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단칸 자취방,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라면만 끓이니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밥상이 심심해 통조림</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을 땄다.</span> <div><div><br /></div> <div>그 안에는 허옇게 푹 고아진 살덩이들이 까득 차있다.</div></div> <div><br /></div> <div>참치.</div> <div>정식 명칭 참다랑어, 조기강 농어목 고등어과,</div> <div>최대 3m, 560kg까지 성장,</div> <div>대서양 태평양 전역에 서식.</div> <div><br /></div> <div>태평양의 물살을 가르는 너를 상상해본다.</div> <div>파란 바다를 더 파랗게 가르는 너의 등푸름.</div> <div>어쩌면 시속 60km, 아니 확실히 시속 80km 이상.</div> <div>네 지느러미를 막을 것 하나라도 있을소냐.</div> <div><br /></div> <div>흰 살덩이들이 이빨에 부닥쳐 산산히 부서진다.</div> <div>부닥치면 혀로 으깨어 씹혀지고 </div> <div>씹혀지면 침으로 뭉개져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뱃속으로 삼켜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참치캔 한통을 다 비워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파란 등껍질은 진작에 푹 고아져 벗겨졌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살덩이들을 목구녕 아래로 다 삼켜져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허연 기름국물만 남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그래도, 나는 네가 아직 살아있음을 믿는다.</div> <div>놋쇠 통조림에 네 허연 살덩이들은 그득히 눌러담아도,</div> <div>미처 담지 못하는 태평양 물살이 있다. 등푸름이 있다.</div> <div><br /></div> <div>나는 네가 등푸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여전히 등푸른 생선이라고 믿는다.</div> <div><br /></div> <div>라면에 참치캔에, 기름진 것만 먹으니 속이 느글거린다. </div> <div>어서 방을 나가고 싶다. 등이 가렵다.</div> <div><br /></div> <div>------------------------------</div> <div>ㅊㅊ는 청춘, 그리고 참치. 그러니 추천 좀. 헷</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