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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428907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112
    조회수 : 32326
    IP : 125.177.***.105
    댓글 : 5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20/07/25 12:37:08
    원글작성시간 : 2020/07/23 08:50:49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28907 모바일
    내가 생각해도 너무 얼탱이 없는 이야기.SSul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어제 을지로 3가에서 내려서, 건덕후들의 성지 마하공구에 가서 건담런너 스탠드와 디오리진 건담</div> <div>메탈버니어를 산 뒤 을지로입구 롯데백화점 앞까지 걸어가는길에 세븐일레븐에 들러 하늘보리 하나</div> <div>사먹고 도착하자마자 그 앞 흡연부스에서 담배피우고 들어가서 세노비스 트리플러스맨 영양제</div> <div>하나 사... 야 이 매국노 쪽바리새끼야!!!!</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그러고나서,</div> <div>근처에서 만나기로 한 동네 나쁜형과 명동골목 삼겹살집에서 소주 두병에 삼겹살 2인분 먹고,</div> <div>대충 을지로입구에서부터 광장시장까지 걸어갔다가 '야 걸어간김에 충무로까지 가볼까?' 해서</div> <div>충무로까지 가서 맥주한캔씩 마시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형 여기까지 왔는데 마 느그서장 남천동살제?"</div> <div> </div> <div>"대부님 뜬금없이 그대사 치면 아 명분이 없다아임미까 명분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따위 이야기나 하면서 낄낄대다가, 야 재미없다 가자 해가지고 영화거린가 뭐 보다가</div> <div>돌아오는 길에 또 광장시장까지 걸어와서 tv에 많이 나온것 같은데 어쩐지 눈탱이는 아니고</div> <div>그냥저냥 괜찮은 녹두전집 가서 난 뜬금없이 꼬마김밥 먹고 집에 가려다가 계동치킨 가서</div> <div>맥주 500 세잔씩 마시고 노는데 옆자리 스무명 넘게 온 회식팀이 너무 시끄러워서,</div> <div> </div> <div>온몸으로 시끄러우니 조용히좀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해줬는데 한 250데시벨에서 249.3데시벨정도로</div> <div>줄여주더라. 아무튼 거기서 한참 마시고 나오는 길에 담배하나 피워야지 싶어서 밖에서 담배</div> <div>하나 피우다가 지나가던 노숙자한테 두까치 삥뜯기고 종로 5가 보령약국 앞에서 인사돌은 보령약국</div> <div>같은거 외치면서 헤어지고 집에 오는데 당연히 전철엔 자리가 없었고 한참 서서 오면서 썬더볼트 건담</div> <div>디셈버스카이 보면서 야 이 매국노새끼야!!!</div> <div> </div> <div>아무튼 그거 보면서 오는데 자리가 나서 앉자마자 바로 잠들어버렸고 깨는순간 도착지 문이 열리고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하느님 제가 30초쯤 일찍 눈을 뜨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그 취한 와중에도 랄라 오비라거를 흥얼거리며 대충 집에 왔는데</div> <div> </div> <div> </div> <div>자 이제부터 사건이 생겼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집엔, 내가 자는 방엔 아주 오래된 서랍이 하나 있다.</div> <div>그 서랍에 뭐가 들었는지는 평소에 알고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었다.</div> <div>우리 가족 구성원들은 암묵적으로 그 서랍을 열지 않았다. 딱히 그 서랍을 연다고</div> <div>그 안에 봉인되어있던 마물이 나오거나 그러는건 아니지만, 그냥 안열어보는 그런 서랍이였다.</div> <div> </div> <div>그런데 술도 취했고, 요새 좀 안좋은일도 많아서 마음이 헛했는지 금새 판도라에 빙의되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제우스님께서 이 상자는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고 하셨지만"<br></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하면서 상자를 슥 열었는데 어? 오이비누네?</div> <div> </div> <div> </div> <div>다른 뭐 폴더폰 아니면 오래된 가전제품 설명서 이런것도 많았는데 </div> <div> </div> <div>유독 그 뚜껑도 안딴 오이비누가 눈에 들어왔다. 오이비누라. 군대말고는 딱히 기억이</div> <div>없긴 한데 잠깐만, 그러고보니 옛날 목욕탕에도 오이비누는 많았지. 다들 오이비누의 그 냄새를</div> <div>싫어했는데 난 엄청 좋아했다. 그런데 다들 싫어하니까 누가 나한테 '야 너도 오이비누 싫어하지?'</div> <div>하면 난 사회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어? 응 어... 그렇지...' 하면서 얼무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div> <div>아픈 기억들도.</div> <div> </div> <div> </div> <div>ㅅㅂ 나 오이비누 좋아한다고...</div> <div> </div> <div> </div> <div>그 특유의 오이향과 화학비누향이 섞인 오묘한 냄새가 참 좋았는데.</div> <div> </div> <div>어느샌가 찾아볼 수 없어져 좀 아쉬웠다. 아 물론 좋아만 하는거지 실제로는 안쓴다.</div> <div>고명없는 맹물수제비가 추억이고 그 맛이 떠올라 한번씩 먹을 수는 있어도 매일먹으라 그러면</div> <div>수제비하고 싸우지 내가.</div> <div> </div> <div> </div> <div>아무튼 음 오이비누... 하면서 상자를 닫으려는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러고보니 오이비누에서는 진짜 오이맛이 나는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div> <div> </div> <div>왜냐면, 난 오이도 좋아하니까.</div> <div> </div> <div> </div> <div>아 진짜 좋아함;</div> <div> </div> <div>아무튼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있는데 나의 내면이 말을 걸어왔다.</div> <div> </div> <div> </div> <div>'물론 오이비누라는게 오이향이 나는거지 오이맛이 나는건 아니지. 야 그렇게따지면 살구비누에서는</div> <div>살구맛 나야되냐?'</div> <div> </div> <div> </div> <div>내면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길래, 내가 즉각 중얼거리며 나의 내면에게 반박했다.</div> <div> </div> <div> </div> <div>"살구비누 먹어본적 있냐?"</div> <div> </div> <div> </div> <div>'어? 어라 시발?'</div> <div> </div> <div> </div> <div>이겼다. 나의 내면에게 이겼어. 난 나 자신을 이겼다.</div> <div> </div> <div>그리고 오이비누를 깠다. 음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이 추억의 냄새. 당연히 내가 단전쯤에서 오이비누</div> <div>포장을 깠으니 거기서부터 올라오는거지. 아무튼 음. 좋은냄새다.</div> <div> </div> <div>안쪽 비닐봉지를 까자 그 향이 더욱 더 짙게 퍼져나갔다. 이거 방향제 대신에 써도 괜찮겠는데?</div> <div>대신 좀 오래되서 그런가 오이향이 엄청 강하고, 비누향이 좀 적은것 같았다. 아니면 원래 이런 향인가?</div> <div> </div> <div> </div> <div>냄새를 한번 맡아보고, 소림축구에 나오는 주성치처럼 한입을 베어무는 순간</div> <div> </div> <div> </div> <div>"야 이거 오이 맞네 엀어오옰"</div> <div> </div> <div>하며 화장실로 뛰어가 오이와 함께 그날 먹은 술과 음식을 모두 토했고 난 왠지 모를 서러움에 숨죽여</div> <div>엉엉울며 방으로 돌아와 눈물콧물 다짜며 "인생시발 엉엉" 하며 울고있는데 아차, 저거 정리해야지 하며</div> <div>끅 끅 울음삼키면서 상자를 닫고 잠깐 거실을 둘러보았다.</div> <div> </div> <div>그러다가 한입 베어물은 이 오이비누 어떻게 처리해야되나 싶어서 그냥 욕실에 갖다놓으면 누구라도</div> <div>쓰지 않을까? 했지만 '야 이거 비누 누가 한입 먹은거같이 파여져있냐' 라고 누군가 물었을때</div> <div>'아 그거 쥐가 그런거 같아요' 해봤자 우리집 아파트인데 단번에 내가 범인될거같고,</div> <div>뭐하다가 그렇게 됐냐고 물었을때 '제가 궁금해서 먹어봤어요' 하면 믿지도 않을거고 믿는다해도</div> <div>또 그건 그거 나름대로 문제고.</div> <div> </div> <div> </div> <div>난 방에서 모형용 칼을 가지고 와 정성스럽게 오이비누를 원래 모양처럼 깎기 위해 방바닥에 앉아</div> <div> </div> <div> </div> <div>"아 생쌀이 그냥 밥이 되나!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하면서 방망이깎는노인 놀이 하다가</div> <div>"이보시오 이제 그만 다 된 것 같은데 그만 주시오" 하면서 손님과 방망이노인 번갈아가면서</div> <div>비누를 깎아대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중얼거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옘병 씨버럴 그냥 버리면 되는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러고서는 그냥 휴지통에 비누를 버리고 대충 뒷정리한다음에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div> <div>그러니까 오늘 일어나자마자 비누향이 입에 맴돌고 숙취도 남아있는것같고 해서 2차 토한뒤</div> <div>지금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음?)</div> <div> </div> <div> </div> <div>그러니까 오늘의 교훈은 이거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오이건 살구건 뭐건 비누는 먹지말자.</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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