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거두절미하고</P> <P>오래 전 중 3때 학원을 다녔음.</P> <P>친구놈들이랑 같이 만나서 학원을 가는데</P> <P>그날 보슬비가 내렸었는데 길 옆 가로수에</P> <P>조그마한 강아지가 바들바들 떨고 있었음.</P> <P> </P> <P>오래 전 일이라 무슨 종인지는 모르겠는데</P> <P>털이 많고 조그마한 흰 강아지였음.</P> <P>그냥 짱구의 흰둥이라 생각하심 좋겠음.</P> <P> </P> <P>암튼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강아지가 가여워</P> <P>친구들과 의논 후, 강아지를 학원으로 데리고 갔음.</P> <P>학원은 그리 크지않은 사립형 학원이었는데</P> <P>학원원장이 좀 개념이 없는 사람임.</P> <P> </P> <P>개념이 없어 그냥 무시하는 타입인데</P> <P>그 날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고 우리 3명을 불러놓고</P> <P>뭐하는 짓거리냐며 다그치기 시작함.</P> <P> </P> <P>멀쩡한 동물도 아니고 아파 뒤질 것 같은 개새끼를 왜 데리고 왔냐며</P> <P>엄청 욕을 해대더니 충격적인 말을 내던짐.</P> <P> </P> <P>"화장실에 갖다버려. 변기물에 빠져 뒤지게."</P> <P>화장실은 수세식 화장실이라 쪼그려 앉아서 볼일보는 변기였는데</P> <P>거기에 빠져죽길 바랬던 모양임-_-..</P> <P> </P> <P>하..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뜀..</P> <P>그 말에 빡친 우리는 그럼 동물병원에 데려다주겠으니</P> <P>나갔다 온다고 했음.</P> <P>그러자 어디 더러운 걸 가지고 와서 학원을 더럽히냐며</P> <P>빨리 갖다오라며 성질냄.</P> <P> </P> <P>원장에 대한 원망으로 이를 악물고 보슬비를 맞으며 동물병원에 감.</P> <P>병원에 가서 진찰 받고나니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함.</P> <P>근데 이거 누구 개냐고 물음.</P> <P> </P> <P>주인 없는 강아지라 했더니 병원에선</P> <P>최소 15일까지는 보호해주지만 그 이후에</P> <P>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시킬 수 밖에 없다고 함.</P> <P> </P> <P>그 때 느꼈음. 드라마, 영화처럼 행복한 삶은</P> <P>현실에선 느낄 수 없다는 걸..</P> <P> </P> <P>지금이었다면 데리고 와서 키웠을텐데...</P> <P>너무 어린 나이에다 부모님이 동물 키우는 걸 반대하셨을 때라</P> <P>눈물을 머금고 병원에 맡길 수 밖에 없었음...</P> <P> </P> <P>오래 전 하늘나라에 간 이름 모를 강아지야..</P> <P>지켜주지 못해 미안해..</P> <P>이 세상 어느 누구도 너를 지켜주지 못했구나..</P> <P>사람에 의해 버려졌을텐데... 또다른 사람으로 인해</P> <P>두번 상처를 받게 해서 정말 미안해..</P> <P>하늘에선 행복하게 살길 바랄께..</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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