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략)...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에 더해 노동문제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이 어느 날부터 잦아든 것은 아닐까?
 즉, 자본은 날로 유연해져 가는데 노동은 여전히 팍팍한 오늘날의 현실을 외면하게 만드는 원인들은, '신자유주의적인 역사적 블록' 문제를 중심으로 수없이 많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문제로 돌아온다면 어느새 노동문제에 대한 사회의 큰 이야기들에 지쳐 있다든지, '참을 수 있을 만한 존재의 가벼움' 에 점차 익숙해져 가는 살림살이의 면모 탓은 없을까? 그러나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 뿐만 아니라, 여전히 올곧은 일들을 해야 할 숙제들이 엄연히 놓여있는 오늘이 아니겠는가?


 - 이성철, 이치한 공저  <영화가 노동을 만났을 때>(호밀밭) 123~124p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파업, 홍대 청소근로자 파업..... 2010-2011년을 관통한 굵직한 사건들입니다. 고백하자면, 관심을 가졌다고 스스로 말하기엔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저 역시 '참을 만한 존재의 가벼움'에 점차 익숙해졌던 것 같습니다. 주변의 모든 것이 깃털만큼 가볍게 여겨질 때, 저 역시 불면 날아갈 홀씨같은 존재가 되어버릴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