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먼저 결혼할때는 부럽지??? 하고 떠나갔던 것들이,</span></div> <div>지금은 혼자사는 나를 엄청 부러워한다.</div> <div><br></div> <div>쉬는날,</div> <div>일어나고 싶으면 일어나고</div> <div>먹고싶으면 먹고</div> <div>놀고싶으면 놀고</div> <div>자고싶으면 자는</div> <div>신선과 같은 나의 휴일을 몹시 부러워하더라.</div> <div><br></div> <div>그래서 종종 주말에 친구야!!!하며 찾아오는데,</div> <div>처음 뵙겠습니다. 하며 내쫓고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던 중, 한 친구가 철벽과도 같은 나의 약점을 발견했는데...</div> <div>자기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거다...-_-</div> <div><br></div> <div>AT필드를 찢어발기는 폭주초호기같은 것들...</div> <div>실제로 왔다가면 조카들의 폭주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곤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작년 여름, 지방에 사는 친구가 올라갈테니 2박 3일간 묵고가겠다길래,</div> <div>성수기요금을 적용하구요. 아이 둘은 성인 1명 요금 받습니다.랬다가 욕만 왕창 먹었다.</div> <div><br></div> <div>금요일 저녁, 터미널로 마중을 나갔다.</div> <div>분명 저번 봄에 닭백숙먹으러갔을때 <span style="font-size:9pt;">살 발라줬다고 삼춘 아이조아~했던 5살 3살 꼬마숙녀들이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계절바뀌고 본다고 낯을 가린다...</span></div> <div><br></div> <div>왜 또 낯가려~이 삼춘 니들 진짜 애기일때 똥기저귀갈아주고 했던 삼춘인데.라며 </div> <div>아빠가 묵직한 핵펀치를 날려버렸다.</div> <div>아직 사춘기도 안 온 아이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주다니...</div> <div>역시 이 집은 아빠가 안티여.</div> <div><br></div> <div>수치심에 울음을 터트린 막내를 내가 안고 서둘러 터미널을 빠져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제수씨는?"</div> <div>"학교연수."</div> <div>"그럼 그냥 집에 있지 그랬냐."</div> <div>"코엑스에서 애들 뭐 한다는데 거기 데려가라고 어명이 떨어졌어."</div> <div>"잘 다녀와."</div> <div>"너도 데려가줄께."</div> <div>"내일 바뻐 임마."</div> <div>"데이트아니면 따라오지???"</div> <div>"...숨쉬어야되고 빈둥거려야해서 바빠..."</div> <div>"우리 공주님들~ 삼춘도 내일 같이 갔으면 좋겠지???"</div> <div>"응!!!"</div> <div>"네!!!"</div> <div>"...바...반사..."</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3:1로 다수결에서 지고 내일 따라가는걸로 결정되었다.</div> <div>보나마나 내일 인파에 퍼질테니 맛있는건 미리 먹여야겠구만.하며, </div> <div>어느 단골밥집에서 맛있는 밥을 맥이고 </div> <div>(우리 총각은 언제 자기 자식 데려올거야? 데려오면 내가 밥값 안받을께.</div> <div>사장님은 왜 그런 쓸떼없는 소리를 하셔서. 제 친구 기를 살리십니까ㅠ.ㅠ)</div> <div><br></div> <div>더운 여름밤. 더위 좀 식히고 가자고 집 근처 몇없는 녹지인 어느 공원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노점에서 파는 비눗방울 총 하나씩 사서 들려주자,</div> <div>밥사줘서 완전 좋은데 이런것까지!!!라며 두 공주님들에게 슈퍼스타가 되버렸다.</div> <div>너네 아빠딸맞네...돈에 이렇게 약하다니;;;;</div> <div><br></div> <div>아빠랑 삼춘보이는데서 놀아야돼.라며 풀어주고, </div> <div>술못하는 친구는 음료수를. 나는 맥주캔을 따고 이야기를 나누었다.</div> <div><br></div> <div>"아빠아아아아아아아!!!!!!"</div> <div>하고 친구의 두 딸이 우다다다다다다하고 달려든건 내가 막 한캔반쯤 비웠을때였다.</div> <div>"왜? 왜 이렇게 놀랬어?"</div> <div>"저기 개!!!! 큰 개!!!!!!"</div> <div>너네 아빠딸맞네...개 무서워하는거 보니까.</div> <div><br></div> <div>개는 덩치만 컸지 순하게 생기긴 했다.</div> <div>주인따라 사람많은 공원와서 신났는데, 거기에 비눗방울이 막 날아다니니까 호기심에 친구 딸들한테 접근한게지.</div> <div>문제는 덩치큰 개가 목줄이 없엌ㅋㅋㅋ</div> <div><br></div> <div>주위에 있던 애엄마들이,</div> <div>저 개 또 목줄 없이 왔어. </div> <div>저러다 누구 물리면 어쩔려고!!!라며 투덜대는게 상습적인가보다.</div> <div><br></div> <div>개는 아직도 떠다니는 비눗방울만 주목할뿐 사람들을 위협할 생각도 없어보였다.</div> <div><br></div> <div>그러나, 군대있을때 그 멍충멍충한 중대에서 키우던 개가, </div> <div>고라니 꿩만 보면 사냥개로 돌변해서 온 몸에 피칠갑을 하고 물어와서 </div> <div>그거 판 돈으로 우리에게 간식거리를 진상한 추억이 있어놔서, 얼른 가서 개를 눕혀버렸다.</div> <div><br></div> <div>낯선 이가 가서 눕히는데 배를 까뒤집고 헥헥헥 거리며 거기거기 긁어줘~라며 꼬리를 흔들 정도로 순하긴 했다.</div> <div>(녀석. 숫놈이구나.)</div> <div><br></div> <div>개 무서워하는 사람한테는 그게 그거여서 그렇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니!!! 남의 개한테 무슨 짓이예요!!!!"</div> <div>생긴것부터 말투까지, 거꾸로 매달아 고문을 해도 말한마디 안통할것 같은 아줌마가 와서 나를 밀쳤다. </div> <div>어이쿠. 어디서 모기가 와서 부딫히나.</div> <div>그러나, 정의를 행하고도 불의의 공격을 당한 나도 가만있지않았다.</div> <div><br></div> <div>나도 어디가서 인상으로 80점은 먹고 들어가는 사람이라</div> <div>벌떡 일어나서 뭐요?라고 하면, 언성높히는 일은 거의 없기에 화를 삭히고 평소처럼 나왔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상대는 물러서지않았다. 아, 이거 보통 미친게 아니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줌마-_-+ 여기 개데리고 들어오면 안된다고 공원입구에 써져있잖아요.</div> <div>그리고 이렇게 큰 개를 목줄도 안채우고 다니면 어떡합니까.</div> <div>개무서워하는 사람들한테 민폐잖아요."</div> <div>"우리 개는 순해서 사람 안물어. 총각이 우리 개 알아?"</div> <div>"언제봤다고 반말이요-_-? 봐요. 애들 겁먹어버린거."</div> <div>"오밤중에 애들 데리고 나온게 이상한거지, 그게 내 잘못이야?"</div> <div><br></div> <div>주위에서 장탄식이 터져나왔다.</div> <div>나도 찐고구마랑 별사탕없는 건빵을 꼭꼭 씹어서 삼킨듯한 답답함이 밀려왔다.</div> <div>날도 더운데 사람 한대 때리겠다 싶더라.</div> <div><br></div> <div>그러나, 이미 여론은 내 편이었다. (나도 승산없는 싸움은 시작조차 안하는 편이라...)</div> <div>사방에서 그 아줌마를 성토하는 말들이 터져나왔고, 이거 조금 더 하면 화형식이라도 벌어질 기세였다.</div> <div><br></div> <div>이런 부류의 공격수단. 빼애애애애애액!!!!이 터져나왔고,</div> <div>술기운 + 열대야 + 짜증 = 너만 소리지를줄 아냐 < 나도 소리지를 줄 안다.</div> <div>등식이 성립되어 나도 목청껏 질러버리려는 찰나.</div> <div><br></div> <div>이런 나를 20년째 봐온 친구가 슬쩍 가운데 끼어들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주머니. 이 친구도 말했지만, 여기 개출입금지구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법이 바뀌어서 목줄안하고 다니면 벌금물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글쎄!!! 우리 개는 사람 안문다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모를 일이죠. 저기 가는 벌레 한마리 못 죽일것같은 사람도, 얼마 뒤에 살인범이라고 신문짝에 실릴지 누가 압니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하물며, 말 안통하는 개가 본능을 못이기고 여기서 난동부리면 큰일이잖아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거기다 이렇게 털이 복실복실한 개가 이 여름에 얼마나 덥겠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러다 짜증내버리면...아줌마. 제 친구도 못 밀치던데 목줄도 없는 개 통제가능하겠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러나. 또 원점으로 돌아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우리 개는 순해빠져서 사람 안문다고!!! 빼애애애애애액!!!!!을 시전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나와 주위 사람들은 다시 찐고구마와 별사탕없는 건빵을 집어삼킨듯한 답답함을 느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친구도 살짝 짜증이 났나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span><b><font size="7">내가 목줄 안한 개 보면 물어요. </font></b></div> <div>개 다치는거 보고싶잖으면 목줄 하고 다니라고.-_-"</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미친...니가 개를 왜 물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미친것 상대할때는 더 미친것이 맞상대해줘야 잠잠해진다더만.</span></div> <div>그 미친 논리에, 그 아줌마의 방언은 멈추었고,</div> <div>어디서 누군가 박수까지 쳐주었다.</div> <div><br></div> <div>그 와중에 그 개는 자기 주인과 우리 손바닥을 핥으며 </div> <div>나 목덜미 긁어줘~핥핥핥.하며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투덜대며 가려는 그 아줌마를 붙들고</div> <div>여기 개출입금지이니 산책은 다른데에서 하시고,</div> <div>목줄 꼭 하고다니겠다고 약속하고 가시라며,</div> <div>친구는 마지막까지 패기를 부렸고,</div> <div>그 아줌마는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 그만 놔줘!!!! 내 HP는 이미 제로야!!!라며 씩씩대며 떠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잘도 저질렀네.라니까,</div> <div>뭐 어때. 내가 여기 사는것도 아니고.라며, </div> <div>여기서 앞으로 10년은 더 살아야할 나를 물먹였다. </div> <div><br></div> <div>아차 싶더라. 이게 이 놈의 빅픽쳐였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큰 개 없으니까 놀아도 돼.랬지만, </div> <div>겁을 먹어 오돌오돌떠는 두 공주님에게 음료수하나씩 사줬더니,</div> <div>풀충전되서 다시 꺄르르르륵.하고 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물약필요하면 말을 하지 그랬니. 현질해달라고.</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