이였는데 </div> <div><br>왜인지 모르겠지만 </div> <div><br>B와 그의 남자친구가 막 싸웠다 </div> <div><br>다들 대수롭지않게 사랑싸움인가보다 하는 분위기였고 </div> <div><br>둘은 이내 술집에서 나가 밖에서도 싸웠다 <br><br> 난 화장실 가는척하며 둘을 따라나섰는데 </div> <div><br>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싸움이 끝날거 같지 않기에 </div> <div><br>둘을 말렸다 <br><br>B는 집에 가겠다며 소리치고는 </div> <div><br>나에게 같이 가자고 손짓을 했다 </div> <div><br>난 남자친구인 녀석에게 "너가 따라가야하지 않아?" 라며 물었는데 </div> <div><br>됐다고 필요없다며 나보고 따라가라고 그랬다 </div> <div><br>난 마다하지 않았다.<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br><br><br><br>B의 남자친구가 왜 싸웠는지는 모르겠다 </div> <div><br>집으로 가는내내 우리는 예전에 했던 그 수다를 다시 시작했다 </div> <div><br>누구도 남자친구 얘기를 꺼내지 않았고 </div> <div><br>그렇게 그냥 B를 집에 데려다주었다. <br><br>오랜만에 데려다주는 길은 어쩐지 아름답다고 느껴질만큼 좋았던 기억이 난다. <br><br>B와 남자친구인 그 녀석은 </div> <div><br></div> <div>얼마 후에 헤어졌다. <br><br>난 그 소식을 듣고 속으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div> <div><br>다시 예전처럼 집에 데려다주고 채팅에서 귓속말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br> 그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br><br>그냥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br><br></div> <div>좋아한다고 생각은 했으나 </div> <div><br>고백이라든지 여자친구로 삼아야겠다든지 하는 </div> <div><br>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br> 아니, 할수가 없었다. <br><br>이 관계마저 깨질까봐서 그게 두려웠다. </div> <div><br><br></div> <div>그렇게 무난한 일주일이 흘렀을까 </div> <div><br>B가 다른과의 누군가랑 사귄다는 소리를 </div> <div><br>B의 가장 친한 친구인 여자애가 내게 해줬다. <br><br>왠지 모를 배신감이 들었다 <br> 뭐야,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다른 놈을 만나지...? <br><br>미웠다 B가 </div> <div><br>그 소식을 전해준 친구도 미웠다 </div> <div><br>내 마음은 이렇게 커져가는데 </div> <div><br>아무것도 모르는 B가 마냥 밉기만 했다.<br><br><br><br><br><br><br>난 B를 피해다녔다. </div> <div><br>동아리에서 보기도 싫었고 </div> <div><br>집 근처에서 혹시나 만날까봐 </div> <div><br>일부러 집밖으로 잘 나가지 않았다. <br><br>단체 채팅을 하는 메시지가 떠도 <br> 거절을 누르며 참여하지 않았다 <br><br> 내 감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br><br> 그러기를 며칠이 지났을까. <br><br>B의 친구인 <br> 내게 B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려준 그 아이가 <br> 내게 전화를 하며 만나자고 그랬다. <br><br>왜 만나자는거지? 난 만날 이유가 전혀 없는데 <br><br> 만나기 싫었지만 <br> 다짜고짜 약속을 잡고 기다린다기에 <br> 그냥 나가보기로 생각했다. <br><br>약속장소에서 B의 친구는 </div> <div><br>별다른 설명없이 내게 화부터 냈다. <br><br>왜 요즘 B랑 연락을 안하냐 </div> <div><br>왜 동아리도 안나오느냐 </div> <div><br>왜 술먹으러도 안오느냐 등등 <br><br> 동아리 사람도 아닌 주제에 <br> 내 마음은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br> 쏘아대기만 했다. <br>그러다가 하는 소리가 <br><br>"사실 B는 너를 좋아해, <br>그런데 너는 걔한테 마음있는척, 좋아하는척, <br>잘해주는건 다 잘해주면서 좋아한다는 말은 왜 안해? <br>왜 사귀자고 안해? <br>그래서 걔가 너 질투시키려고 다른애 만난다고 거짓말한거야 <br> 그런데도 넌 아무런 반응이 없어? 좋아하는척 한거 다 뭐야?" <br><br>라는 말을 듣게 됐다.<br><br><br><br><br><br>용기가 없던 나는 </div> <div><br>그냥 나만 좋아하다가 말아야지 했던 바보같은 짓을 했던 것이다. <br><br>그때까지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봤던 나에게 </div> <div><br>지금의 이 상황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br><br> 다른 누구도 아닌, </div> <div><br>동아리에서 제일 예쁜(내 기준에) B가 </div> <div><br>노안에다가 잘난것도 없는 나를 좋아한단다 </div> <div><br>믿기지 않는 사실이였다 <br><br>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div> <div><br>친하지도 않았던 그 B의 친구에게 </div> <div><br>난 내 진심을 다 말해버렸다 <br><br>"난 여태까지의 좋은 관계가 깨지는게 싫어 <br> 누구를 좋아해본적도 없고, 누구를 만난다는것도 잘 몰라 <br>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도 잘 모르겠어 <br> 근데 B를 만나면 기분이 되게 좋고 <br> 가끔은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좋아 <br> 하나하나 수다 떠는 것도 좋고, 집에 데려다주는 시간도 좋아 <br>...B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건 싫어 <br> 근데 있잖아... 이렇게 만나다가 헤어지면 <br> 헤어지기전의 그 좋은 사이처럼도 안되는게 아닐까" <br><br>B를 못보는게 싫었다. </div> <div><br>내 얘기를 전해들은 B의 친구는 </div> <div><br>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그랬다 <br><br> 헤어지길 생각하며 사귀는 커플이 어딨냐며 </div> <div><br>잘해줄 생각이나 하라고 </div> <div><br> 헤어질 생각부터 하는 내가 한심하다고 그랬다. <br><br> .. 그치만 무서운걸 어떡하나...<br><br><br><br><br><br>하지만 난 큰 마음을 먹기로 했다. </div> <div><br>고백을 해보자. </div> <div><br>그 친구의 말이 사실이라면 </div> <div><br>내가 고백만 하면 우리 둘은 사귀게 되는거니까 </div> <div><br>나만 용기를 내면 될일이었다. <br><br>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그 날, </div> <div><br>동아리에서 또 술자리가 있었다. <br><br>난 오랜만에 나가겠다는 의사표현을 하고 나갔고 </div> <div><br>B도 그 자리에 있었다. <br><br>내게 B 얘기를 해준 친구가 그랬는데 </div> <div><br>자기가 이 얘기를 하는걸 B는 모른다고 그랬다 </div> <div><br>하도 답답해서 나한테 얘기해준거라고 </div> <div><br>나중에 B랑 잘되면 자기 공을 잊지 말아달라고 </div> <div><br>그렇게 얘기를 했었다. <br><br>여담이지만 난 그 친구와 오랜시간 함께하며 친하게 지내게 된다. <br><br>술자리는 그냥 무난하게 흘러갔고 </div> <div><br>난 간간히 B를 훔쳐보며 망상에 젖어있었다 <br><br> 옆모습도 예쁘고, 앞모습도 예쁘고 </div> <div><br>어떻게 봐도 예쁜 B가 나를 좋아한다니 </div> <div><br>완전 미녀와야수 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br><br>B의 통금시간이 다가올수록 <br> 내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br><br> 오늘... 고백해야지 </div> <div><br>집에 데려다주면서 고백해야지 </div> <div><br>나... 나랑 사귀어 달라고... 너를 좋아한다고 <br><br> 그 생각만으로도 터져버릴거 같았다<br><br><br><br><br><br><br>B를 데려다주는 길, </div> <div><br>B는 재잘재잘 떠들며 내 옆에 있었고 </div> <div><br>나는 곧 있을 고백 생각에 </div> <div><br>터질거 같은 심장을 움켜잡으며 몸을 덜덜 떨었다 <br><br> 점점 B의 집이 가까워짐에 따라 </div> <div><br>망설임도 따라오기 시작했다 <br><br> 그냥 다음에 할까? 내일 고백할까? </div> <div><br>굳이 오늘 안해도 되지 않을까? </div> <div><br>꼭 고백을 해야만 할까? </div> <div><br>이렇게 좋은데, 그냥 이상태도 좋은데... </div> <div><br>이렇게만 지내다 전처럼 다른 놈이 채가면 어쩌지? 오늘 해? 고백해???? <br><br>미칠거 같은 기분을 억누르는 중에 <br><br> 동네에 도착했고 </div> <div><br>B의 집까지는 몇분 걸리지도 않았다. <br><br>B의 집은 약간 경사진 오르막길 위에 있었는데 </div> <div><br>오르막길 중간쯤 가로등이 비추고 </div> <div><br>그 아래 동네 주민들을 위한 평상이 하나 있었다 <br><br> 난 거기서 잠시 쉬자고 </div> <div><br>B에게 말을 꺼냈고, </div> <div><br>그러겠다는 말과 함께 B가 평상에 앉았다. <br><br>가로등에 비친 모습이... </div> <div><br>미칠듯이 예뻤다. </div> <div><br>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br><br> 망할 심장 <br><br>B가 그랬다 </div> <div><br>무슨일있냐고, 안색이 안좋아 보인다고. <br><br>떨리고 긴장되는 내 모습이 얼굴에도 나타났나 보다. <br><br>걱정해주는 B의 모습에 </div> <div><br>갈팡질팡 고민하던 모습을 뒤로하고 </div> <div><br>난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br><br>B의 손을 잡아 내 왼쪽가슴에 갖다댔다. </div> <div><br>내 심장은 굉장히 빠르게 뛰고 있었고 </div> <div><br>이게 무슨 상황인가 의아해하던 B에게 </div> <div><br>난 정신없이 멘트를 날렸다. <br><br> "... 심장 뛰는거 느껴져? 이거 너때문에 그런거야 <br> 나 맨날 너 데려다주면서 그렇게나 좋았다? <br>아무것도 아닌데 너 데려다주는게 좋고 <br> 너랑 만나는게 좋고, 채팅하면서 둘이 귓속말 하는게 좋고 <br> 어쩌다 학교 식당에서 만나면 같이 밥먹고 이런게 좋더라 <br> 너랑 문자하거나 가끔 전화하면 미치겠어 <br> 좋아서 미치겠는데 표현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 <br> 그냥 매일 내 심장이 이렇게 뛰어 <br> 너가 좋아서 이렇게 뛰어. 어떡하지? <br> ... 나랑 사귈래? 나 되게 보잘것없어도 너하나만은 잘해줄 수 있어." <br><br> ...라고 했던거 같다.<br><br><br><br><br><br><br><br><br>다른건 몰라도 B의 손을 잡아 내 심장에 갖다댄 행위는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div> <div><br>나중에 B의 친구인 그녀에게 들은 얘기인데 </div> <div><br>그 행위가 상당히 오글거리는 행위였었다고 B가 그랬단다 </div> <div><br>그치만 그게 결정적으로  B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br><br> 우린 그날 사귀게 된다. <br><br>사귀게되면 뭐가 달라질줄 알았지만 <br> 그런건 없었다 <br><br> 이미 동아리내에서 내가 B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쫙 퍼진 상태였고 </div> <div><br>그건 나만 모르는거였다고 한다 </div> <div><br>동아리의 관심사는 내가 언제 고백해서 둘이 사귀나였으니 </div> <div><br></div> <div>우리 둘이 사귄다고 얘기를 해도 </div> <div><br>별로 놀랍지도 않았다고 한다. <br><br>난 잘 모르겠는데 내가 티 좀 많이 냈던게 <br><br> 술자리에서 늘 B의 옆자리는 내가 앉았고 </div> <div><br>이미 말투부터가 달랐다고 한다. </div> <div><br>다른 사람에겐 그냥 평범한데 B에겐 상냥했다나?? </div> <div><br>간단한 먹을거를 먹어도 </div> <div><br>B의 기호식품을 기가막히게 기억해서는 그걸 챙겨주는 모습을 보였기에 </div> <div><br>동아리에서는 내가 참 그래보였단다. (공처가..?) <br><br>사귀게 되니 자연스럽게 손도 잡게 되고 </div> <div><br>함께하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br><br>가끔 우연히 만나서 먹던 점심은 매일 같이 먹게 됐고 </div> <div><br>영화도 보고, 공원도 가고, 그냥 학교 벤치에 앉아서 얘기도 하며 </div> <div><br>그렇게 시간을 보내는게 </div> <div><br>마냥 행복하고 즐겁고 좋기만 했다. <br><br>꿈은 아니겠지 하며 볼을 꼬집어봐도 </div> <div><br>명백한 사실인게 더 좋았다. <br><br>내게 연애따윈 없을줄 알았는데 </div> <div><br>이렇게 예쁜 애인이 생기다니 !!!<br><br><br><br><br><br><br><br>마냥 좋은 날이 한달 정도 지났을 무렵, </div> <div><br>동아리에선 MT를 간다고 그랬다. </div> <div><br>여행은 즐거운 일이고, 기대되는 일이다. </div> <div><br>나도 놀러갈 생각에 기분이 들떠있었는데 <br><br>... B가 집에서 반대를 했기에 </div> <div><br>MT에는 못가겠다며 나만 잘 다녀오라고 그랬다. </div> <div><br>놀러가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div> <div><br>그래도 B가 없는 여행은 재미없을것 같기에 </div> <div><br>나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못간다고 동아리에 전했다. </div> <div><br>물론 동아리에선 눈치를 챘을것으로 생각된다 <br><br>B는 자기때문에 나도 못간거 아니냐며 미안해했고 </div> <div><br>우린 술 한잔 가볍게 하기로 하고 만났다. </div> <div><br>단둘이 먹는 술자리는 처음이였던거 같다 </div> <div><br>매번 동아리 사람들이랑 먹거나 </div> <div><br>친구들 몇명 포함해서 먹었었는데 </div> <div><br>이렇게 단둘이 먹으려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br><br> 평소보다 술이 더 맛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div> <div><br>둘만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더 좋았다. <br><br>적당히 먹고 B의 통금시간이 가까워지자 </div> <div><br>우린 술집을 나섰고 </div> <div><br>집에 가는 길에 B가 사탕이 먹고 싶다고 그랬다. <br><br>편의점에 들러 오렌지맛과 체리맛 사탕 두개를 샀다. </div> <div><br>체리맛은 B가 오렌지맛은 내가 먹었고 </div> <div><br>사탕을 입에물고 우린 집까지 걸었다.<br><br><br><br><br><br><br><br><br>B의 집에 다왔을 무렵 </div> <div><br>난 별 의미없이 그랬다. <br><br> "오렌지 사탕 맛있네. 체리는 어때? 맛있어?" <br><br>정말 별 의미없었는데 </div> <div><br>B는 사탕을 빼서는 내게 물었다. <br><br> "먹어볼래? 체리맛? 맛있어." <br><br> ... 심장이 또 쿵쾅쿵쾅 </div> <div><br>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난 당황했다 </div> <div><br>이... 이건 말로만 듣던 그 간접키스... </div> <div><br>사귄지 한달쯤 된 우리는 </div> <div><br>손잡고 팔짱끼는거 말고는 </div> <div><br>키스는 커녕 뽀뽀도 한적이 없었다 </div> <div><br>영화관에서도 빨대는 두개였고 </div> <div><br>다른 커플이 막 먹여주고 하는 그런것도 우린 아직 없었다. <br><br>그런데 방금까지 B의 입안에 있던 그 체리맛 사탕이 </div> <div><br>내 눈앞에 보였다. <br><br>간접키스라는걸 티내서는 안돼... 라는 생각과 함께 </div> <div><br>최대한 자연스럽게 사탕을 물었고 </div> <div><br>체리맛인지 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div> <div><br></div> <div>그저 B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br><br> 잽싸게 사탕을 다시 빼냈고 <br><br>"음... 오렌지가 더 맛있는거 같아." 라고 </div> <div><br>최대한 자연스러운 말을 내뱉었다 <br><br> 그런가? 하는 표정과 함께 B는 사탕을 다시 물었다 <br><br> 순간 찌릿 하는 느낌이 들었다. </div> <div><br>완벽한 간접키스. </div> <div><br>그리고 그걸 본 순간 내 안에 무언가 느껴졌던거 같다. <br><br>키스하고 싶다.......<br><br><br><br><br><br><br><br>한번도 그런 생각을 안해봤는데 </div> <div><br>그런 생각을 의식하자 </div> <div><br>처음 고백했던 날처럼 심장이 또 쿵쾅대기 시작했다 </div> <div><br>나만 간접키스라는걸 의식하나? </div> <div><br>B는 아무렇지도 않은건가? 나만 그런건가? <br><br> "나도 오렌지 사탕 먹어볼래. 줘봐." <br><br>라며 B가 내 사탕을 뺏어갔다. </div> <div><br>오물오물 거리며 사탕을 먹는 B가 </div> <div><br>어찌나 이뻐보이던지. <br><br>나도 모르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았다. <br><br>B의 집이 얼마 남지 않은 그 길에서 <br><br> 나는 B의 입안에 있던 사탕을 꺼내고 </div> <div><br>점점 얼굴을 가까이 댔으며 </div> <div><br>천천히 눈을 감았다. <br><br>B의 숨결이 느껴지고 사탕의 단내가 났다 <br><br> 차가운 저녁 공기도 느껴졌지만 </div> <div><br>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div> <div><br>춥다는 느낌은 없었다. <br><br>그리고 내 입술이 B의 입술에 닿았고 ... <br><br>체리맛과 소주맛이 확 와닿았다. </div> <div><br>그리고 내 입안에 남았던 오렌지맛도 조금 느껴졌다. <br><br>내 첫키스는 그렇게 </div> <div><br>체리맛과 소주맛, 오렌지맛이 났었다.<br><br><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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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02 20:42:14  211.36.***.9  익명z923j  502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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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구매하게 될거같습니다. 초보가 정성들인 견적! 봐주세요 ★ [40] فضائح 14/09/23 13:09 16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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