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나가 놀겠다고 나가서 없음으로 음슴체 <div><br></div> <div>우리 부부는 둘다 코골이가 정말 개심함</div> <div><div><span style="font-size:9pt;">둘 다 잠이 들자마자 코골이를 시작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면 잠이 들때까지 그 소리를 들어야 함</span></div> <div>아무리 예민과는 일면식도 없는 우리 부부지만 귀 옆에서 천둥소리가 나는데 쉽게 잠들 수 있을리가 없음</div> <div>남편이 먼저 잠들었을때 나는 어디선가 사은품으로 받은 3M 귀마개가 있을텐데 하는 마음에 대청소라고 하는 긴 여행을 떠나야만 했던 날도 있었고</div> <div>(옆에서 청소를 해도 남편은 신경쓰지 않고 잘잠)</div> <div>내가 먼저 잠들었을때 남편이 너무 시끄러워서 내 얼굴 위에 베개를 올려놓았던 적도 있었다고 함</div> <div>(난 기억나지 않지만 아주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베개를 침대 아래로 던져서 치우고 잘 잤다고 함)</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 문제 때문에 신혼초엔 각자 강제 독서 타임을 가지게 되었다는 순기능도 있었지만, 낮에 너무 힘들어서 각방을 써야 하는건가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음(쓸 각방이 없지만)</span></div></div> <div><br></div> <div>그나마 다행인건 둘 다 예민함과는 거리가 멀어서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실신을 해버린다는 데 있음</div> <div><span style="font-size:9pt;">밖에 천둥 번개가 치고 드드드드 도로 공사를 하고 아래집에서 에어컨을 설치한다고 벽에 구멍을 뚫고 고양이가 어서 일어나라고 배에다대고 꾹꾹이를 하면서 소리를 질러대도 잘잠. 아주 잘잠. 아주 깊이 잘잠.</span></div> <div>어제 시끄러워서 한숨도 못잤다라는 엄마의 말에 둘 다 무슨 일이 있었나?류의 대답을 하기 일쑤임</div> <div><br></div> <div>따라서 문제가 발생하는건 둘 중에 누구라도 하나가 먼저 잠들어버릴때임</div> <div><br></div> <div>그렇다면 당연한 논리적 귀결로 해결을 위해서는 동시에 잠들면 되는데</div> <div>온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고, 아닌가.. 여튼 동시에 잠드는 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었음. </div> <div><br></div> <div>그래서 </div> <div><br></div> <div>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부부는 어느 누구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에 대한 사랑에도 불구하고, 오직 살아야겠다는 일념하에, 인정사정 보지 말고 상대방보다 먼저 잠들고야말겠다는 기나긴 싸움을 시작함</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필로우 토크를 하다가 둘 중에 누구라도 이제 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넌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이제 잘거야"라는 선전포고의 의미로 이</span><span style="font-size:9pt;">제 자자, 잘자라고 선빵을 날림. </span><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선빵을 맞은 한 사람은 그 순간 모든 하던 말과 사고를 멈추고 이제 잠을 자기 위한 치열한 싸움에 참가해야만 함. 싸움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이미 잠이 들어버렸을지도 모를 상대방의 귀를 향해 응 잘자..기술(과 가끔은 다급한 나머지 이마 뽀뽀기술까지 사용)을 시전함. 만약 남들이 본다면 필로우 토크 끝에 부부가 서로에게 잘자라고 인사를 하고 이마에 뽀뽀를 해주면서 잠드는 꽤 로맨틱하거나 달콤한 모양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당사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치열한 생존경쟁.</span></div> <div><br></div> <div>남편의 타이밍과 타고난 능력은 정말 환상적이라서 나는 초반에는 당했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처참하게 홀로 코골이 폭풍속에 남겨지곤 했지만 이제는 선빵을 날릴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였음. 이만큼 성장하기 위해 매일 낮에 스스로에게 잘자라고 얘기하고 20분씩 낮잠을 자는 혹독한 훈련을 반복하였음</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놀랍게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 과정을 몇달을 반복하고 나니 </span><span style="font-size:9pt;">잘자 - 응, 잘자 - 툭 - 드르렁 대략의 4박자 리듬으로 동시에 잠들 수 있게 됨</span></div> <div>(종종 잘자 - 응, 잘자 - 사랑해 - 사랑해 - 툭- 드르렁의 6박자 잠들기 기술을 사용하기도 함)</div> <div><span style="font-size:9pt;">재보진 않았지만 잘자에서부터 아무리 길어도 10초를 넘기지 않는다고 생각함</span></div> <div>스킬은 나날이 발전해서 초강력 카페인 음료를 마신 날에도 전혀 잠드는데 문제가 없음</div> <div><br></div> <div>이것으로 우리 부부는 상대방의 코고는 소리에서 해방되었음</div> <div>그리고 <span style="font-size:9pt;">우린... 딱히 고쳐진 건 아니지만.. 서로의 코고는 소리를 꽤 오랫동안 들어본적이 없음</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심심해서 써보는 뻘글.....</div> <div>그러나 이 글은 95% 실화, 5%의 과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