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본인은 여친이 없으니까 음슴체로 씀</p><p> </p><p>오늘 할일이 없어서 집에서 뒹굴고 있었음</p><p>날씨도 따뜻하고 충전중인 내 아이폰도 따뜻하지만 내 마음은 따뜻하지 않기에</p><p>이 불합리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침대에 누워서 잉여인간처럼 자고있었음</p><p> </p><p>그런데 평소에 울릴일이 없는 전화가 울리는거임</p><p>딱봐도 070으로 시작하는게 별로 좋은 예감은 안들었지만</p><p>오후4시는 인간이 한없이 자비로워질수 있는 시간이기에</p><p>큰 맘먹고 전화 받아줌.</p><p>폰 바꾸라는 상담원이었음.</p><p> </p><p>평소에는 바쁜일 있다고 그냥 끊는데 오늘따라 왠지 외로움</p><p>불금인데 불타긴 커녕 내 속이 타들어갈정도로 약속이 없어서 그냥 목소리만 들어도 반가웠음</p><p> </p><p>그러자 상담원 누나 슬슬 썰을 풀기 시작함</p><p> </p><p>지금 좋은 조건으로 갤럭시 노트2나 상위기종으로 보상기변해준다함</p><p>내 폰은 꽤 오래된 아이폰4임. 말하니까 되게 좋아하면서 바꾸라고 함</p><p>지금 하고 있는 이벤트가 얼마나 좋은건지 막 썰을 풀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옴.</p><p>나보고 지금 폰 한달요금 얼마나 나오냐고 하길래 무덤덤하게 기본요금+기계값 나온다고 했음</p><p> </p><p>참고로 내 폰 약정3년임. 다들 다 덤핑쳐서 아이폰 팔때 나 혼자 멍청하게 출고가주고 샀음</p><p>그런데도 난 병신처럼 좋다고 헤헤 거리면서 공짜폰 얻었다 이랬는데 후새드</p><p>닝겐노 출고가와 타카이데스네... </p><p> </p><p>여튼 지금 내 상황을 그대로 말해주니까 상담원이 머뭇거리더니</p><p>되게 안쓰러운 말투로</p><p> </p><p>어머... 어떡해..</p><p> </p><p>이러는거임. 진짜로.</p><p>당연한게 내가봐도 호갱임 3년에 출고가로 기계값 납부하는 바보같은 놈이 여기있을줄은 몰랐을거임</p><p>그런데 갑자기 상담원 누나가 말을 바꿈</p><p> </p><p>내가 그때 그 가격주고 이런 약정에 폰을 산건 폭리고 거의 사기 수준인데</p><p>그 대리점 어딘지 모르겠지만 너무하다고 막 화를 냄</p><p>그러자 할부원금같은거 막 나한테 가르쳐줌.. 이때부터 상담원 누나가 자기가 하는일이 뭔지 잊어먹은것 처럼 보였음</p><p> </p><p>그러면서 전화 똑똑하게 사는법하고</p><p>공짜폰은 할부원금에 아무런 상관도 없는 요금제할인을 더한 사기급 상술이라는거까지 다 가르쳐줌</p><p>나는 그냥 무덤덤하게 네네 하고 듣고있었는데 상담원 누나 패기가 쩔었음</p><p> </p><p>지금 폰 바꾸지 마시라고</p><p>아무리 우리나 다른 통신사에서 전화와도 폰 바꾸지 마시고 지금 바꾸면 기계값같은거 때문에 너무 부담되니까</p><p>기다렸다가 약정끝나고 할부금 끝나는 시점에 폰 바꾸셔야한다고 그럼</p><p> </p><p>폰팔라고 권유했다가 폰 사지말라고 권유하기 시작함</p><p>갑자기 막 가슴이 울컥울컥함</p><p>얼굴 한번도 본적 없는 사람이 내 걱정해주는게 너무 기뻐서 나도 되게 상쾌한 기분이 됐음</p><p> </p><p>전화 끝날때는 서로 막 웃으면서 다음엔 인터넷 사이트같은데 할부원금싸게 정책 올라오는거 있으니까</p><p>그런거 잘 따져보고 현명하게 폰 사라고 해줌</p><p> </p><p>좋은하루 보내세요~ 네 좋은하루 될게요~</p><p>이러고 끊었는데 2013년 들어 내 가슴이 가장 따뜻한 통화가 아닐까 함</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