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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울메이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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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215007
    작성자 : 소울메이커
    추천 : 210
    조회수 : 26154
    IP : 175.192.***.11
    댓글 : 3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7/27 02:25:31
    원글작성시간 : 2015/07/25 18:46:23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15007 모바일
    오빠 둘, 남동생 하나16-저렇게 생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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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시원하게 쏟아지라고 그렇게 빌었건만, 막상 비가 오니 불편하기 그지 없다는 투덜거림.
    어제는 오락가락 하는 빗방울에 기분 역시 오락가락하는 하루를 보냈다.
     
    습함을 참다 못해 막내는 집 앞 영화관이라도 가자고 제안했고,
    내키진 않지만 막내를 따라 영화관에 향했다.
    우리는 인X이드 X웃이라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의외로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은 상영관이었다.
     
    막내: 이거 짱 재밌대.
    나: 알았으니까, 팝콘 먹어.
     
    그렇게 영화를 보고 (사실 이게 중요한 건 아닌데) 여린 마음에 울컥하는 막내를 데리고 햄버거를 사서 집으로 향했다.
     
    막내: 나나의 머리 속에는 까칠이만 사나봐.
    나: 넌 주기억이 멍청함이야?
     
    쓸데 없는,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며 골목으로 향하는데, 집 앞에 어린 여자아이가 앉아 있었다.
    일곱살? 그쯤 되는 양갈래 머리를 하고 화려한 핀을 꼽은 아이가 시야에 가까워졌다.
    막내는 집앞에 앉아 있는, 늦은 시각에 혼자 있는 아이가 걱정스러웠는지 오지랖을 발동시켰다.
     
    막내: 음, 안녕? 너 혼자야?
    아이: (쳐다보고 만다)
    막내: 엄마는? 엄마는 없어?
    나: 그냥 가.
    막내: 혼자있으면 위험하잖아. 세상이 험해. (아이에게) 엄마 어딨니?
    아이: 아저씨 나 납치하려고 그러죠?
     
    당돌한 아이의 목소리에 우리는 벙 쪘다. 진짜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었는데, 막내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막내: 어... 어... 그게... 아니고...
    아이: 할머니! 여기 이상한 아저씨 있어!
     
    '뭐여?'라는 목소리와 함께 파리채를 든 윗집 아줌마가 골목 끝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우리를 보고는 늘 그렇듯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아줌마: 어이구, 아가씨랑 동생 들어가나보네.
    나: 아... 네...
    막내: 저 납치 아니고요... 얘 누구예요?
    아줌마: 걔 내 손녀딸. 처음 보나?
    나: 아... 네...
    아줌마: 으응 우리 딸램이 지금 출장을 가서 내가 며칠 봐주기로 했거든.
     
    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에게 달려갔다. 우리를 경계하면서 보는 아이에게 윗집 아주머니는
     
    아줌마: 그때 그 삼촌 기억나? 젤리 삼촌.
    아이: 엉.
    아줌마: 그 삼촌 동생들이야.
    아이: 아-
     
    그리곤 여전히 경계하는 눈초리로 보던 아이는 아줌마와 함께 새초롬 하게 등을 돌려 골목끝 아주머니들의 수다 장소로 향했다.
    그렇게 집에 들어왔다. 햄버거도 먹고, 집도 좀 치우다가 보니
    작은오빠가 귀가했고, 곧 이어 큰오빠도 집나간 비둘기마냥 온화하게 돌아왔다.
     
    막내: (갑자기) 윗집 아줌마 손녀딸 있다? 다들 알고 있어?
    큰오빠: 모르는데.
    작은오빠: 나 알아. 걔 저번에 한 번 봤어. 귀엽지?
    막내: 귀엽고 뭐고... 애가 좀...
    작은오빠: 왜 똑똑하고 귀엽잖아.
    나: 쟤보고 아저씨라고 해서 저러는거야. 젤리삼촌이 그대?
    작은오빠: 내가 사줬었거든.
     
    그러고 오늘 오전, 작은오빠랑 같이 마트에 가려고 나가는데, 집 앞에서 아이와 아줌마가 서계셨다.
     
    작은오빠: 안녕하세요.
    아줌마: 어, 그래. 어디 가?
    작은오빠: 마트요. (아이에게) 안녕! 삼촌 기억해?
     
    작은오빠의 인사에 부끄러운듯 아이는 자신의 할머니 뒤로 숨어버렸다.
    순간적으로, 쟤 지금 여자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다.
    작은오빠는 그게 재미있는지 일부러 더 가까이 가서 인사를 했고, 아이는 마지못해 작은 소리로 인사를 했다.
     
    작은오빠: 삼촌이 저번에 번쩍 해줬던거 기억해? 삼촌 좋다고 했잖아.
    아이: 삼촌 근데 막...(뭔가 말하려다가 막힘) 아, 엄마가 멀리 출장갔어요. 외국에.
    작은오빠: 그랬구나. 잘 왔어.
    아이: (보고, 다시 숨는다)
    작은오빠: 뭐야, 나랑 결혼한다며.
    아이: 아니, 그게 아니고...
    작은오빠: 마음 변했어?
    아이: ...아니... 아... 할머니...
    아줌마: 하하, 아니 애는 왜 놀리고 그런대?
    작은오빠: 흐흐. 귀여워서 그렇죠. 저희 갈게요. 다음에 또 봐. 안녕!
     
    그렇게 우리는 뒤 돌아서는데, 아이와 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줌마: 저 삼촌이 좋아?
    아이: 으응.
    아줌마: XX아 남자는 저렇게 생기면 안돼 별로야. 저렇게 생긴 남자는 바람둥이야.
     
    작은오빠의 코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고,
    오늘 오후 큰오빠와 나, 막내는 저렇게 생긴 남자에 대해서 엄마에게 떠들고 있다.
    엄마는 저렇게 생겼지만 나쁘지 않다며 위로했고, 저렇게 생긴 남자는 위로하지 말라고 썽을 냈다.
     
    나는 큰오빠, 저렇게 생긴 남자,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우리는 넷이고,
    서로의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그렇게 저렇게 살고있다.
    출처 윗집 아주머니께 치얼스
    소울메이커의 꼬릿말입니다
    막내: 날이 너무 습하니까, 빨래가 안말라.
    큰오빠: 큰일이네.
    막내: 가습기를 사야겠어.
    작은오빠: 제습기! 제습기!!! 말 할때 생각을 하라고!!!
    나: (순간 가습기가 맞다고 생각했지만 말을 아껴서 욕을 줄였다) 
    막내: 뭐 아무튼 그런 걸 사자는거지...

    비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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