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6년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괜히 제가 기쁜 것 같네요.</P> <P> </P> <P>문득 우리 엄마 얘기가 생각나서 씁니다.</P> <P> </P> <P>저는 이제 20대 후반 다가가는 나이이고, 우리 어머니는 1980년 고등학생이셨죠.</P> <P> </P> <P>근처에 고등학교가 없어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시던 우리 엄마</P> <P> </P> <P>날짜는 정확히 모르지만 밖에 사이렌 같은 게 울리고 시끄러워서 불안에 떨었다고 합니다. </P> <P> </P> <P>다음날 학교에 가려고 하니 옆집 아저씨가 학교 가지 말라고 했다더군요. 사람이 죽고 있다고...</P> <P> </P> <P>그때부터 아무것도 없는 방안에서 총소리와 비명소리, 고함소리, 사이렌 소리들을 들으며 </P> <P> </P> <P>우리 엄마는 몇번이고 공포를 느꼈다고 합니다. </P> <P> </P> <P>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를 때 시골에서 외할머니가 찾아오셨다더군요.</P> <P> </P> <P>버스가 더이상 들어가지 않아 트럭을 얻어타기도 하고 결국엔 위험한 길을 돌아돌아 엄마가 하숙하던 집에 도달하셨습니다.</P> <P> </P> <P>반찬 보따리를 가지고요. </P> <P> </P> <P>둘은 서로 안고 서럽게 울었다고 합니다.</P> <P> </P> <P>전화도 안되고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엄마의 생사를 알아보러 오셨다고 합니다.</P> <P> </P> <P>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무모하실 수가 없죠.. </P> <P> </P> <P>그런데 외할머니는 정말 그때는 가만 있으실 수가 없으셨다고 하더군요..</P> <P> </P> <P>죽은 듯 방에 박혀 계시던 두분이 공포에 지쳐갈때쯤 </P> <P> </P> <P>모르는 청년이 문을 두드리며 이제 나오셔도 된다고 했다더군요.. </P> <P> </P> <P>그때까지도 두분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P> <P> </P> <P>TV가 있는 집이 흔치 않았는지는 몰라도 채널에서는 언급도 안해주니 말이죠..</P> <P> </P> <P>그리고 몇년 후 아버지를 만나 제가 태어나게 됩니다. </P> <P> </P> <P> </P> <P>저희 엄마는 영웅도 무엇도 아니죠.</P> <P> </P> <P>그냥 그 속에 있던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었습니다. </P> <P> </P> <P>하지만 엄마는 학교에 다시 나갈수 있을 때 더이상 나오지 않는, 아니 나올수 없던 친구의 빈자리를 보고 친구들과 울었다고 합니다.</P> <P> </P> <P>그 작은 여고생 역시 당신들이 말하는 폭동의 일원이었을까요 ?....</P> <P> </P> <P>아니면 민주화 항쟁속에서 용기를 내다, 아니면 너무도 평범하고 누려야할 일상속에 갑작스럽게</P> <P> </P> <P>그 좋은 봄날에 떠나야만 했던 그저 평범한 국민이었을까요 ?</P> <P> </P> <P> </P> <P> </P> <P>웃음거리로, 희화거리로 삼기 전에 생각해주세요</P> <P> </P> <P>아무 저항도 못하고 군화발에 차여야만 했던 그 여학생이 바로 당신의 어머니였을지도 모른다는 것을..</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