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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울메이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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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216717
    작성자 : 소울메이커
    추천 : 170
    조회수 : 15202
    IP : 175.192.***.11
    댓글 : 1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8/17 09:59:32
    원글작성시간 : 2015/08/09 22:36:15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16717 모바일
    오빠 둘, 남동생 하나22- 옛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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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div>외할아버지가 암투병 끝에 돌아가신지 1년이 조금 넘었다.</div> <div>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허락없이 결혼한 딸, 즉 우리 엄마를 집에서 내쫓았다.</div> <div>"너 같은 딸 둔 적 없다!"고 서슬퍼런 말을 화내지 않고 말하는 외할아버지를 보면서</div> <div>엄마는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옷 가지만 싸서 집을 나왔다고 한다.</div> <div> </div> <div>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그 뒤로 정말 인연을 끊고 살았다고 한다. </div> <div>엄마는 고된 시집살이나, 육아에 지칠때 아주 가끔 집에 전화를 했고, 누군가 받으면 아무 말 없이 수화기를 들고만 있었다고 한다.</div> <div>그러면 받은 상대방 즉, 외할머니나 외할아버지도 아무말도 않고 수화기를 든 채 몇 분을 있었다고 한다.</div> <div>그렇게 묵언 수행 같은 통화를 마치면 엄마의 마음은 어김 없이 무너지곤 했다고.</div> <div> </div> <div>결혼을 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 막내를 낳을 때쯤, 작은 사고로 인해 조산을 하게 된 엄마를 보고</div> <div>아빠는 외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고 한다. 잠시만 시간을 내서 딸을 보러 오시면 좋겠다고.</div> <div>말 없이 전화를 끊은 할아버지를 달래서 할머니는 병원으로 오셨고,</div> <div>큰오빠의 말에 의하면 (나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외조부와 외조모를 처음 본 날이라고 했다.</div> <div> </div> <div>허락하지 않았던 결혼, 얼굴도 몰랐던 손자들과 손녀에 퉁퉁 부은 얼굴로 누워있는 딸을 보고</div> <div>그분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쉽게 짐작이 가지 않는다.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걸까.</div> <div> </div> <div>그렇게 몇년 지나고, 엄마의 건강이 좋지 않아지자 선뜻 우리 남매를 돌봐주시기도 했다.</div> <div>6개월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는데, 주말에 가끔 병원에 가서 엄마를 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div> <div>그 때 기억이 정확치는 않은데,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쓸데 없는 일로 떼도 많이 부렸다.</div> <div>어린 손주 넷을 한꺼번에 보느라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많이 고생을 하셨을 거라는 생각에 늘 죄송하다.</div> <div> </div> <div>외할아버지는 위암이었다. 고집센 우리 할아버지는 죽어도 병원에 입원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가족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div> <div>아빠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하듯 장인어른께 늘 최선을 다했다.</div> <div>병원에 가는 날 마다 할아버지를 들쳐업고 차에 태워, 병원 앞에서 다시 할아버지를 업고 다니는 것을 3년이나 했다.</div> <div>엄마는 그런 아빠한테 고맙고 미안해했다. 할머니는 평생의 은인이라 했다. </div> <div>눈이오나 비가오나 그렇게 병원을 모시고 다녔고, 거의 말기에는 병원에서 살다시피했던 것도 아빠였다.</div> <div>같은 병실을 쓰는 아저씨가 자식을 잘 뒀다고 칭찬했을 때, 무뚝뚝한 할아버지는 대꾸하지 않았지만</div> <div>신기하게도 돌아가시기 전날 의식을 잃으셨을 때, 아빠가 병원에 도착하자 마자 잠시 의식을 회복하시기도 했다.</div> <div> </div> <div>할머니는 요즘 혼자 지내신다. 친구들과 가끔 놀러도 다니시고 엄마네 집에서 가끔 수다를 즐기기도 하신다.</div> <div>며칠 전에 우리 자취집에 할머니가 오신다고 해서, 쓸고 닦고 열심히 치웠는데</div> <div> </div> <div>외할머니: 얘네 이러고 사네... 불쌍한 것들... 집떠나면 고생인데, 니들끼리 뭘 어떻게 해먹고 살겠다고 나와서는...쯧쯧</div> <div> </div> <div>하셔서 다음엔 밖에서 뵙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div> <div>막내는 할머니를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아직도 어릴 때처럼 할머니 손을 잡고 다닌다.</div> <div>청년이 다 된 왠 외갓남자가 할머니 손을 잡고 다는 것을 보면 외할아버지가 보면 질투하겠지.</div> <div> </div> <div>오래간만에 뵙는 할머니는 우리의 모든 것이 궁금하신지 이것저것 물으셨다.</div> <div> </div> <div>외할머니: 남자친구는 있고?</div> <div>나: 없는데...</div> <div>외할머니: 우리 나나 이렇게 예쁜데 세상 남자들 다 뭐한다니.</div> <div>나: 할머니 눈에만 예쁜거면 어쩌지.</div> <div>외할머니: 네가 아빠를 닮긴 했지만... 엄마 닮았으면 좋았을 것을.</div> <div> </div> <div>라던지, </div> <div> </div> <div>외할머니: 너희 왜 다 그렇게 비쩍 말라가지고 송장처럼 다니냐. 뭐 해먹긴 하고?</div> <div>작은오빠: 우리 안 말랐어. 얘 봐 이거 다 살이라니까?</div> <div>나: 입 다물어!!!</div> <div>외할머니: 다이어튼지 뭔지 그게 애들 다 망쳐서... 막내는 뼈밖에 없네. 불쌍한 것.</div> <div>막내: 난 체중관리를 해야해.</div> <div> </div> <div>특히 엄마를 닮은 큰오빠를 볼 때마다, '지 할아버지 쏙 닮았어.' 하고 흐뭇하게 보신다.</div> <div>막내를 볼때는 내 똥강아지! 내 강아지! 아이고 내 새끼!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곤 하신다.</div> <div>우리 자취집에 처음 오셨는데 죄송하게도 청소며 요리며 다 하고 가셨다.</div> <div>처음엔 우리가 해드리고 싶었는데... 우리가 잘 먹어드리는 것이 할머니 마음에 편하실 거 같아서</div> <div>최선을 다해서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정말 맛있었다.</div> <div> </div> <div>우리 형제는 넷이지만, 우리에겐 더 많은 가족들이 있다.</div>
    출처 돼지우리에 오신 외할머니
    소울메이커의 꼬릿말입니다
    나: 엄마 영화보러 갈래?
    엄마: 남자 없어? 남자랑 봐야지.
    나: 오빠 부를까?
    엄마: 내 아들 놈들 말고 남의 아들은 없니.....
    나: ...

    엄마도 울고 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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