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이수명,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너무 많은 손들이 있고
나는 문득 나의 손이 둘로 나뉘는 순간을 기억한다
내려오는 투명 가위의 순간을
깨어나는 발자국들
발자국 속에 무엇이 있는가
무엇이 발자국에 맞서고 있는가
우리에게는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이 있고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육체가 우리에게서 떠나간다
육체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우리에게서 떨어져나가 돌아다니는 단추들
단추의 숱한 구멍들
속으로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이문재, 소금창고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
바다로 가는 길 따라가던 갈대 마른 꽃들
역광을 받아 한 번 더 피어 있다
눈부시다
소금창고가 있던 곳
오후 세 시의 햇빛이 갯벌 위에
수은처럼 굴러다닌다
북북서진하는 기러기떼를 세어보는데
젖은 눈에서 눈물 떨어진다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었다
조정권, 약리도
물고기야 뛰어 올라라
최초의 감동을
나는 붙잡겠다
물고기야 힘껏 뛰어 올라라
풀바닥 위에다가
나는 너를 메다치겠다
폭포 줄기 끌어내려
네 눈알을 매우 치겠다 매우 치겠다
정호승, 꽃 지는 저녁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박철, 연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번
돌아올 때까지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BGM]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3] | 통통볼 | 17/02/09 19:56 | 1634 | 34 | ||||||
[BGM] 아닌 건 과감하게 끊어 내야 한다 [1] | 통통볼 | 17/02/06 18:29 | 2745 | 32 | ||||||
[BGM] 나는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1] | 통통볼 | 17/02/05 23:44 | 1390 | 36 | ||||||
[BGM] 너는 모든 남을 요약하여 내게로 왔다 [1] | 통통볼 | 17/02/02 15:03 | 1534 | 21 | ||||||
[BGM] 혹시나 네가 이 글을 볼까봐, 몇 글자 끄적여 본다 [5] | 통통볼 | 17/02/01 12:20 | 1961 | 32 | ||||||
[BGM] 저 별빛, 새벽까지 욱신거릴 것이다 [1] | 통통볼 | 17/01/31 17:53 | 1563 | 27 | ||||||
[BGM] 헤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2] | 통통볼 | 17/01/31 15:11 | 2254 | 31 | ||||||
[BGM]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2] | 통통볼 | 17/01/31 11:19 | 1305 | 19 | ||||||
[BGM]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 통통볼 | 17/01/31 08:48 | 1155 | 18 | ||||||
[BGM] 오늘도 내가 나를 슬프게 했네 [1] | 통통볼 | 17/01/29 20:00 | 1413 | 26 | ||||||
▶ | [BGM]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 통통볼 | 17/01/24 10:47 | 1650 | 18 | |||||
[BGM] 끝이 있긴 한 건지 [1] | 통통볼 | 17/01/24 02:34 | 2268 | 30 | ||||||
[BGM] 괜찮아, 이젠 괜찮아 | 통통볼 | 17/01/24 02:33 | 1617 | 23 | ||||||
[BGM] 나는 나대로 살면 된다 | 통통볼 | 17/01/24 02:15 | 1550 | 27 | ||||||
[BGM] 너에게 쓰는 편지 [2] | 통통볼 | 17/01/17 02:40 | 1568 | 16 | ||||||
[BGM] 내겐 그 순간이 영화였다 [2] | 통통볼 | 17/01/16 23:51 | 2314 | 23 | ||||||
[BGM] 어떤 꿈도 몸에 맞지 않았다 [3] | 통통볼 | 17/01/14 03:05 | 1999 | 25 | ||||||
[BGM]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1] | 통통볼 | 17/01/12 21:43 | 1590 | 23 | ||||||
[BGM] 너는 나의 바람이었다 [1] | 통통볼 | 17/01/12 19:32 | 1715 | 19 | ||||||
[BGM] 나는 완전하고 싶었다 [3] | 통통볼 | 17/01/12 07:00 | 1542 | 24 | ||||||
[BGM] 삐친 것과 화난 것 [1] | 통통볼 | 17/01/11 13:10 | 2535 | 23 | ||||||
[BGM] 너는 사라질 수도, 떠날 수도 없다 [3] | 통통볼 | 17/01/10 13:45 | 1229 | 17 | ||||||
[BGM] 그대와 나, 둘만 살았으면 좋겠다 | 통통볼 | 17/01/10 12:36 | 1337 | 22 | ||||||
[BGM] 삶은 고질병이 아닌, 고칠 병이란 생각이 든다 [2] | 통통볼 | 17/01/10 05:17 | 1353 | 17 | ||||||
[BGM] 다 괜찮아질 줄 알았어 [1] | 통통볼 | 17/01/08 21:37 | 1147 | 20 | ||||||
[BGM] 너를 만지고 싶다 [1] | 통통볼 | 17/01/05 04:56 | 1697 | 26 | ||||||
[BGM] 이해만 하는 사랑 [3] | 통통볼 | 17/01/04 17:06 | 1468 | 27 | ||||||
[BGM]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3] | 통통볼 | 17/01/03 22:47 | 1829 | 38 | ||||||
[BGM] 사람의 본성은, 마지막 뒷모습에 담겨 있다 [1] | 통통볼 | 17/01/02 16:00 | 2636 | 30 | ||||||
[BGM] 다시 봄이 오면, 너는 또 봄일까 [2] | 통통볼 | 17/01/02 07:22 | 1625 | 30 | ||||||
|
||||||||||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