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638" height="479"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2/1450022833qsMklyBJu9zJ6YqQNUaoQQo811Z5JT5M.jpg" alt="-12-638.jpg" style="border:medium none;"></div><br>(무슬림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할랄인증)<br><br>방금 KBS에서 방영한 18억 무슬림 3부, 무슬림 관광객 편을 시청했습니다.<br>문화인류학을 전공하는 저에게 있어서 꽤 흥미가 가는 내용이었기에 끝까지 경청했습니다만...<br><br>다큐의 취지는 커져가는 무슬림 관광시장과 거기에 발맞추어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이었습니다.<br>사실, 무슬림 인구 증가속도는 현재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앓는 많은 국가들에 비하면 꽤 높은 편입니다.<br>따라서 무슬림 시장을 개척하자는 다큐의 제작의도는 높이 사고싶습니다만, 애석하게도 갈 길은 멀다고 할 수 밖에 없네요.<br><br>최근 서서히 늘어가는 다문화, 외국인 관련 방송을 보다시피, 한국인들이 외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요 근래의 일입니다.<br>뒤집어서 생각하자면, 이전까지 한국 사회는 다른 문화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br>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 등장하는 여권 장면처럼, 평범한 한국인들이 타 문화를 체감하는 기회 자체가 드물었기 때문입니다.<br><br>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 6.25 전쟁과 군사독재 같은 장애물들이 얼추 정리가 된 이후의 일입니다.<br>빠른 속도로 이루어진 경제성장으로 G20에 이름도 올리고, 이런 과정이 국제사회에서 흔한 일은 아닙니다.<br>하지만, 애석하게도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은 어쩔 수 없습니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늦은 데뷔를 했거든요.<br>더군다나 머리맡에 북한이라는 걸림돌이 있는 만큼, 한국은 사실상 섬나라입니다. 본의 아니게 폐쇄된 사회가 되었죠.<br><br>그래도 여태까지 같은 중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관광객들 같은 경우는 일단 유사한 문화권이기에 문제가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br>북미, 유럽 관광객들 같은 경우는 낯선 문화권인 한국까지 온다면 일단 꽤 개방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br>더군다나 한국은 전쟁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전통문화가 일상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진 상황입니다. 말하자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는 거죠.<br><br>그런데 무슬림 관광객은 왜 이리도 한국을 힘들어 하냐면... 아무래도 이슬람 사회 자체가 굉장히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br><br>전쟁으로 난리가 난 지금 모습으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이슬람이 태동한 서아시아는 산업혁명 이전까지만 해도 큰 세력권이었습니다.<br>10세기~11세기에 바그다드는 중국의 장안, 비잔틴의 콘스탄티노플과 손꼽히는 3대 도시였죠. 동서양을 사이에 둔 무역으로 번영했습니다.<br>당연합니다만, 그 당시 외세와의 무역으로 먹고살던 이슬람 문화권은 타 문화에도 나름 관용적인 편이었습니다.<br>외세의 침략에도 오래 견뎠습니다. 오스만 투르크가 몰락하기 전까지 유럽 제국주의 마수에서 비교적 안전한 역사를 살았습니다.<br><br>그런 서아시아가 지금 이렇게 몰락한 모습을 보면 참 안쓰럽죠.<br>아나톨리아 반도의 하티 왕국, 히타이트를 연구하던 인류학도(정확히 말하자면 고고학)를 만났는데 안타까운 이야기를 하더군요.<br>"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슬람교 이전 역사는 지금 연구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다."<br>이 정도면 지금 이슬람 사회는 정교분리가 안 되는 건 애교에 불과할 정도인 모양입니다.<br><br>각설하고, 다큐를 보면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할랄 식문화와 기도하는 문화인 것 같더군요. 양 쪽 모두 한국에선 난처한 부분입니다.<br><br>우선 식문화는... 지금 한국 기성세대들이 편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아실거라 봅니다.<br>더군다나 식문화에 관한 금기라는 건 애당초 한국에선 낯선 개념입니다. 승려분들이 아니라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br>거기다 회석식 소주라는 음주문화는 술 자체가 금기시되는 이슬람 문화권이라면 아무래도 경악할 만 합니다.<br><br>기도 문화... 기도하는 공간 같은 경우는 더 힘듭니다.<br>기도실을 세우려면 땅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의 부동산 투기는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봅니다.<br>지금 이태원 바깥에서 모스크나 기도실을 세운다고 하면 동네 전체가 들고 일어날 거라 생각합니다.<br>거기다가 이슬람 광신도 테러 때문에 가뜩이나 좋지 않은 선입견이 난무하는 와중에 주민들을 설득하는 건 힘들죠.<br><br>한국이 무슬림을 상대로 관광산업을 벌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지원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br>허나, 실재로 그런 지원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br>이슬람 광신도 문제가 전 세계에서 논란이 되고, 그들의 목표에 대한민국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여론의 동의를 얻기는 힘들죠.<br><br>일단, 광신도들의 척결과 동시에 무슬림들 또한 타 문화와 교류하면서 진입장벽을 낮춰나가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br>'샤리아'라 불리는 이슬람 교리가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건 맞습니다만, 시대와 장소에 맞지 않는 문화가 도태되는 사례는 흔합니다.<br>이제 이슬람교 신도들이 서아시아 안에서만 살 수는 없는 시대가 되었고, 외부와 교류하다 보면 시간이 걸려도 변화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br>타 문화와 마주한 경험이 많은 터키나 북아프리카, 그리고 이란의 무슬림들과, 폐쇄적인 무슬림들을 비교해 보면 가망은 있어 보입니다.<br>(다만, 무슬림들은 단순히 시아파, 수니파를 떠나 율법 해석과 학파간에 갈등과 차이가 굉장히 심해서 이건 좀 복잡한 문제가 됩니다.)<br><br>다큐멘터리에서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무슬림을 상대로 한 관광사업이 꽤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로 보입니다.<br>이제 우리 사회도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지!"라는 태도는 다시 생각해 볼 때가 왔다고 봅니다.<br>한국은 시장경제로 굴러가는 만큼, 수요가 있으면 당연히 공급이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돈을 쓰는 고객이니까요.<br>드라마 촬영지였던 남이섬을 걷고, 김치와 김을 사는 무슬림 관광객들 모습은 그들 나름대로 한국을 이해하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br><br>이런 상황에서 우리도 더 이상 낯선 문화를 배척하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은 정교분리와 동시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사회입니다.<br>그렇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무슬림은 아직까지 낯섭니다. 실제로 멀리서 오는 사람들이구요. 당장 거창한 시도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br>적어도 주변에 무슬림이 있다면, 할랄 식문화에 너무 거부감을 갖지는 말고 알러지 있는 사람들 정도로만 생각해 주셔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br>선짓국이나 돼지국밥 같은 걸 들이미는 몰상식한 사람이 되지는 않았으면 하네요. (굴 같은 게 안 들어간다면, 그들도 김치 먹을 수 있습니다.)<br>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런 추세를 기회삼아 한국 관광사업도 번창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br><br>p.s 무슬림들이 꼭 할랄에 까다롭지는 않습니다.<br>할랄 마크 없어도 돼지고기 빼고 다 먹는 사람도 있고, 해산물 정도는 안 가리는 사람도 많습니다.<br>(단, 할랄 인증이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위생검사도 겸하기 때문에 서아시아에 가실 기회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할랄 인증을 골라 드시는 게 좋습니다.)<br>다만 어느 외국인이건 간에 익숙해지기 힘든 김치같은 발효식품을 처음부터 권하는 건 자중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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