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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nhyung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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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6087
    작성자 : sss989
    추천 : 11
    조회수 : 948
    IP : 175.252.***.14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4/21 23:55:47
    http://todayhumor.com/?panic_46087 모바일
    붉은방4

     

    출처;무서운이야기

     

     

     

    차는 바리케이트 앞에서 정차했다. 창문이 내려지고 화생방이 다시 호스를 꽂았다. 차안은 이내 연기로 가득 찼다.


    "젠장. 이제 도대체 몇 번째야!"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부검팀장의 불평이 터져 나왔다. 구역을 이동할 때마다 소독을 하는 탓에 차로 이동을 하는 채 30분이 되지 않는 시간에도 벌써 다섯 번째 소독을 하는 중이었다. 짜증이 나는 건 혜주도 마찬가지였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같은 느낌일거라고 위안하면서 참는 중이었다. 물론 계속 반복하다보니 연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것도 있었다.


    차가 출발하면서 운전을 하던 상병이 부검팀장의 불평에 대한 사과라도 하듯 알려왔다.


    "이제 다 도착했습니다."


    그리고는 차가 멈추었다. 주위로는 군용 구급차 한 대가 서 있고, 화생방 복장을 한 군인들이 세네명 서 있었다. 일행은 차 문을 열고 내렸다.


    화생방 중 한 명이 일행에게 다가왔다.


    "보호복을 착용하시겠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방독면의 울림판을 통과해서 나왔다. 마치 우주인처럼 온 몸을 감싼 그 복장을 혜주 일행도 착용하겠냐는 물음이었다.


    "그런 복장으로 부검을 할 수 있을까요? 움직임이 둔해져서 힘들겠는데."


    부검팀장의 말이었다. 아무래도 부검을 주도해 나갈 사람이 그인 만큼 그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전도 생각지 않을 수 없지 않소. 앞서 온 네 명이 일주일 만에 죽었다는데."


    보건부 관리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리고는 동의를 구하듯 나머지를 둘러보았다. 혜주는 자신의 생각은 뒤로 한 채 과장을 쳐다보았다. 과장이 팀장인 만큼 과장의 생각을 따를 참이었다.


    "전에 왔던 부검팀은 보호복을 착용하고 부검을 했나요?"


    과장은 화생방에게 물었다. 화생방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두 번째는 착용을 했죠."


    "보호복이 효과가 있었나?"


    "그건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난 입지 않겠네. 빠른 부검을 통해서 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게 우선이니까. 거추장스러운 복장으로 부검을 할 수는 없네. 난 마스크와 위생복, 그리고 위생장갑만 준비해 주게."


    과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혜주는 과장의 결단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된 이상 혜주도 과장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저도 입지 않겠어요."


    "난 아무래도 부검을 집도해야 할 사람이니 그런 거추장스러운 옷은 입지 않는 게 좋겠소."


    부검팀장도 그렇게 거들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건부 관리도 어쩔 수 없이 보호복을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보건부 관리의 얼굴에는 내심 불안해하는 심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부검하실 시신은 저쪽 임시 막사 안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화생방은 뒤편으로 보이는 천막으로 된 막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다른 화생방 복장을 한 군인 두 명이서 구급차에서 전선을 풀어 막사 쪽으로 끌고 갔다. 전등을 켤 전력을 차에서 끌어다 쓰려는 것 같았다.


    화생방 한 명이 구급차의 문을 열고 위생복 네 개와 마스크 네 개, 그리고 위생장갑 네 켤레를 가지고 왔다. 혜주 일행은 서둘러 복장을 갖추었다.


    "부검에 필요하신 모든 장구는 막사 안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화생방은 친절하게도 옷을 입고 있는 일행에게 알려주었다. 이 곳으로 이동하는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준비를 한 모양이었다.


    "잠깐. 사망한 지 3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죠?"


    부검팀장이 화생방에게 물었다.


    "네. 연락 드린 그 때 사망했습니다."


    "그렇다면 시신의 혈액이 아직 응고되지 않아 부검할 때 피가 많이 튀겠는 걸? 특히 전기톱을 쓰게 되면."


    부검팀장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중얼거렸다.


    "그럼 보호복을 입고 부검을 하는 게 어떨까요?"


    보건부 관리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제안을 했다. 부검팀장은 과장을 쳐다보았다. 의견을 묻는 눈치였다.


    "전기톱을 쓸 경우에는 방독면을 쓰고 하도록 하죠."


    과장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부검팀장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보건부 관리는 실망의 빛이 역력했다. 넷은 복장을 갖추고 막사로 향했다.


    화생방은 막사 안으로 들어서자 입구 아래에 늘어져 있는 코드를 꽂았다. 그러자 막사 안 천정 중앙부에 설치되어있는 수술용 전등에 불이 들어왔다.


    전등 아래에는 흰 천에 덮여 있는 시신이 누워있었다. 천에 가려 아직 시신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아마도 건장한 군인일 것이었다. 혜주는 눈으로 어림해서 시신의 키를 재어보았다. 180센티미터가 넘어보였다.


    화생방은 막사 한 쪽에 있던 부검 용구가 가득 놓여있는 테이블을 시신 가까이로 끌고 왔다. 과장은 화생방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했다.


    "이제 나가봐도 돼요. 부검은 우리가 실시할 테니까."


    "아닙니다. 부검 전 과정을 지켜보라는 상부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화생방은 그렇게 말하고는 막사 한 쪽으로 물러섰다.


    "부검은 1시간 안에 끝내셔야 합니다." 화생방은 한 쪽에 서서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과장이 의아스런 말투로 되물었다.


    "1시간이라뇨?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시신은 사망 이후 두 시간 안에 무조건 소각해야 합니다. 대대장님 명령입니다. 시신이 사망한 지 30분이 지났기 때문에 부검은 한 시간 안에 끝내셔야 저희가 시신은 소각장까지 운반해서 총 두 시간 안에 소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대대장에게 말하겠소. 시간은 넉넉히 하도록 해요."


    "이미 대대장님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일은 없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과장은 불쾌한 표정으로 화생방을 쳐다보았다. 나머지 셋도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소. 그 중령이라는 사람 말이 통하는 사람 같지는 않았어요. 그냥 빨리 부검을 끝내도록 하죠."


    부검팀장이 과장에게 달래 듯 말을 했다. 과장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부검에 들어갈 태세를 취했다. 시간이 제한된다면 1초라도 먼저 부검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부검팀장은 시신 위에 덮여있는 흰 천을 걷었다. 그러자 나체의 남자 시신이 그대로 환한 불빛에 드러났다.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살아있는 것만 같았다. 피부색도 거의 변화가 없었다.


    부검팀장은 메스를 들어 시신의 목 아래부터 서서히 절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손에 힘을 주어 깊숙이 살을 갈랐다
    . 아직 응고되지 않은 피가 절개부위에서 스며져 나왔다.


    혜주는 자꾸만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혜주 역시 수술을 위해 환자의 가슴 부위나 복부를 절개해 본 경험이 많았지만 그것은 언제나 마취된 환자였다. 게다가 지금 부검팀장은 목 아래부터 해서 사타구니 바로 위까지 일자로 절개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일반 외과수술에서 이토록 광범위하게 절개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 부검팀장의 손에 쥐어진 메스가 시신의 사타구니에까지 다다랐을 때에는 갑자기 시신이 살아서 벌떡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죽은 지 30분밖에 되지 않은 시신이라도 어느 정도 근육의 경화가 일어났는지 부검팀장의 얼굴에는 땀까지 흘렀다. 그는 세로로 절개를 마치자 이번에는 가로로 절개를 시작했다. 부검을 마치고 시신을 원상복구 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아예 십자로 상체 모두를 개복해 버리려는 듯 했다. 어쩌면 시간을 아끼는 데는 그것이 최선의 방도인 지도 몰랐다.


    거의 20분이나 걸려서 절개를 마치고 피부를 사방으로 들어내어 고정시키자 내부 장기가 모두 드러났다. 복부에는 거의 아무런 이상을 찾을 수가 없었다. 폐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아 원인을 찾으려면 폐를 절개해 보는
    것이 우선이었다.


    "폐 절개는 내가 하겠소."


    과장이 부검팀장에게 말했다. 부검팀장은 별 말없이 메스를 넘겨주었다. 그로서도 약간의 휴식이 필요한 터였다. 게다가 폐에 관해서라면 과장이 최고의 전문가였으므로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과장은 좌측부터 폐를 절개하기 시작했다. 폐는 피가 응고되어 갈색으로 변해있었다. 폐에 출혈이 일어난 것이 직접적인 사인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조직을 떼어서 정밀검사를 해봐야겠죠?"


    과장은 혜주를 보며 물었다.


    "네. 육안으로 봐서는 심부전으로 인한 폐울혈과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데요?"


    혜주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때 뒤에 서서 부검을 지켜보고 있던 화생방이 불쑥 끼어들었다.


    "현미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보시죠. 조직을 외부로 유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발병자의 시신의 전 부위는 소각하게 되어있습니다."


    "무슨 말이요? 폐조직을 떼어서 보관하는 것도 안 된단 말이오?"


    과장은 신경질적으로 되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대대장님 명령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무슨 수로 사태의 원인을 밝혀낸단 말이오? 내가 대대장에게 이야기를 좀 해야겠소. 통신병을 좀 연결시켜 주시오."


    "대대장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십니다. 지난 번 부검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말씀드려도 소용없을 겁니다. 원칙은 바꿀 수 없습니다."


    화생방은 단호히 과장에게 말했다. 혜주와 과장은 어이가 없었다.


    "왜 지난 번 부검팀이 원인을 밝히는 데 실패했는지 알 것 같군요."


    혜주는 과장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과장은 혜주의 말에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그럼 한 쪽에서 과장님과 혜주씨가 현미경으로 폐조직을 관찰하시죠. 그동안 제가 시신의 두개골을 절개하겠습니다."


    부검팀장의 말이었다. 그리고는 테이블에 놓인 전기톱을 들었다.


    "그렇게 합시다."


    과장은 오른쪽과 왼쪽 폐의 조직 약간을 메스로 떼어내었다. 그리고는 혜주와 한 쪽에 마련된 현미경으로 이동했다.


    "전기톱에 전원을 좀 연결해줘요."


    부검팀장이 화생방에게 말했다. 화생방은 말없이 전기톱에서 나온 전선을 가지고선 문 앞에 놓은 콘센트에 꽂았다.


    지잉. 지잉.


    부검팀장이 전기톱에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자 전기톱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방독면 좀 가져다줘요."


    부검팀장이 다시 화생방에게 부탁을 했다. 그러자 화생방이 문 쪽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방독면 가져와!"


    곧 화생방 복장을 한 다른 군인 한 명이 목까지 비닐커버가 달려있는 방독면을 들고 뛰어 들어왔다. 부검팀장은 방독면을 쓰고 시신 쪽으로 다가갔다.


    "피가 튀니까 옆으로 비켜서요."


    부검팀장의 목소리가 방독면에 달린 울림판을 통해 퍼져 나왔다. 할 일이 없어 시신 옆에 서 있던 보건부 관리가 슬그머니 화생방 옆으로 물러났다. 그는 혜주와 과장이 붙들고 있는 현미경 옆에도 갈 필요가 없고 시신 옆에 서 있을 수도 없어 멀뚱해졌다.


    지이이이잉.


    전기톱의 톱날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부검팀장은 전기톱을 서서히 시신의 두개골 중앙부로 가져갔다. 현미경에 집중해 있던 혜주도 그 모습을 힐끗 아니 볼 수 없었다. 외과의로서 수술도 많이 해 봤지만 두개골을 통째로 써는 부검 장면은 아직 본 적이 없었다.


    사방으로 피가 튀면서 전기톱이 두개골을 파고 들어갔다. 과장의 옷까지 피가 몇 방울 튀었지만 과장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현미경을 들여다보는데 집중해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보건부 관리는 비위가 상하는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의 옆에 서 있는 화생방은 방독면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그도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것이었다. 물론 그만큼의 호기심으로 부검을 바라보고 있겠지만.


    보건부 관리는 슬그머니 혜주 쪽으로 오더니 뭐라고 말을 했다. 전기톱 소리가 너무 요란해서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손짓을 보아하니 밖에 잠깐 나갔다 들어오겠다는 말인 것 같았다. 어차피 그가 할 수 있는 일도 없으니 상관없는 일이었다. 혜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보건부 관리가 문을 나설 때에도 화생방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두개골을 절단하고 있는 부검팀장을 쳐다보았다. 혜주 역시 그의 톱질 솜씨에 나름대로 감탄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아무도 과장이 폐조직의 일부를 위생장갑 안쪽으로 슬쩍 집어넣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8.

    과장과 혜주 일행은 막사 앞에 서서 서로의 견해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뒤로는 걸레가 되다시피 갈가리 찢기어진 시체를 화생방 복장을 한 군인 둘이 옮기고 있었다.


    "난 도저히 모르겠소."


    부검팀장이 맥이 풀린 목소리로 말했다.


    나머지 세 명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보건부 관리야 어차피 의학적인 전문가가 아니고 부검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바도 없었기 때문에 병의 원인에 대해 이렇다 말할 처지가 못되지만, 혜주와 과장은 적지 않게 당황했다. 워낙에 짧은 부검시간에 자세히 연구를 해 볼 수도 없었지만, 그렇다해도 전혀 사인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외부의 원인균에 의한 사망일까요?"


    혜주가 말을 꺼냈다. 과장은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서 있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겠지. 바이러스이든 혹은 화생방 테러에 의한 것이든, 뭐든."


    과장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숙소로 이동하시죠."


    뒤에서 화생방이 일행에게 알려왔다. 일행은 마스크와 위생복 그리고 위생장갑을 벗었다.


    부검팀장의 바지에는 잔뜩 피가 묻어있었다. 전기톱을 쓸 때 생각보다 피가 많이 튄 모양이었다. 그는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투덜거렸다.


    "필요한 물품은 모두 조달될 거라고 했으니 새 바지를 하나 가져다 달라고 하시죠."


    보건부 관리가 부검팀장에게 말했다.


    "누구에게 말하면 되지?"


    부검팀장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러자 화생방이 다가와 대답했다.


    "제게 말씀하시죠. 제가 연락을 해 놓겠습니다."


    "그럼 우리 모두 갈아입을 옷이 필요하니까, 일단 옷을 좀 가져다 달라고 하죠."


    "신체 사이즈는?"


    화생방이 되물었다. 다들 먼저 대답을 하지 않고 서로를 쳐다보면서 머뭇거렸다.


    "그러지 말고 각자의 집에 가서 옷을 가져오면 되지 않겠나? 충분히 가져올 수 있을 텐데."


    과장의 말이었다. 다들 동의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이야. 내 아파트에 가면 내 개인용 전자 현미경이 있어. 그걸 좀 가져다 달라고 하고 싶은데. 다음 부검에 쓸 수 있도록."


    과장이 말을 덧붙였다.


    "알겠습니다."


    화생방은 과장에게 대답을 한 후 한 쪽으로 걸어가서 무전기를 꺼냈다. 그리고는 알 수 없는 소리로 뭐라고 무전을 날렸다. 그리고는 다시 이쪽으로 걸어왔다.


    "일단 차에 타시죠. 숙소는 제1구역에 있습니다."


    넷은 피에 젖은 위생복과 위생장갑, 마스크를 옆에 서 있던 화생방에게 건네어 주었다. 화생방은 큰 비닐 봉지에 네 명의 그것을 몽땅 담고는 시신이 실려 있는 차 뒤에 훌쩍 던져 넣었다. 시신과 같이 소각을 할 작정인가 보았다.


    넷은 차를 타고 가는 동안에 서로의 의견을 교환해 보려고 마음먹었지만, 쉽지 않았다. 워낙에 차의 소음이 큰데다가 산길을 덜컹거리며 가는 바람에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거의 6∼7분 간격으로 차안에 뿜어지는 흰 소독 연기 때문에 눈을 못 뜰 지경이었다.


    보건부 관리는 지졌는지 고개를 시트 위로 젖힌 채 졸고 있었고, 부검팀장은 뭐가 불만인지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과장은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겨있었다.


    혜주는 창 밖을 보며 해부를 당한 청년을 생각했다. 그렇게 온 몸이 너덜너덜해지고 머리통이 반으로 쪼개진 채 소각되고 말겠지? 생각해보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


    보호자에게는 어떻게 이 사실을 알릴까? 물론 사실 그대로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분명 뭔가 둘러대겠지. 비무장지대 수색에 나갔다가 지뢰를 밟았다던지 하여튼 뭔가 그럴듯한 핑계를 대어 가족들에게 전사를 알릴 것이 분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렇게 된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은 받게 될 터였다.


    "혜주씨."


    혜주는 자신의 귓가에 조용히 울리는 과장의 음성에 깜짝 놀랐다. 과장은 혜주에게 귓속말을 해 왔다. 둘러보니 보건부 관리와 부검팀장은 지쳐 곯아떨어져 있었다.


    "혜주씨. 좀 있다 숙소에 도착하면 나와 잠시 이야기 좀 해요."


    "네 과장님." 혜주는 역시 조용히 대답했다.


    이윽고 차는 제1구역에 다다랐다. 차가 멈추자 부검팀장은 용케 잠에서 깨어났다. 역시 경찰 출신다운 긴장감이 몸에 밴 사람 같았다.


    "다 온 거요?" 부검팀장이 운전을 하던 상병에게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내리십시오."


    부검팀장은 도착을 확인하자 옆에 앉아있던 보건부 관리를 깨웠다.


    "이봐요. 도착했소."


    보건부 관리는 비몽사몽으로 깨어나더니 차 문을 열었다.


    차에서 내린 혜주는 쌀쌀함을 느꼈다. 부검을 할 때 흘린 땀이 말라서 그런지 더 추웠다. 시간을 알고 싶었지만 시계가 없었다. 늘 핸드폰을 가지고 다녀서 손목시계를 따로 차지 않는 까닭이었다.


    "몇 시죠?"


    혜주가 상병에게 물었다. 상병이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더니 대답했다.


    "공사시 삼십오분입니다."


    혜주는 자신이 벌써 이틀 밤을 꼬박 새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조금이라도 자 두어야 할텐데. 하지만 지금 잠이 들어도 두 시간도 못 잘 것이었다. 게다가 과장이 따로 이야기를 하자고 하였으니 아마도 오늘밤도 잠을 자기는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는 저 위쪽에 있는 건물입니다."


    상병이 어둠 속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오르막길이 보이고 숲에 가려진 지붕이 보였다.


    "따라오시죠."


    상병이 먼저 올라갔다. 넷은 상병을 따라 길을 올라갔다.


    숲은 더욱 어두웠지만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어느 정도는 앞이 보였다. 별로 길지 않은 오르막길이었지만 혜주는 힘들게 올라갔다. 상병은 군화도 신었고, 이런 산길을 다니는데 익숙한 군인이어서 그런지 빠르게 걸어 올라갔다. 부검팀장도 어느 정도는 잘 올라갔지만 과장과 보건부 관리는 영 발 딛는 폼이 어설펐다. 하이힐을 신은 혜주는 거의 중심을 잡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상병은 빨리 올라가다가 자신이 너무 빠르다는 사실을 눈치챘는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서서 일행을 기다렸다.


    맨 마지막에 올라오는 혜주가 자꾸만 늦어지는 바람에 일행은 앞으로 가지를 못했다. 과장이 혜주의
    손을 잡아주었지만 혜주는 자꾸 발이 미끌어졌다.


    지켜보고 있던 상병이 보다 못해 혜주 쪽으로 다시 내려왔다.


    "제 손 잡으십시오."


    혜주는 상병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손을 잡았다.


    "여기 제 발이 딛는 곳을 그대로 따라 딛고 오십시오."


    상병은 혜주의 손을 자신의 뒤로 잡고 천천히 한발씩 올라갔다. 평평한 부분만 골라서 발을 딛는 그의 모습이 혜주에게는 신기하기까지 했다.


    혜주는 앞서 가는 상병의 발만 보면서 그가 디뎠던 자리를 그대로 딛으면서 올라갔다. 처음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갈 수 있었다.


    얼마 올라가지 않아 집과 마당이 나왔다. 혜주는 집의 윤곽을 보자 다 왔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어졌는지 발을 헛디뎠다.


    "엄마!"


    혜주가 넘어지려 하는 순간, 상병이 혜주의 팔을 확 끌어당겼다. 덕분에 혜주는 넘어지지 않았지만 대신 상병의 품안으로 와락 안기고 말았다. 혜주는 중심을 찾고는 황급히 상병의 몸에서 떨어졌다.


    "고, 고마워요." 혜주는 겸연쩍게 말했다.


    "아닙니다."


    상병도 뭐가 부끄러운지 혜주를 쳐다보지 못하고 대답했다.


    상병을 포한한 일행 다섯이 마당으로 들어서자 한 쪽에서 검은 그림자 둘이 퍼뜩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혜주는 순간 깜짝 놀랐지만, 자세히 보니 일어선 그림자 쪽이 더 놀란 것 같았다.


    "뭐야 이 새끼들아!"


    상병의 입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혜주는 좀 전보다 더 놀라서 움찔했다.


    "충성!"


    일어선 두 명의 그림자가 황급히 상병을 향해 경례를 붙였다. 그러면서 한쪽 발로는 담배를 비벼 끄고 있었다.


    "보초 안 서나! 어쭈, 총은 어쩌고?"


    상병이 무섭게 쏘아붙였다. 그러자 보초 두 명은 옆에 내려놓았던 총을 황급히 들고 주섬주섬 어깨에 매었다.


    "너희 개새끼들, 내일 아침에 두고보자. 알겠어!" 상병이 무섭게 소리를 질렀다.


    "네 알겠습니다."


    보초 두 명이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혜주는 상병이 친절한 군인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고쳐먹었다. 그도 군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서운 사람이 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이 분들 주무실 수 있도록 해 드려."


    "네 알겠습니다."


    상병은 그들을 다시 한 번 쏘아보고는 먼저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 버렸다.


    "충성!"


    두 명은 내려가는 상병을 향해 받아주지도 않는 경례를 했다. 그리고는 상병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후, 하는 한 숨 소리가 들렸다.


    "우린 어디서 자는 건가?"


    과장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물었다.


    "안에 방이 네 개 마련되어 있습니다. 각자 사용하고 싶으신 방을 골라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뒤쪽에 수도가 있어서 간단하게 씻으실 수 있습니다."


    보초 중 한 명이 풀이 죽은 목소리도 대답했다.


    집은 가운데 복도 같은 마루가 있고, 양쪽에 방이 두 개씩 달려있었다.


    "나와 혜주씨가 오른쪽 두 방을 쓰고, 두 분이 왼쪽 두 방을 쓰도록 하시죠. 그리고 오늘 부검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아침에 다시 하도록 합시다. 다들 피곤한데 조금은 자 두어야지요."


    과장이 먼저 말을 하자 다들 동의했다. 그리고는 각자 자신이 쓸 방을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계속

    sss989의 꼬릿말입니다
    수구꼴통듣보잡 쥐때박멸 \'말로는 신의 종이라면서 뒤로는 개만도못한 나쁜짓 다하는 개독 사악한목사들 박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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