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27" height="283" alt="movie_imageZ73A5NIU.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9/1443273862V5pSrajM.jpg"></div> <div style="text-align:left;">(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송강호, 유아인 씨가 출연하고<br>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사도'를 보고 왔습니다.<br>(개봉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br> 일정이 맞지않아 못보다가 드디어 보았습니다. ㅠ)<br><br>감정적 여운이 진한 사극 드라마이네요.<br><br>모두가 알고있는 '임오화변'을 '영조-사도-정조'의<br>3대 전체를 훑으며 전반적으로 아우르는<br> 조선 최대의 가족 비극사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br><br>현재에 조선사를 언급할 때 가장 재해석되고 있는<br> 인물들 중 하나가 바로 '사도세자'일 것입니다.<br>브라운관에서도 유달리 '사도'의 이야기를 꾸준하게<br> 많이 표현되기도 하였는데<br><br>TV에 표현된 사도의 캐릭터가 평면적으로 정신적인 문제와<br>8일동안 뒤주에 갇혔던 강한 플롯들 위주였다면<br><br> 이준익 감독이 내비치고 있는 화법은<br>'사도'만 재해석 하고 있는것이 아니라<br> 그 아버지와 윗 세대 숙종 부터 시작하여<br> 사도의 아들인 정조의 세대까지<br> 가족사를 되짚어 생각하고 있습니다.<br><br><br>흥미로운 것은 영조와 사도의 대립구도가 아닙니다.<br>이것은 엄연히 '왕과 세자'의 관계이전에<br>'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이기도 합니다.<br><br>좁혀지지 않는 아버지-아들의 가치관과 사상은<br> 왕실이라는 공간이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br><br><br>이준익 감독은 8일 동안 뒤주에 가뒀던 사건을<br> 엽기적으로 다루지 않습니다.<br>(사건으로만 표현하지 않습니다.)<br><br>다시 말해, 사건을 구구절절 풀지 않고<br> 눈돌릴 새도 없이 가족사를 집중시켜<br> 기술적으로도 오버랩과 디졸브로 넘어가<br>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고 있습니다.<br>(단순하게 기능적으로만 이용되는 것이 아닌<br> 배우들 얼굴을 통해 넘어가는 시간들이<br> 과거와 현재사이를 관통하는<br> 절절한 정서들까지 이어져 있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br><br>결국, 비극적 운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br> 일련의 과정들을 스크린을 통해 확인하고<br> 비로소 사도가 숨을 거두었을 때<br> 나지막하게 세어나오는 영조의 한탄과 연민과 무력감이<br> 끝내는 스크린 바깥에 있는 관객들까지 슬픔이 전달되게 합니다.<br>(영화적 각색이 상당부분 훌륭하게 묘사된 점도 좋습니다.)<br><br><br>이준익 감독은 '사도'를 대하는<br> 영화적 태도가 곳곳에 묻어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br><br>전 작품인 '소원'에서도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루는<br> 소재임에도 전혀 호들갑 떨지 않고,<br>그 아이의 심정과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에 대한<br> 예의바른 태도를 담고 영화를 만들었다면<br><br>'사도'에서도 '임오화변'의 엽기적 만행과<br> 사건을 풀어헤치는 과제가 아니라<br> 촘촘한 이야기를 어떻게 구조화시켜<br> 가족사의 진한 드라마를 담을 수 있을까 라는<br> 낮은 자세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br><br><br><br>연기적 측면에서 올 한해 나왔었던 한국영화들 중<br>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br><br>이 플롯이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br>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은 이야기의 힘도 있지만,<br>어디까지나 배우들의 힘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br><br>특히나, 송강호라는 대배우는 1년에 한 번씩<br> 스크린으로 마주 할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br><br>80세까지 왕위를 지켰던 영조를 연기하기 위해<br> 분장의 기술 뿐 아니라 노년의 세월이 함께 들어가 있는 듯한<br> 그의 목소리에서도 심히 그 위엄이 절로 느껴집니다.<br>(이것은 송강호씨가 영조를 바라보는<br> 태도와 시선이 담겨있는 듯 합니다.)<br><br>사도를 향해 힘없이 읊조리고<br> 얼굴 전체를 드리울 때의 송강호씨는<br> 감탄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져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게합니다.<br><br><br>유아인 씨의 경우에도 베테랑에서 인상깊은<br> 악역연기를 선사하더니 '사도'에서도<br> 쉽사리 지울 수 없는 절절한 마음을 훌륭히 소화한 듯 합니다.<br>(모성본능을 일으킬 것 같은 면모와<br> 절제되지 않는 강한 연기가 함께<br> 뒷받침되어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br><br>그리고 송강호라는 대배우 앞에서도<br> 팽팽하게 줄다리기 하는 유아인씨가<br> 현 동년배 배우들 중에서도<br>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주목하게 하기도 합니다.<br><br><br><br>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br>송강호-유아인이라는 인물이 워낙 밀도높게<br> 구도를 이루고 있다보니 다소 다른 캐릭터들의<br> 비중과 힘이 조화롭게 섞이지 못하는 듯 합니다.<br><br>맺고 끊는 부분에서도 결단력있게 하지 못하고<br> 지나치게 늘어져 마치 사도를 위한 '씻김 굿'을 하는 것 같은<br> 마지막 장면은 '사도'라는 작품과 연결지어 생각해 보았을 때<br> 크게 잘 맞아 보이진 않습니다.<br><br>그럼에도, '사극하면 역시나 이준익이구나!' 라는<br> 생각은 저에게 있어 변함이 없는것 같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