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의 이맘때,,,
   처음 현대중공업에 입사했을때가 생각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리에 앉아서 책만 보았던 시기.
   이름도 생소하고 용어도 생소한 책속의 글들을 보며..
   매일밤 나의 혀를 적셨던 알코올의 마력이 힘을 발휘하던 시간들..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기 못하고,
   슬며시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었었지요..
 
   누군가가 나를 심하게 흔들어 깨우며 이야기 하더군요..
   자기 입사이래 15년 동안,
   근무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자는 인간은 처음 본다구요..
   그렇게 현대중공업의 회사생활을 시작했었습니다.
 
   종업원이 3만명에 육박하는 거대한 제조업 회사.
   회사내의 끝에서 끝까지가 버스 정류소로 20개가 넘는 회사.
   하지만 사람들은 정주영과 정몽준을 이야기하면 더 빨리 이 회사를 알죠..
   아~~ 정몽준이 회사.... 그렇게 말이죠...
 
   다뎀벼...

   이 커다란 회사의 일개 부속품으로 생활을 시작하며,
   약간은 이질적이고 낙천적인 이 청년이,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특이하게 비쳐줬던 모양입니다.
 
   많은 주의와 야단을 맞으며 보냈던 회사생활들...
   지금 생각하면 실소를 금할수 없는 여러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군요..
 
   사무실에서 손톱을 깍다 야단맞은 일.
   반바지를 입고 츨근하다 경비와 실갱이를 벌인일..
   딸딸이를 신고 다니다 낭패를 보았던 일..
   하루 근무시간 9시간을 채팅만으로 보냈던 적도 있고..
   제 주위의 모든 직원들을 통신의 세계로 인도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이 커다란 회사에서 조직의 일원으로 사는법을 배웠고,
   안정되고 달콤한 유혹에 빠지는 법도 즐겼습니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떠나보내기도 했었지요..
   이제는 괜찮았던... 추억으로 남기면서...
   내 인생중의 2막 1장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