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추석때의 일이었다.
.....
추석을 맞이하여 작은누이가 서울에서 놀러왔다.
큰누이의 하나밖에 없는 딸과 작은누이의 큰딸,
그러니까 두 조카가 서로 오랫만에 만났다.
서로 부둥켜 안고 좋다고 그런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른후, 큰누이가 자기딸 지예를 닥달한다.
처음엔 조그마한 소리더니 갈수록 목소리가 커진다.
그냥 그러려니 하다가 스을쩍 귀를 기울여서 들어보았다.
무슨 내용인가,. 무엇 때문에 애를 잡고 있는가.. 궁금해서 말이다..
내용인 즉슨, 초등학교 3학년생인 지예가,
오늘 하기로 되어있는 자기의 과제 : 바이얼린, 미술, 수영을 다 빼먹고,
마지막 남아있던 영어 공부까지 안할려 한다는 것이 아니냐며,
하소연 하듯이 말한다. 우리한테 대신 나무라라고 말하듯이...
허나, 나는 큰누이의 기대와는 다르게,
다소 어처구니 없는 모양새로 큰 누이를 책망했다.
조카가 이런 과정을 거치는 자체가 맘에 안드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큰누이의 이 異常한 교육의 행태는 참으로 나에게 맞지 않았던 고로...
피아노를 치기 싫어서 어머니에게 매로 맞으면서,
어린시절을 보낸 큰누이가 자기딸에게 똑같은 학습방법을 답습하다니,,
그것도 어머니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학습의 종류와 강도로 말이다.
우리집 이야기를 잠시 하려한다.
큰누이는 피아노를 전공하여 음대를 졸업하고,
결혼하여 남편 수입외에 애들 피아노 레슨을 부업으로 살고있다.
작은누이는 미대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역시 결혼하여 남편 수입외에 자신의 미술레슨을 부업으로,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두집 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애들 교육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은 뒤지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나는 물론 아무런 과외를 받지 못하고,
그냥 남들 다 다니는 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은 그 직장 그만두고, 조그만 사업을 하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남들보다 음악 쫌 좋아하고,
책읽는것 쫌 좋아하고, 머 그런 그런 정도이다.
나는 나의 아이에게,
이런저런 과외를 시키려는 아내에게 심한 어조로 반대하곤 한다.
그냥 내버려 두라고,
기능적인 측면을 업으로 삼을것이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 두라고,
작은누이와 약간의 토론적인 성향으로 목소리가 높아졌다.
어릴적의 예술관을 확실히 하지 못함으로 인한 불이익에 대해서,
하지만, 나역시 반문하였다.
천재는 자기가 필요로 할때, 남들의 10배의 속도로 학습을 한다고,,
시간과 연령과 공간적 개념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결국 결론은 양쪽다 팽팽히 자기의 주장을 펼치는 가운데,
별 관계없는 전화 한통화로 흐지부지 되었다.
곤혹스러워 하는 몸 불편한 아버지도 한몫 거들었고..
주위의 모든 여건들이 갈수록 異常하게 흘러간다.
이집 저집을 둘러보아도,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아이가,
피아노, 바이올린, 미술, 영어, 태권도, 웅변 심지어 바둑까지,,
안하는 것이 없다. 주위가 그러하니 누이들 마음은 불안할 것이다.
큰 누이의 조카 미술 공부는 작은누이가 시키고,
작은누이의 조카 피아노는 큰누이가 시키고,
꼽살에 낀 나의 집사람은 애들 산수나 영어 따위를 가르킨다.
이럭저럭 돈의 흐름은 평균적이나,
모든 교육과 학습을 다 경험해야 하는 나의 어린 조카들은,
우리시절 그 흔했던 오징어땅콩/라면땅 5분 할 시간조차 없단다..
사는것이 무엇이관대..
그때의 토론아닌 토론을 거치면서,
이런 저런 상념에 고민했었다.
교육에 관한 짧은 異見으로 말이다..
...........
그때나 지금이나.... 이놈의 별난 교육관은 그대로인 것 같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