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번에 올렸던 글이 생각지도 못한 추천수를 받고 베스트에 갔네요;;;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혹시나 해서 저번 게시물 링크 주소 띄워 드립니다.
(1소대 댄스 대회 참가했던 전우들. 혹시 이 글 보시면 연락줘! 내가 술 쏠께!)
원래 제가 관리하던 창고가 술창고로 변했던 썰을 이번 편으로 쓰려고 했었는데
소주 두 박스에 관한 뒷 이야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서
그 이야기를 먼저 써야할 것 같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는 법이죠 ㅎㅎㅎ
이야기 들어가기 앞서, 보급병에 대한 이해와
혹시나 술이나 몰래 쟁여두는 마구리 군인이였다고 생각하실까봐 말씀드려요 ㅎㅎ
저는 보급병 임무를 꽤나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ㅎㅎ)
사실 중대 보급병이란게 쑈부에서 시작해서 쑈부로 끝난다고 이야기될 만큼
각종 물자를 배당하는 연대 본부 계원 및 간부들과 쑈부를 어떻게 치느냐 따라서
중대에 배급되는 물자의 수량이 달라집니다.
맛스타나 건빵, 가끔 나오는 과일, 아이스크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보급병의 쑈부 능력에 따라서 중대에 배당되는 부식 수량이 틀려집니다.
군생활 중 보급되는 부식이 모자라서 짬 비릴 때 못 먹었던 기억 있으시죠?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아마도 당시 중대 보급병의 쑈부 능력이 후달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대 계원 입장에서는 맘에 안드는 보급병에게
"연대에서 물량 자체가 적게 나왔음. 나도 못 먹음. 레알."
이렇게 말하면 끝이거든요.
사실 군대에서 물량이 부족할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에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군대에서 없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장 내가 좀 더 쑈부치고 똥꼬 좀 긁어주고 담배 몇 까치 주고 실없이 삼십분 웃으면
우리 중대원들이 빤쓰라도 한 장 더 입을 수 있거든요.
제가 상병, 병장 시절, 저희 중대 창고에는 언제나 브레이브맨 빤쓰, 난닝구가 2백장 이상씩 있었고
나름대로 레어템인 수건도 그 정도 물량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훈련 때 마다 각 소대 별로 각종 물자를 뿌렸습니다.
절대 보급 안나온다는 전투화 역시 이십 족 이상 가지고 있었어요 ㅎㅎ
그래서 진짜 전투화 떨어질 때 마다 중대 차원에서 전투화 교체해줬습니다.
여기서
"받아오자 마자 뿌려야 하는게 정석인데 왜 쟁여 뒀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으실 것 같은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미리 막 뿌리면 정작 물자가 필요할 때 못쓰는 경우가 생깁니다.
(여름, 훈련.... 양구 노도부대는 훈련이 죽을 만큼 많아요... ㅠㅠ)
아무리 많은 물자를 받아오더라도 한번에 다 뿌리면 순간은 풍족하겠지만,
한 달만 지나면 다시 새로운 물자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계속해서 들어오는 신병들 입장에서는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 보급을 눈 빠지게 기다릴 수 밖에 없죠.
그런데 다음 보급 때가 되면 새로운 물자는 또 고참들에게 갑니다.
악순환의 반복이죠.
그래서 저는 분기별 보급 때 타고난 쑈부 능력으로 졸랭 많은 물량을 확보해두고
필요 수량을 뿌린 다음, 나머지 물량은 창고에 쟁여두고 필요할 때 마다 재 보급했습니다.
물론 슈퍼 쑈부 능력으로 한 번에 약 2~3개 중대 만큼의 물량을 가져왔을 때 가능한 방법입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중대원들이 훈련이 되면 무조건 보급이 나오는 줄 아는거죠;;;
중대장이랑 행보관님 조차 훈련이 되면 항상 이런 말씀을 하셨죠...
"ㅇㅇ아! 훈련인데 얘들 난닝구랑 빤쓰, 양말, 수건 좀 정리해줘~ 전투화 구린 인원들 새 걸로 바꿔주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대장들도
"ㅇㅇ아! 우리 소대 전투화 몇 개 필요해~ 이따 사이즈 갈켜 줄테니 보급 좀 ㅇㅇ? ㅅ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사관들도
"ㅇㅇ아! 나 전투화 좀 ㅋㅋㅋㅋ 그리고 우리 신병 가스 조절기 잃어버렸는데 한 개 만 ㅋㅋ 아! 예비용으로 2개 더 줘 ㅇ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그 때 간부들 다른 중대, 대대 가서 상당히 놀랐을 겁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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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쓰다보니 분량이 많아서 다 안올라가네요..
일단 오늘은 이거만 올리고 내일 군대 술 썰 2편 풀께요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