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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겨울
당시 19살이던 저는 책을 사러
종로에서 사람구경하면서 교보문고까지 걸어가던 중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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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종로거리엔 사람들 많겠죠?
그때도 바글바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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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횡단보도를 건너왔을때쯤
웬 사오십대 아저씨 한명이 내게 다가오더니
대학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는데
바쁘지않으면 설문지좀 작성해달라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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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카니발같은 봉고차를 가르키면서
저 안에서 편하게 앉아서 작성좀 해주고 가라고 하는겁니다.
.
열려있는 봉고차안에는 탁자와 의자가 있었던걸로 떠오릅니다.
안에 사람이 있었나는 기억이 없고..
.
암튼 그래서...저는 진짜 아무의심없이 ..전혀 그어떤 꺼리낌 같은것도 느끼지못하고
단지 귀잖아서 ....그냥 귀잖아서 싫다고 하고 거절하고 지나쳐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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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아저씨표정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서점으로 다시 발길을 재촉하면서 ...안해줄수있지..머 저리 기분나쁜 표정을 짖냐...
라면서 속으로 잠시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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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화를 잔뜩참는 표정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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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뒤 그일은 바로 잊여졌습니다...까막게 잊고지내다..
몇십년이 흐른 요즘에 갑자기 그때그일이 떠오르면서..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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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차를 탓다면.....삶이 어찌됬을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사오십대 아저씨가 설문조사하는것도 이상하고..것도 혼자서..
차에 타서 적으라고 한것도....거의 100프로 납치건 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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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때 178에 63키로 정도였으니까...
그런씩으로 당해서 삶이 송두리째 바뀐 피해자들이 많이 존재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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