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음...</div> <div>벌써 20년 정도 지난 일이지만 그 날 일만은 그토록 생생하다.</div> <div>분명히 무슨 존재인가를 두 눈 부릅뜨고 뼛속까지 느꼈기에 꿈도 환각도 아님을 단언할수있다.</div> <div>'그' 경험은 그 전에도 그 이후로도 한번도 없다, 다행히.</div> <div> </div> <div>내가 13살, 그러니까 6학년 무렵이었던것 같다.</div> <div>미술학원을 다녔었는데, 친구가 어디서 귀신 이야기를 들었다며 내게 들려주었다.</div> <div>무서운 이야기 듣는 것을 어릴때부터 좋아하던 나는 매우 기대 했지만</div> <div>친구의 이야기가 너무 짧고 싱거워서 무섭지도 않았고, 지금 그 내용도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div> <div>이야기가 끝나자 나는 피식 웃으며 "에이~ 그게 뭐야." 하고 친구에게 핀잔을 주었다.</div> <div>그런데 그 무섭지도 않고 싱거운 귀신 얘기를 하던 친구가</div> <div>자꾸 주변을 의식하면서, 벌벌 떨면서 내게 속삭이듯 얘기를 했던 기억은 난다. </div> <div> </div> <div>친구가 그 이야기를 들려준 날 밤, </div> <div>(나는 항상 방 불을 켜놓고 잠을 잤다.)</div> <div>새벽에 갑자기 눈을 뜬 나는</div> <div>내 위, 천정에 있는 빨간색 귀신을 보았다.</div> <div>나와 같은 방향으로 누워 천정에 붙어</div> <div>팔과 다리는 형체가 없고 붉은 스카프 느낌이었는데 마구 허우적 대고 있었다.</div> <div>얼굴도 눈코입이 없는 둥그스름한 형태 뿐이었는데,</div> <div>나는 분명히 느꼈다.</div> <div>여자이고, 웃고 있고, 허우적 대며 춤추고 있다는걸.</div> <div>나는 고요하게 경악하고 있다가 아아아악!! 하고 소리를 지르면 부모님 방으로 달려들어갔었다.</div> <div> </div> <div>지금까지의 이야기는 '그 날'의 '그' 경험이 아니다.</div> <div> </div> <div>내가 이 이야기를 먼저 한 까닭은, </div> <div>이 일이 '그 날' 내게 일어났던 일과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div> <div>그 즈음에 이렇다 할 특별한 일은 미술학원에서 귀신얘기를 듣고 </div> <div>그 날 밤, 귀신 같은 형체를 봤다는 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진짜 사건은 며칠 뒤 새벽에 일어났다.</div> <div>나는 빨간 귀신 사건은 꿈이라고 치부해 버리며 머리 속에서 지워가고 있었다.</div> <div>갑자기 자다가 눈을 떠서 눈이 부셔서 헛것을 본것이라고.</div> <div> </div> <div>그 날 밤, </div> <div>나는 자다가 새벽에 눈을 번쩍 떴다.</div> <div>무슨 소리가 난 것도, 무언가 나를 건드린 것도 아닌데</div> <div>쿨쿨 자다가 별안간 눈이 번쩍 떠졌는데.</div> <div>참 지금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div> <div> </div> <div>눈을 뜨자마자 나는 우리 아파트 단지 입구로 무언가 들어왔다는 것을 '알았다'.</div> <div>나는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고 있었는데</div> <div>피부에 땀구멍 하나하나, 털 하나하나로 무언가 우리 아파트 단지로 들어와</div> <div>곧장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div> <div>지금도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div> <div> </div> <div>마치 내가 새가 되어 우리 아파트 단지를 내려다보고 있고 누군가 나를 목표로 걸어오고 있는 것을 쳐다보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div> <div>그러나 눈으로 보고 아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 뇌와 피부와 뼈가 알려주고 있는 느낌이었다.</div> <div>누가 명확하고도 남게 나 하나를 목표로 두고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다가오고 있었다.</div> <div>그 속도와 걸음걸이마저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걸음걸이는 흔들림 없고 미끄러지듯 하였다.</div> <div>그 형체는 검거나 투명하게 느껴졌다. </div> <div> </div> <div>그리고 '그것'의 (사람도 짐승도 아니므로 '그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div> <div>마음, 심리 상태 또한 뼈와 털과 피부로 느껴졌다.</div> <div>너무나 무서운, 모골이 송연 해질 정도의 얼음장처럼 차갑디 차가운 '증오'였다.</div> <div>살의를 품은 '증오'였다.</div> <div> </div> <div>나는 침대에 누워 공포로 인한 것인지, 가위에 눌린 것인지,</div> <div>손가락 하나 까딱 못하고 눈알만 데굴데굴 굴리며,</div> <div>'그것'이 왜 나에게 증오를 품고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인지</div> <div>영문을 알아내려 애쓰고 있었다.</div> <div> </div> <div>'그것'은 아파트 입구를 지나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점점 우리 아파트에 가까워져 왔고,</div> <div>'그것'이 엘레베이터를 탔는지, 계단으로 오는건지</div> <div>1층.. 2층.. 3층.. 가까워 올 때 (우리집은 10층이었다.)</div> <div>나의 공포도 증폭 되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것'이 우리집 현관을 지나 내 방으로 곧장 왔을 때,</div> <div>나는 드디어 그 실체를 보게 됨에, 두 눈을 크게 뜨고 내 방문을 쳐다 보았다.</div> <div>도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사람 모양인지, 짐승 모양인지, 외계인인지 보려고 했으나,</div> <div>분명 내 방 문 앞에 서서 나를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는데도,</div> <div>나는 그것을 볼 수가 없었다. </div> <div>그냥 투명하고 아무 것도 안 보였다. 그 존재만이 뼛 속 깊이 느껴졌다.</div> <div>나는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서 내 방 문 쪽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div> <div>곧 잡아 먹힐 먹이의 심정이었다. </div> <div>그 순간, 그 존재의 가장 가까운 느낌은 먹이를 앞에 둔 늑대 같았다.</div> <div>이상하게 그것이 생각하는 바가 텔레파시처럼 내 뇌에 들어와 박히듯 나는 그것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div> <div> </div> <div>'그것'은 내 방 문치에 서서 몇초간 나를 증오에 차서 노려보다가</div> <div>순식간에 1,2초 사이에 슈와아아악! 하고 나를 덮쳐 와,</div> <div>내 몸 속에 들어왔다.</div> <div> </div> <div>이 때, 나는 사람들이 보통 얘기하는 '가위'라는 것에 처음으로 눌리게 된다.</div> <div>13살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div> <div>몸에 지지징 하며 전기가 흐르는 것 같고, 몸은 움직일 수 없었다.</div> <div>한참을 그러다 결국 몸부림 치며 가위에서 풀려났다.</div> <div>아마 이 날은 소리를 지르며 부모님 방으로 뛰어가지는 못했던 것 같다.</div> <div>그냥 기절해서 다시 잠들었었던것 같다.</div> <div> </div> <div>이것이 내가 그 날 경험한 일이다.</div> <div> </div> <div>인터넷에 올라오는 공포스럼 체험이나 괴담 중에 이런 이야기가 가끔 보인다.</div> <div>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는데 어떤 할머니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div> <div>분명 문 뒤에 있어 알 수 없는데도 남자이고, 초인종 밑에 서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div> <div>이런 류의 이야기를 읽으면 나는 그게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다.</div> <div>얼마나 자세하고 세세하게 나에게 느껴지는지 나도 느껴보았으니까.</div> <div>꿈도 환각도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div> <div> </div> <div>다행히, 그 경험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나는 그 한번뿐인 경험을 결코 잊지 못한다. </div> <div>아니, 잊혀지지가 않는다.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실제 경험에서 가감없이 적어보았습니다.</div> <div>허무맹랑하게 느껴졌다면 죄송합니다. </div> <div>혹시 이런 경험에 대해 아시는 분이 계시면 얘기를 좀 듣고 싶네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