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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소울메이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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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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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215123
    작성자 : 소울메이커
    추천 : 211
    조회수 : 18164
    IP : 175.192.***.11
    댓글 : 38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7/28 16:00:20
    원글작성시간 : 2015/07/28 01:24:14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15123 모바일
    오빠 둘, 남동생 하나18- 과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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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div>제 글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div> <div> </div> <div> </div> <div>한 때, 정말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남자가 있었다.</div> <div>첫 연애를 했던 것도 아닌데, 마음이 끌려서 어찌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div> <div>자존심을 버리고, 매달려서 그 남자를 만났고, 언제나 애걸복걸 하는 쪽은 나였다.</div> <div>이걸 인정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div> <div> </div> <div>당시 따로 살던 두 오빠들은 내 이야기를 듣자마자 고개를 저었다.</div> <div> </div> <div>큰오빠: 그렇게 한쪽이 기울면 오래 못가.</div> <div>작은오빠: 얘 연애할 줄 모르네. 니가 안달복달 하면 되겠냐? </div> <div>나: 그게 뭐가 중요해.</div> <div>큰오빠: 적당히 좋아해. 뭐든 지나치면 마음 다치니까.</div> <div>작은오빠: 사람 그렇게 좋아하는 거 아니야.</div> <div> </div> <div>오빠들이 걱정할 때, 막내는 항상 물었다.</div> <div> </div> <div>막내: 잘 생겼어? 잘생겼냐고?</div> <div> </div> <div>오빠들의 염려가 현실로 이루어지기 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걸렸다.</div> <div>봄이 되었고, 벚꽃놀이를 가자 했던 약속은 처참히 깨졌다.</div> <div>나는 혼자가 되었고, 내 일상은 변한 것이 없는데 그가 없어졌다는 것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div> <div>마음이 아프다? 이런 감정이 아니고 그냥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div> <div>일상이 굴러간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div> <div> </div> <div>밥을 먹다가도 울었고, 양치를 하다가도 울었다.</div> <div>수업시간에 숨죽여 울던 날도 있었고, 영화관에 혼자가서 슬프지도 않은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기도 했다.</div> <div>막내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개인적 사생활에 대해서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누는 상대는 단연 막내였다.</div> <div>한강에 앉아서 술을 마시면서 힘겨운 이야기를 들어준 것도 막내였다.</div> <div>내 자존심에 친구들에게 헤어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죽는 것 만큼이나 어려웠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밥을 한 동안 먹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리 유난을 떨었나 싶지만</div> <div>그 때는 밥이 모래알 같았다. 주인 없는 마음이 커져서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div> <div> </div> <div>그 봄, 학교에 막내가 찾아왔다. 쩌렁쩌렁 복도를 다니면서 나나! 하고 소리를 지르는 막내가 창피했다.</div> <div> </div> <div>나: 핸드폰 뒀다 어디다쓸래?</div> <div>막내: 이 건물에 있다길래, 부르면 나오나했지.</div> <div>나: 진짜 멍충이.</div> <div>막내: 밥 안 먹었지? 밥 먹으러 가자.</div> <div>나: 안 내켜. 안 먹을래.</div> <div>막내: 안돼. 큰형이 돈 줬단 말야. 나나 밥 먹이라고.</div> <div> </div> <div>막내를 데리고 내키지는 않지만 학교 근처에 있는 벚꽃나무 아래로 갔다.</div> <div>막내는 가방에서 비닐봉지를 잔뜩 꺼냈다. 열어보니 각종 과일이었다.</div> <div> </div> <div>막내: 나나 과일 좋아하잖아. 밥은 안 먹을 거 같고 이거는 먹을 거 같아서.</div> <div>나: 이거 어떻게 먹어. 칼도 없는데.</div> <div>막내: 칼이 왜 없어.</div> <div> </div> <div>막내는 가방에서 자연스럽게 식칼을... 꺼냈다.</div> <div>흉기를 꺼내는 해맑은 막내의 표정에 지나가던 사람이 흠칫 놀랐고, 내 얼굴은 아마 화끈거렸을 것이다.</div> <div> </div> <div>막내: 집에 과도가 없더라고.</div> <div> </div> <div>그렇게 집중해서 과일들을 깎아내는 막내를 보자니 갑자기 피식 웃음이 새나왔다.</div> <div> </div> <div>막내: 웃었다. 그치?</div> <div>나: 안 웃게 생겼냐.</div> <div>막내: 웃었으면 됐지. 형들이면 더 많이 웃겨줬을텐데. </div> <div>나: 됐거든요.</div> <div> </div> <div>깎아 놓은 과일들을 입에 넣었다. 뭘 먹어도 맛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신맛이 단맛이 느껴졌다.</div> <div>그리고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나는 누나니까 울지 않기로 했다.</div> <div>막내가 칼을 씻어야 한다며,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지만 않았어도 울뻔 했다.</div> <div>그렇게 혼자가 되었지만, 혼자가 아닌 채 봄으로 걸어가고 있었다.</div> <div> </div> <div>새벽이고 더위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글을 썼다.</div> <div>지금은 웃으며 말 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고,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다.</div> <div>단지 헤어진 사람은 잘 됐으면 좋겠고, 막내는 빨리 참외를 깎아 왔으면 좋겠다.</div>
    출처 그 봄, 과일 깎는 머신 막내의 손
    소울메이커의 꼬릿말입니다
    나: 참외 깎아죠.
    막내: 참외도 못깎고 시집은 가겠어?
    나: 너랑 같이 살건데.
    막내: 그런 무서운 얘기를 왜 해?ㅠㅠ
    나: 그러니까 빨리 깎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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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28 01:26:47  110.10.***.235  방우으리  56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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