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4/1460555473d103df9ecc524d4fbe80a42ebeaf5980__mn118906__w889__h626__f109202__Ym201604.jpg" width="800" height="563" alt="옹동스.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109202"></div><br><div>술 한잔 해서인지... 그냥 이런 저런 주저리이지만...</div> <div><br></div> <div>시골에서 나고 자라... 제가 고등학교까지만 해도 집안에서 애완동물을 기른다는 건 생각에서 멈출 뿐이었죠...</div> <div><br></div> <div>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기에... 당시 연세드신 분들의 기준에서 동물이라고 함은 어디까지나 밖에서 지내야할 녀석이었고...</div> <div><br></div> <div>저희 부모님도... 저와 제 두명의 여동생도 그러했답니다...</div> <div><br></div> <div>물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친구 집에 가면 부럽기도 하면서도... 우리집은 안될꺼야.. 라는 생각을 매번 가지고 있었죠...</div> <div><br></div> <div><br></div> <div>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 였을거에요... 그때... 학교 야자를 끝나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할머니께서...(당시 80세 초반...)</div> <div><br></div> <div>무언가가 담긴 검은봉지를 달랑달랑 들고오셨어요... 저희는 뭐... 경로당에서 귤이나 사과를 가지고 오셨겠구나... 싶었죠...</div> <div><br></div> <div>그런데... 검은 봉다리 안에서 뭔가가 낑낑거리는 거에요...</div> <div><br></div> <div>저와 동생들은 뭔가 싶어서 할머니가 주시는 검은 봉지를 받아들었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정말 작았어요... 손바닥 하나크기?? 정말 쪼만했어요... 만지는것 만으로도... 뭐라고 할까... 톡 하고 깨질거 같은...</div> <div><br></div> <div>....강아지였어요...</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저희는 놀라서 할머니에게 물었죠... 이게 무슨 강아지냐고... 그러자 할머니는 쿨하게 답해주셨어요</div> <div><br></div> <div>윗말에서 고스톱치다가 판을 싹쓸이 하셨는데... 새댁이 500원이 없다고... 500원대신에 강아지 드리면 안되겠냐고...</div> <div><br></div> <div>할머니는 콜...!</div> <div><br></div> <div>그리고는 검은 봉다리에 넣어서 그녀석을 가지고 오신거에요...</div> <div><br></div> <div>그때의 그 충격... 애완동물을 직접 기르게 될 수 있게 되었다는 그 느낌과 감각... 두근거림은... 정말 최고였어요...</div> <div><br></div> <div>여 동생들도 덩달아 좋아했고... 할머니도 좋아하셨죠...</div> <div><br></div> <div>500원의 행복이라...</div> <div><br></div> <div>물론, 새로운 환경에서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녀석은 상당히 겁을 먹었는지 구석에서 잘 나오지 않았어요...</div> <div><br></div> <div>그래도 저희는 한번이라도 더 만져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고... 이름은 뭘로 질까... 많은 시간동안 고민을 했어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일주일만에... 멍멍이에서 꼬미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어요... 제가 말한 이름이 선택이 되었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쪼꼬매서 꼬미... 정말 작았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두어달이 지나니... 꼬미는 제법 저와 동생들에게 애교도 부리기 시작했고... 저는 배 위에다가 꼬미를 올려놓고서 잠자기도 했어요...</div> <div><br></div> <div>물론, 동생들의 질투로 크게 두어번 싸우기도 했지만... 그건 큰 문제가 될게 아니었어요...</div> <div><br></div> <div>애완동물을 기른다는 게... 좋았거든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꼬미는 집에오면... 꼬리 흔들고 우리를 맞아주고... 아부지가 술에 거나하게 취하고 돌아오셔도 좋아했고...</div> <div><br></div> <div>주말에 비닐하우스로 일하러 갈때도 뛰쳐 나와 따라다니고... 어무이가 읍내로 장보러 갈때도 귀신같이 알고서</div> <div><br></div> <div>뛰쳐나와 차에 올라타있고... 고기 구우면 밥은 먹지도 않고 뭐 그리 고기만 넙죽넙죽 받아 먹는지...</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대학교를 타지로 나가... 오래간만에 본가로 돌아오면... 부모님보다도 더 반겨주는게 꼬미였고...</span></div> <div><br></div> <div>군대 갔을때에도... 부모님과 따라와서 꼬리를 살랑거리던 녀석이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가 꼬미가 아이를 가지게 되었어요... 그걸 알게 된 날 아부지는 술이 취해서는 누가 우리 꼬미한테 해꼬지 했느냐고</div> <div><br></div> <div>노발대발 하셨어요... 비록... 몸이 너무 작아 아이를 모두 유산하게 되었고...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고 해도...</div> <div><br></div> <div>뭐라고 할까... 전 그냥 크게 신경쓰지 않았어요... 그냥... 뭐 그렇구나... 싶었죠... 별 감흥이나 무언가가 없었다고 해야 하나...</div> <div><br></div> <div>옆집 고양이 한테 콧잔등이 긁혀온날이나... 마당에 큰개한테 다리를 물려 다친날에도... 뭐... 나아지겠지 싶었어요...</div> <div><br></div> <div>물론, 여동생들은 고양이랑 그놈의 큰개를 때려죽인다고 한바탕 난리를 쳤지만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근 12년이 그냥 평범한 일상... 평범한 하루... 무덤덤한 저로 살아갈때였죠...</div> <div><br></div> <div>꼬미도 이빨이 다 빠져... 음식을 못 씹게 되서 그렇게 좋아하던 고기를 삼켜야만 하는 나이가 될때 즈음이었어요...</div> <div><br></div> <div>엄마가 꼬미 배에 무언가 멍울이 크게 잡힌다고 병원을 가보라고 했어요...</div> <div><br></div> <div>울고불고 하는 동생들을 데리고 서울에 있는 병원을 가보니... 의사 선생님이 그랬어요...</div> <div><br></div> <div>왜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았냐고... 그거 때문에 현재 몸이 많이 안좋아졌고... 지방들이 몸에서 뭉쳐 덩어리가 된게 많다고...</div> <div><br></div> <div>거기다가 종양같기도 하다고... 그래서 일단 저는 빨리 수술 시켜주세요... 라고 했죠...</div> <div><br></div> <div>그렇게 당일 수술을 하기로 하고... 병원에서 기다리는 그 3시간... 그 감각과 두근거림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div> <div><br></div> <div>수술이 끝나고 꼬미를 봤어요... 그 작은 배에 크게 흉터가 생겨났고... 아직 마취가 풀리지 않아 비틀비틀 거리는데</div> <div><br></div> <div>저와 동생들을 보고서는 낑낑거리면서 몸을 일으키더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아... 그때의 그 울컥거림은... 등치도 산만한 놈이... 선생님 바짓가랭이 잡고 늘어져서는 펑펑 울면서 빌었어요...</div> <div><br></div> <div>제발 살려만 달라고... 하지만 선생님은 말하셨어요... 결과는 좋지만 나이가 많은지라... 몸에 많이 무리가 갔고...</div> <div><br></div> <div>길면 6개월정도 살거라고... 물론 항암치료를 받으면 1년정도 살 수는 있지만 큰 효과는 없을거라고...</div> <div><br></div> <div><br></div> <div>그날 동생 집에서 참 많이 울었던거 같아요...</div> <div><br></div> <div>그게... 작년 6월이었어요... 지금이 6월이니... 10개월이 지났네요...</div> <div><br></div> <div>삼주전 꼬미의 숨이 가빠지고 밥을 못먹어서 병원에 갔더니... 몸에 큰 종양이 있다고 하네요... 수술을 하더라도 너무 늙어서 못버틸거고...</div> <div><br></div> <div>스스로 나아지는 수밖에 없다고... 그러면서 마지막 말이... 안락사 시키는게 좋다고... 많이 고통스러워한다고...</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 그말에 전... 선뜻 동의를 못하겠더라고요... 안락사라... 안락사... 꼬미가 물론 힘들고 많이 아프겠지만... 생명을 거둔다고 하는게...</span></div> <div><br></div> <div>정말 옳은건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아.. 꼬미는 기르는게 아닌... 이제 가족이구나... 라는 생각을 뒤늦게 하게 되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아까 저녁에 꼬미가 갑자기 몸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심하게 몸부림을 치더라고요... 정말 가슴이 내려앉는줄 알았어요...</div> <div><br></div> <div>지금 다시 상황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밥도.. 물도 못먹고 있네요...</div> <div><br></div> <div>그 모습을 보면 참... 말로 표현하기 힘드네요... 아버지 어머니도 계속 옆에 붙어계시는데...</div> <div><br></div> <div>제 욕심 같아서는 안락사 보다는... 조금 더 힘들더라도 꼬미가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div> <div><br></div> <div>동게에서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 많이 슬프다고 하시는 분들의 맘을 조금은 알거 같네요...</div> <div><br></div> <div>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다시 논두렁이고 비닐하우스고 쏘다니는 꼬미를 봤으면 좋겠네요...</div> <div><br></div> <div>이별을 준비하고... 그리고 그걸 받아들인다는 건... 아직 전 준비가 안 된 모양입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