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  <div><br></div> <div>특별하지 않은데도 특별한척 과시하는 사람인가, </div> <div><br></div> <div>아니면 특별한 사람임에도 누구보다 평범하게 보이길 원하는 사람인가 ? </div> <div><br></div> <div><br></div> <div>나의 내면을 아는 사람들은 놀라겠지만, 누군가 나에게 물었을때 나는 전자를 택하곤 했다. 그리고 멋쩍은 듯 웃으며 으쓱 하는 그 제스쳐, </div> <div><br></div> <div>그것까지도 비범함을 원하는 평범한 사람의 갈망으로 승화시키곤 했다. 누구도 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div> <div><br></div> <div>오늘 카페에서 그를 만나기 전까진.</div> <div><br></div> <div><br></div> <div>일본 추리작가들의 온갖 살해트릭이 담긴 노트를 다시한번 찬찬히 정독하며, 다음 타겟에 대한 시나리오를 꾸미고 있을때 한 겨울에 빨간 코아래 더 빨간 입술로 아이스 카페모카를 쭉쭉 빨아먹는 한 남자가 다가왔다. </div> <div><br></div> <div>유난히 빨간 입술 주변엔 정돈되지 않은 듯한 수염이 듬성듬성 나있고, 그 위를 툭 튀어나온 광대뼈로 포인트를 마감하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겨울과 어울리지 않는 하와이풍 반팔티셔츠와 반쯤은 어거지로 접어올린 청바지 역시 그의 외양을 판단하는데 더욱 혼돈을 주고있었다. </div> <div><br></div> <div>그래, 굳이 말하자면 그는 그냥 뭔가 방금 씻은 노숙자 같은 형상이었다. </div> <div><br></div> <div>반면에 나는 아주 극상의 명품은 아니지만 깔끔한 와이셔츠와 슬랙스, 그리고 스니커즈로 마무리 하며 헤어는 정갈하게 7:3 정도로 정돈한 상태. </div> <div><br></div> <div>병적으로 정돈된 상태와 자기관리의 중간지점쯤에서도 자기관리 하는 사람에 가까워 보이고자 하는 그러한 상태. 그게 나였다. </div> <div><br></div> <div>간단히 말하자면 그와 나의 만남은 부자연스러움의 극치라고나 할까.</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런 혼돈따윈 일상인듯 그는 허락도 없이 나의 작은 원탁 테이블 반대편에 앉아 나를 잘 안다는 듯 히죽히죽 웃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반대편의 나는 오히려 표정관리를 하며 닥쳐온 이 상황을 이해하느라 다른 일들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div> <div><br></div> <div>" 눈빛과 위치선정, 꾸민 꼴을 보아하니 한 5명 죽였나 보다 ~ 그치 ?"</div> <div><br></div> <div>애써 관리하던 표정도 그 말을 듣는 순간 더 없이 굳어버렸다. </div> <div><br></div> <div>" 헤헤.. 어떻게 알았냐는 눈빛이네. 아 뭐.. 그냥 졸부느낌이 나서. 원래 3명쯤 죽이면 빚 갚고 4명째 부터 사고싶은 거 사잖아~ 그런데 아직 폼은 안나네 .. 키키"</div> <div><br></div> <div>처음으로 마주친 그의 눈은 허름한 옷차림과는 다르게 마치 뱀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내가 내 페이스를 찾았을때는 그가 떠나고 5분정도 지나서였다.</div> <div><br></div> <div>그는 쪽지 하나를 남기고 갔다. </div> <div><br></div> <div> ' 린저씨 팀원 급구 : XXFiKNdXX , 1710011530-하데스섭 '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린저씨 하데스 섭에 접속하였다. 17년 10월 1일 오후 3시 30분, </div> <div><br></div> <div>XXFiKNdXX 에게 귓말을 걸었다.</div> <div><br></div> <div>- 제시</div> <div><br></div> <div>- 두당 현1장</div> <div><br></div> <div>- .. 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장소를 받고, 나는 약속한 날짜에 약속한 장소로 갔다. </div> <div><br></div> <div>"헤헤, 빨리왔네. 연장 챙겨왔어 ? "</div> <div><br></div> <div>난 내 자켓을 열어 회칼을 보여준다. </div> <div><br></div> <div>"아, 칼 전문인가봐? 뭐 .. 어쨋든 말한대로 저기 등산회 아재 아줌들 5명인데, 뭐 치정살인인데 혼선주려고 다 죽이는 거니까 깔끔하게 처리하자구.</div> <div><br></div> <div>의뢰한 사장님이 단단히 화가났어.크크크크 "</div> <div><br></div> <div>꼭 이런식으로 팀플레이를 하면 서브역할을 맡는 사람은 늦게서야 정보를 알게 된다. 뭐, 상관없다. 단지 나이먹은 사람들이라는 게 짜증나지만 살집이 있으니 뭐 나름 즐거움도 있을것이다.</div> <div><br></div> <div>인적없는 산기슭 오두막에서 술이 거나하게 취한 중생들이 허물을 벗어던지고 욕정을 사정없이 드러내기 시작하자, 우리는 연장을 꺼내고 슬금슬금 들어갔다. </div> <div><br></div> <div>아니나 다를까, 아주 물고 빠느라 정신이 없는 행태를 보고 구역질도 올라왔으나 일은 일이니까. </div> <div><br></div> <div>메인이 먼저 들어가겠다고 나한테 눈치를 보낸다. </div> <div><br></div> <div>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안을 보니, 남자 3명의 등판에 있는 커다란 문신들이 보인다. </div> <div><br></div> <div>왜 굳이 팀플레이를 하려고 하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갔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역시나 상관없다.</div> <div><br></div> <div>매에 장사 없으니.</div> <div><br></div> <div>덩치들은 특별히 5방씩 찔러준다. 빨리 찌르는 건 내 특기다. 항상 턱걸이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결과라고 할까.</div> <div><br></div> <div>그렇게 메인이 덩치 1, 여자2를 정리하는 동안 내가 덩치 1을 정리하고, 둘이 힘을 합쳐 나머지 덩치 1명을 정리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우리는 서로 대치상태에 들어갔다.</div> <div><br></div> <div>"휴 .. 헤헤.. 쉽지 ? 이게 두당 1장이야.. 크크"</div> <div><br></div> <div>"그렇네"</div> <div><br></div> <div>"고생했어. 내 오토바이에 니 몫 1장 있다. 가져가"</div> <div><br></div> <div>그럴줄 알았다. 나는 그냥 내 연장을 덩치들이 벗어놓은 등산복으로 닦으며 한숨을 섞어 말했다.</div> <div><br></div> <div>"생각보단 포션이 적네.2장은 될줄 알았는데."</div> <div><br></div> <div>그때까지 헤헤거리던 그의 눈이 다시 뱀눈으로 바뀌며 나를 보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div> <div><br></div> <div>"욕심부리면 이바닥 오래 못가는 거 알지. 너도 알거아니야. 슬슬 알만할거 같은데.. 많이 챙겨준거"</div> <div><br></div> <div>흠. 협상 결렬이다. </div> <div><br></div> <div>본업으로 돌아가야겠다. </div> <div><br></div> <div>사실 회칼을 닦은건 곧 다시 써야될것 같아서였는데, 생각보다 빠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눈빛이 한번 해보자는 것 같네? 헤헤. "</div> <div><br></div> <div>그가 자세를 낮추고 칼을 똑바로 든다. </div> <div><br></div> <div>나는 그냥 연장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뒷짐을 졌다.</div> <div><br></div> <div>"항복~ 항복. 오토바이 어디있는데."</div> <div><br></div> <div>"역시 넌 똑똑해. 헤헤.. 3번 등산로 우측 400m 지점이다."</div> <div><br></div> <div>안심한듯 웃으며 뒤돌아 사체를 모으고 사진을 찍는 그를 돕고나서 나지막히 물어보았다.</div> <div><br></div> <div>"같이 사진 찍어줄까 ? 기념으로"</div> <div><br></div> <div>"그래~ 그거 눌러주면 돼"</div> <div><br></div> <div>시대가 어느시대인데 필름 카메라로 찍는지 모르겠다. 뭐 사진동아리 그런건지 몰라도 필름 카메라의 장점은 시간을 속일수 없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할 거 다 한것 같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뒷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어 카메라를 보며 눈을 감았니 어쩌니 지랄하고 있는 그새끼 목뒤를 날려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목은 질겨서 잘 안먹으니까 괜찮겟지."</div> <div><br></div> <div><br></div> <div>한마디 아우성도 없이 앞으로 꼬구라지는 촌스러운 새끼. </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도 그 새끼 덕분에 오늘도 물량을 괜찮게 확보한것 같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요즘 그램당 시세가 어떻더라~"</div> <div><br></div> <div><br></div> <div>평범한 킬러인척 직업을 숨기는 것도 쉽지 않지만 벌이가 나쁘지 않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이만큼 쉽게 작업할수 있는 장소도 없고~" </div> <div><br></div> <div><br></div> <div>절로 콧노래를 부르며 적당히 절단한 시체들을 봉투에 넣고 준비한 아이스팩을 넣어주며 </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촌스러운 새끼가 남겨준 돈은 가져가고 미<span style="font-size:9pt;">리 봐둔 위치에서 캐리어들을 굴린후</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오토바이 연료통을 열어 불을 질러 오두막을 캠프파이어장으로 만들고 나서 차에 캐리어를 실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정말 완벽한 직업이 아닐 수 없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이 사냥꾼이란 직업은 말이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원래 똑똑한 사냥꾼일수록 덫을 잘쓰는 것 아닌가 ? </div> <div><br></div> <div><br></div> <div>굳이 따지자면 나는 인간 사냥꾼이겠지만. </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제 고객들이 기다리는 내 가게로 향해야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사진도 있겠다, 요즘 뭐 유통기한 이런거 시끄러운데 나도 고객들에게 한층 신뢰를 줄수 있을 것 같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이제 6명째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운좋은 일이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 </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오늘은 친구들을 불러서 고기파티를 해야지.</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