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안녕하세요.</P> <P> </P> <P>요즘 밀게에 군대 음식 관련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와서 써봅니다.</P> <P>저는 군생활을 하면서 군대 음식 대부분을 맛있게 먹었습니다.</P> <P>물론 원래 제 식성이 별로 가리는게 없긴 합니다;;</P> <P>시골가면 땅에 떨어진 과일이나 열매도 잘 주워먹고 뱀도 잡아 먹고 그래서;</P> <P>저는 군 생활을 하면서 음식으로 힘들어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P> <P>물론 싫어했던 음식도 있었습니다.</P> <P> </P> <P>그 중 첫 번째는 '오징어내장국'...</P> <P>군대에 가서 오징어 내장으로 국을 끓일 수도 있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P> <P>정말 이거 하나 만큼은 제대할 때 까지도 적응되지 않더군요;;; 오징어 특유의 비린내가... 아우 ㅠㅠ</P> <P> </P> <P>깡통캔에 나왔던 짜장면도 맛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P> <P>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조미료 맛과 약간 시큼털털한 맛이 나죠; </P> <P>물론 그 때는 소스까지 다 빨아 먹었죠 ㅎㅎ</P> <P> </P> <P>몇 몇 분들이 기피하시는 똥국(군대 된장국), 빨간국물(고추장국???)은 그냥저냥 맛있게 먹었네요 ㅎㅎㅎ</P> <P> </P> <P>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군대리아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음식이었습니다.</P> <P>특히 가공샐러드!!!!! </P> <P>군대 제대할 때, 이제 가공 샐러드를 먹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P> <P>제대 후, 가공샐러드를 만드는 공장과 회사를 구매할 수 있냐고 직접 문의까지 했었죠;;</P> <P>일반인에게는 절대 판매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P> <P>얼마 전에는 중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친구에게 가공샐러드 한 팩만 빼줄 수 없냐고 간청했었는데</P> <P>5인분 정도는 검은 봉다리에 담아서 줄 순 있어도 한 팩 통째로 빼주는 건 안되다고 하더군요;</P> <P>사실 가공샐러드는 유통기한이 35일로 매우 짧은 편이라 변질의 우려가 있어서</P> <P>팩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제대로 먹을 수 없거든요;</P> <P>정말 다행스럽게도 티몬에서 이번에 가공샐러드를 판매해서 1.2kg 가량을 주문했습니다!</P> <P>언제 도착할지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ㅠㅠ</P> <P> </P> <P>물 부어 먹거나 뜨거운 물에 통째로 삶아서 먹는 전투식량도 참 좋아했어요.</P> <P>물 부어 먹는건 잡채밥이 갑이었고, 레토르트 형태의 전투식량은 </P> <P>양념소시지와 멸치볶음, 김치 볶음밥, 햄볶음밥을 특히 좋아했습니다.</P> <P>아... 다시 먹고 싶네요...</P> <P> </P> <P>사실 군대에서 좀 먹기 힘들었던 건 상황에 따른 음식의 변형(?)이었죠;</P> <P>저는 군생활을 강원도 양구에서 했는데,</P> <P>혹한기 훈련 중, 부식으로 사과가 나왔던 적이 있었습니다.</P> <P>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이 사과지 그냥 얼음이었죠 ㅋㅋㅋㅋ</P> <P>아마 부식창고에서 나오자 마자 10분만에 얼어버렸을 겁니다.</P> <P>소대원 중 한 명은 사과가 언지 모르고 그냥 깨물었다가 몇 달동안 이빨이 흔들렸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P> <P>그 얼음탱이(?)은 아무리 먹성 좋은 저라도 정말 먹기 힘들더라고요;;;</P> <P> </P> <P>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P> <P>제가 군 생활 하던 당시, 조류독감이 터졌는데 정말 삼시세끼 모두 닭만 나왔습니다;;;</P> <P>아침부터 통닭에 빨간 닭국이 나오고, 점심엔 닭곰탕, 저녁에 닭죽과 닭찜이 나왔어요..</P> <P>그 다음날이 되자 아침엔 닭죽, 점심엔 빨간닭국과 닭찜, 저녁엔 닭곰탕과 통닭이 나왔죠.</P> <P>제 기억으론 그런 식단으로 열흘간 먹었던 것 같아요.</P> <P>분명히 군단 차원에서 미리 식단에 맞춰 식자재를 주문하고, </P> <P>3군단 산하 부대가 그 식단을 철저하게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알고 있는데</P> <P>어떻게 그런 식단이 나왔는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P> <P>(이 비밀을 알고 있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세요)</P> <P> </P> <P>그리고 군 복무 당시, 양구 일대에 폭우가 내린 적이 있었어요.(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남)</P> <P>당시 양구와 인접해있던 인제가 완전히 망가져서 인제까지 대민지원을 많이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P> <P>중요한 건 당시 양구 특화작물로 파프리카를 키우고 있었다는 거에요.</P> <P>파프리카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제배를 하더군요. (대민지원 가서 알았습니다.)</P> <P>그런데 파프리카를 키우던 비닐하우스가 폭우가 거의다 무너진거에요.</P> <P>난리가 난거죠. 시장으로 나가야 하는 파프리카가 못 나가게 생겼으니...</P> <P>이건 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농가 주민이 대민지원온 부대에 그 파프리카를 대량으로 그냥 준건지</P> <P>아니면 지역 사회를 위해 부대에서 그 파프리카를 대량으로 수매했는지...</P> <P>아뭏든, 부대에 엄청난 양의 파프리카가 들어왔습니다.</P> <P> </P> <P>시작은 고추장돼지고기볶음이었습니다.</P> <P>사제에서나 볼 수 있던 파프리카가 돼지고기와 버물어져 고추장 양념으로 아름답게 볶아져 있는거였습니다.</P> <P>(당시만 해도 파프리카가 꽤 비싼 채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P> <P>아.. 정말 맛있더군요. 모든 부대원이 아주 만족한 상태로 식사를 마쳤죠. </P> <P>그리고 저녁이 되었습니다.</P> <P>콩나물 무침에 파프리카가 들어가 있더군요.</P> <P>뭐, 나쁘지 않았습니다. 파프리카의 색다른 식감과 맛이 지겨운 콩나물무침의 맛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듯 했습니다.</P> <P>그 다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P> <P>멸치볶음에 파프리카가 들어 있었습니다.</P> <P>취사병도 빡쳤는지 양념도 골고루 섞여 있지 않았더군요.</P> <P>그 후 파프리카는 모든 음식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P> <P>주임원사님이 파프리카라는 새로운 취미를 발견한 것 같았죠. </P> <P>각종 볶음엔 당연히 들어가고, 무침에도 파프리카가 빠지지 않았습니다.</P> <P>그 후, 부대원들은 빨간 국, 부대찌게, 짬뽕국 등 각종 국에서 파프리카를 발견할 수 있었고,</P> <P>심지어 똥 색깔 외 다른 색깔을 가진 재료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 똥국에도 파프리카가 들어갔죠.</P> <P>파프리카가 들어간 똥국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P> <P>그리고 며칠 뒤... 태어나서 처음봤고, 제대 이후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P> <P>'파프리카 밥'이 나왔습니다!</P> <P>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프리카 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P> <P>서브 반찬은 간장이었습니다. </P> <P>그냥 간장. 양조간장에 깨 몇 알 추가한 거 ㅋㅋㅋ</P> <P>상황이 그 쯤되니 우리 주식이 밥인지 파프리칸지 헷갈리지 시작하더군요.</P> <P>그냥 포기하는게 마음이 편하죠 ㅋㅋㅋ</P> <P>그 후, 파프리카는 식판 위에 된장과 함께 걍 통째로 하나씩 올리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군대에 자취를 감추었습니다.</P> <P>아... 파프리카... 원래 참 맛있는 채소인데...</P> <P>저는 제대 후 1년간 파프리카를 먹지 않았습니다.</P> <P>(물론 지금은 우적우적 씹어 먹습니다.)</P> <P> </P> <P>에고. 회사라서 더 이상을 글 쓰기 쉽지 않네요. </P> <P> 저녁에 다시 이어 쓰겠습니다. ㅎㅎㅎㅎ</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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