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행 솔플했습니다. 모바일이라 두서 없이 말이 전개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스포 있으니 안 보신 분은 뒤로 가주세요.
1. 각 인물들의 스토리
부산행 ktx 에 타고 있는 인물들의 스토리가 대화를 통해 간간히 드러나죠. 근데 스토리가 감동을 주려 너무 짜맞춘 기분이었습니다. 아예 조연 스토리를 없애거나 넣을거라면 개연성 있게 설명해주었으면 좋았겠다 싶더군요.
A. 두 할머니 ; 뭔진 몰라도 무척 고생스런 삶을 살았다 라는 설정인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너무 부자연스럽게 "이럴거면 왜 그렇게 고생하며 살았어." 라고 말하며 문을 열어버리는 장면에서 의아했습니다. 두 분의 스토리가 좀 더 자세히 묘사 됐더라면 공감했을텐데요. 원샷 받으면서 얼굴 클로즈업까지 되는 조연치곤 너무 스토리 설정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인 분장을 하신 분이 굳이 흰머리 뽀글뽀글 주름 자글자글 분장하지 않더라도 좀 나이차 있는 사이 좋은 자매나 이웃으로 설정해도 되지 않았나... 싶을만큼 분장이 어색해서 몰입에 방해됐습니다.
B. 과장(?) ; 그 나쁜놈... 뭔가 자기가 무척 대단한 사람인 양 행동하고 부산에 얼른 가도록 채근하며 사람들을 선동하는 모습까진 악역의 모습으로 괜찮았습니다. 다만 극도로 비열하고 평면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일관되게 나쁜 모습만을 보여주더니 결말에서 갑자기 뜬금없이 자신의 노모를 이야기하는 게 정말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내내 아무 언급 없다가 갑자기 왜...?
악역도 다 사정이 있다 이런 뜻으로 넣은 대사였을까요?
C. 야구부 ; 사실 스토리상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어요. 소희의 광고효과이려나.. 연기가 좀 어색하더군요.
D. 노숙자 ; 공유의 변화한 태도를 보여준 역할을 한 캐릭터라고 생각은 되는데 (남을 안돕다가 딸과 이야기 후 돕기로 결심?) ... 음.. 저는 사실 잘 이해가 안가는 캐릭터에요. 끈질기게 살려고 발버둥치더니 마지막에 갑작스럽게 발휘한 영웅 심리도 그렇고요.
마동석 부부는 딱 적당한 이야기에 괜찮았던 것 같아요. 다만 너무 당연한듯이 주인공을 신뢰하고 관계가 형성되는거나 궁예가 되는 건 아쉬웠네요. (딸하고 사이 안좋지 하고 물었던가요)
2. 공유와 딸 - 노래
서먹하고 소원했던 관계에서 일련의 사건을 통해 가족애를 깨닫는다는 플롯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만... 노래가 너무 뜬금 없었어요. 감동 코드를 주기 위해 우겨 넣은 느낌이었습니다. 특별히 의미 있는 노래라고 보기 힘든데 억지로 의미를 부여한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극중 초반에 아빠와의 애착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걸로 보이는데 특별한 계기 없이 나중에는 아빠바라기처럼 급변하는 것도 이해하기 좀 힘들었습니다. 공유가 한거라곤 이런 상황에선 양보하지 마 라는 말한것과 좀비에서 구해준(그마저도 주변 인물들이 캐리한) 게 전부인데.. 그 감정의 변화가 조금 더 잘 드러날 수 있으면 괜찮았을텐데 싶더라구요. 물론 성격과 표현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요.
분유 광고는 딱히 언급않고 넘어가겠습니다.
3. 손가락...
마동석이 너무 쎄니까 그냥 일부러 죽인것 같은 설정... 좀 억지스러웠네요. 아무리 봐도 문 양쪽을 잡고 한쪽으로 미는 것보다 밀고자 하는 방향의 반대측에서 두 손으로 미는게 힘도 덜 들고 효과적일텐데요...
이렇게 단점만 써내려가니 프로불편러 같네요. 주관적인 감상평이다 보니 누구에겐 장점도 단점일 수 있고, 단점도 장점일 수 있겠죠. 일단은 제가 아쉽게 생각한 부분들을 정리해보고자 썼습니다.
좀비 분장과 장면 변환, 극의 흐름등은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크게 늘어졌단 생각은 안 들고 스릴도 적당히 좋았습니다. 좀비 영화 매니아로서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좀비영화가 나온 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음.. 너무 기대하지 않고 본다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크게 실망도 안한 영화에요. 딱 중간정도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당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