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이 왔다. <div><br></div> <div>으레 그러하듯 신병신상을 터는데, 우리 중대는 중대장횽이 이래저래하라고 만든 가이드가 있었다.</div> <div>중대장면담-행정보급관면담(여기는 행보관님 마음대로)-소대장면담-분대장면담. 이 네 단계를 거치는데,</div> <div>이걸 교차검증하여, 이 친구가 정말 고민하는게 무언가, 혹시 어딘가에서 빼먹은 부분은 없는가, 애로사항은 없는가.등등을 파악했다.</div> <div><br></div> <div>물론 깊이 파고드는 간부들의 질문과 다르게, 분대장용 질문지는 </div> <div><br></div> <div>이름이 뭐예용 왓츄어네임~</div> <div>몇살이예용 (히익!!! 나보다 형이시네? 아. 각풀지마시고요. 군대는 계급이여.)</div> <div>전화번호 뭐예요</div> <div>사는 곳은 어디예용(서울? 서울이 다 느네 집이예요? 정신안차려요?)</div> <div>맥콜 한잔 하면서 얘기해봐요, (감사는 무슨...분대활동비로 사는거예요. 니네 분대장 가난해서 분대회식없엌ㅋㅋ)</div> <div>나 그렇게 쉬운 분대장 아니예요. (밖에 얘들 군장돌지??? 저거 간부가 아니라, 분대장이 돌리는 거여. 다음은 니 차례.)</div> <div><br></div> <div>라며...사실 어느 고참들이나 하는 수준의 질문들이었다.</div> <div><br></div> <div>그래도, 한동안 같이 지낼 고참이라고, 간부들때는 말 안하던 집안의 문제라던가, 개인적인 고민들이 술술 나오는 편이라 퍽 참고가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제가 합니까?"</div> <div><br></div> <div>다른 분대에 신병이 왔는데, 그 분대 분대장은 휴가가고, 부분대장은 분파를 가서 할 사람이 없어 나보고 하란다.</div> <div>너가 그래도 경험은 어마무시하니 하란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름."</div> <div>"이브여엉!!! A.A.A.!!!!"</div> <div>"군기든척 하지마 임마. 나 고막 멀쩡해. 여기 너 혼자있어? 가만가만말해. 목도 안아프냐?"</div> <div>"전 괜찮습니다!!!"</div> <div>"내가 안 괜찮다. 볼륨 좀 낮춰다오. 저녁 맛있게 묵었니? 우리 그래도 독립중대라 밥맛이 퍽 괜찮은 편이야."</div> <div>"맛있게 먹었습니다!!!"</div> <div>"벌써부터 거짓말을ㅋㅋㅋㅋ 앞으로 널 구라쟁이라 부르겠다. 그래, 집에다 전화드렸니?"</div> <div>"B상병님이 아까 전화통화 시켜주셨습니다!!!"</div> <div>"B상병님??? 야!!! B!!!! (상병 비이~) 엎드려 이 쉐키야. 저것이 내 후임인데 상병니임? 니임? 한용운이신가? 니임? 저거 침묵시켜드려?"</div> <div>"죄...죄송합니다!!!!"</div> <div>"장난이여. 저것봐 저거. 들은척도 않고 지 할일 하잖아. 저렇게 쳐빠진 놈이랑 군생활해야하다니...너도 참...</div> <div>저 새끼 저거 견장차면 소대한번 엎을 놈이여. 고참들 나가기만을 기다리는게지. 그래도 내가 가는 날까지 저놈 잡아놓고 나갈께. </div> <div>백일휴가나가기 전까지는 가능한 매일매일 전화드려서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 그런다고 안심시켜드려. </div> <div>수신자부담 부담스러우면 소대장들 핸드폰 뺏아서라도 해. 아니면 나한테 와. 전화카드 줄테니까."</div> <div>"감사합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평소처럼 대화를 이어나갔다.</div> <div>나처럼 이마에다가 어리버리함을 주홍글씨처럼 새겨놓고 온 신병이 있는가하면, </div> <div>이 친구처럼 (아직까지는)무미무취한 평범한 신병도 있기 마련이다.</div> <div><br></div> <div>"누나? 누나가 계셔?"</div> <div>"예!!! 그렇습니다"</div> <div>"두 살 터울?"</div> <div>"예!!! 그렇습니다!!!"</div> <div>"흐응...난 매형후보에서 빼라. 여자친구있으시다 (지금은 없음) 야!!! 신병 누나있대!!! 니들 PX가서 돈 좀 써라!!!"</div> <div>여기저기서 처남처남ㅋㅋㅋ하며 잠깐 관심을 보이더니, 다시 지 할일들 한다. </div> <div>"...뭐. 그래. 빈말이 아니라, 이등병들의 지갑은 병장들이야. 우리 소대는 백일휴가 나가기 전에 신병들은 돈 못써.</div> <div>먹고싶은거있음 저기 드러누워있는 말년아저씨부터, 저기 전반야나갈라고 준비하는 막내병장들까지...병장들 아무나 붙잡고 사달라그래.</div> <div>우리도 신병때 다 병장들 돈으로 먹었으니까 부담갖지말고. 안사주는 놈이 이상한거지 사달란 놈이 이상한거아니니까."</div> <div>"알겠습니다!!!!"</div> <div>"뭐...군대오기 전에 사회에다가 두고 온 고민거리라도 있니? 말하기 그러면 당장 말안해도 되고 좀 친해진 고참통해서 말해줘도 되니까."</div> <div>"저기..."</div> <div>"있구나? 뭔데??? 무덤까지 들고 가줄께. 귓속말로 해도 돼. 혓바닥 귓구녕에 닿으면 죽일거지만."</div> <div>"저...누나가...그 또라이입니다."</div> <div>"에엥?????"</div> <div><br></div> <div>중대장-소대장-행보관님-나. 모두에게 고민은 누나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소대장이 집에 통화해본 결과, 우리 딸애가 캐릭터가 독특해서 아들이 굉장히 성가셔했다.고 한다. </div> <div>뭐, 전체적으로는 둘이 투닥거리면서도 의좋은 남매.라고 하셨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동안 중대 그린캠프분대를 이끌었던 관계로, 어지간한 신병은 다 초A급으로 보이는 나이지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신병은 군생활을 썩 잘해나갔다. </span></div> <div>부모님이 음악하신다더니, 예체능쪽으로 발전했나. 퍽 재간둥이여서 소대원들도 좋아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음...아...음...아..."</div> <div>"그건 또 뭔 쥐뢀이야?"</div> <div>"목감기왔나봐...목이 막 잠기네."</div> <div>"그럼 담배를 피지마. XX놈아."</div> <div>"아...그렇다...너 놈 꽤 똑똑한데???"</div> <div>"와~X병장. 목잠기니까 목소리 완전 쩌네. 성우같애."</div> <div>"닥쳐. 죽을것 같으니까. 가래도 더럽게 나오고 말여."</div> <div>"그러니까 담배를 피지말라고."</div> <div><br></div> <div>그 늦겨울. 목감기가 왔다.</div> <div>불침번이 10분에 한번씩 내무실바닥이 흘러넘치게 물을 뿌리고 다녀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 놈의 호흡기질환은 질리지도 않고 퍼져나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야. 너 감기 괜찮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 어. 숨쉬기빡쎄고 가래나오고 열나고 기침나고 나른하고 취사장밥말고 냉동먹고싶지만 돈은 없고 그렇지만 괜찮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말하는거 보면 주둥아리있는데만 뚫어놓고 관 하나 짜야겠네. 아프면 경계 어떻게 조정해보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자. 이거 우리 소대 편성표. 어디 조정해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 수고해라. 답이 없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행정반가서 행정병한테 해열제든 감기약이든 뭐든 감기에 들만한 약 좀 찾아달라하고 앉아있자니,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외부전화가 울린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한창 근무교대타임이라 상황병은 초소TA받느라 정신이 없고, 당직부사관은 보이지도 않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쳐빠져가지고는 어딜간게야...어흠...감사합니다. XXX-XXXX번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한때 상황병 당직부사관 서본 가락이 있기에 전화를 대신 받아주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근데 어째 말이 없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XXX-XXXX번입니다. 무엇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앗. 여보세요? 저기 X소대에 AAA이병하고 통화할수 있을까요?"</span></div> <div><br></div> <div>그때 그 신병. 여자친구는 없댔으니 그 캐릭터독특하다는 누나시구나.</div> <div>"아. 잠시 확인 좀 하겠습니다...(중대에 있구만)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상황병. 방송. AAA. 전화왔다."</div> <div>"알겠슴다...행정반에서 전달합니다. 일병AAA. 행정반에 전화와있습니다. 다시 행정반에서 전달합니다..."</div> <div>"AAA금방 전화받으러 올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아. 그리고 AAA 이제 일병됐습니다."</div> <div>"아. 네. 감사합니다."</div> <div>"X병장. A전화입니까? 그건 그렇고 알약 이렇게 있는데 어떤거 드실랍니까?"</div> <div>"무슨 약인지 주기 좀 해놔, 누구 하나 잡기 전에...어디 보자. 이게 제일 해열제스럽게 생겼네. 오늘은 이걸로 하자."</div> <div><br></div> <div>행정병이 중대장실에서 빼와 타준 뜨.둥.에 목구녕데일뻔하고 너 이새끼 결국 이렇게 내 뒷통수치냐고 멱살잡고 있자니 </div> <div>A가 들어와서 누나와 통화를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다음 주말, </div> <div>"전달하겠습니다~ X소대 XXX병장. 일병AAA.는 행정반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div> <div><br></div> <div>A는 가족들이 면회온다고 했다. 저번에 누나 전화가 그거였다.</div> <div>그리고 나는...</div> <div><br></div> <div>"예? 나도 면회?"</div> <div>"어. 아 좀 근무꼬이니까 사전에 말 좀 해놓으라고."</div> <div>"올 사람 없어. 우리 부모님이 이 겨울에 오실 분들이 아닌데;;;;;;"</div> <div>"저..."</div> <div>"A 니는 얼른 정비실가봐. 애들이 전투복이랑 전투화세팅했을거야."</div> <div>"그게 아니고 말입니다...아마 X병장님 면회신청한거...우리 누나일겁니다...;;;;;;"</div> <div>"어?"</div> <div>"뭐? 나를 왜???"</div> <div>"저기...그 저번에 전화 분대장님이 받으셨잖습니까;;;; 목소리가 멋있다고 꼭 봐야겠다고...하...또라이같은뇬..."</div> <div><br></div> <div>행정반은 혼란에 휩싸였다. </div> <div>원래는 백일휴가전에는 신병면회 안되는 부대인데,</div> <div>난 그런거몰라. 우리 아들 보러갈거야.라며 신병 부모님이 오시면, 분대장들이 부모님 안심시켜드리러 딸려가는 적은 있어도...</div> <div>분대장을...그것도 다른 분대 분대장을 같이 면회신청하시다니...;;;</div> <div><br></div> <div>당직사관과 다른 인원들은...뭐 그래도 신청했는데...갔다오기라도 하라고 했지만...</div> <div>나는...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우리 부모님 결혼식도 안갔구만. 이라며 손사래를 쳤다.</div> <div>A이병도 사실 안왔으면 싶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는데, 내가 싫어서라기보다는 누나때문에 쪽팔려서였으리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가봐. 졸라 재밌을것 같아. 명령이야.라는 당직사관때문에 같이 나가기로 했다.</div> <div><br></div> <div>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라며 면목없어하는 A에게,</div> <div>아냐아냐. 덕분에 주말오전경계 째네. 고마워. 라며 달래줘야했다.</div> <div><br></div> <div>''충성. 저 외 1명 위병소에 용무있어왔음다."</div> <div>"저저저 병장달았다고 신고하는꼬라지봐라."</div> <div>"우헤헤헤헤헤헤. K하사님. 저 보고싶었지말임다."</div> <div>"내가 수컷을 왜 보고싶어하냐. 징글징글하게 수컷만 있는 여기서. 면회실 들어가봐. 너가 그 A구나?"</div> <div>"일병 AAA!!!"</div> <div>"어. 부모님 새벽같이 오셨고...면회신청하셨는데...아마 점심 넘어서 외박증 나올거야. 야. 너는 안되고."</div> <div>"가족면회아닌데 어떻게 나갑니까;;;;;"</div> <div>"너 부인오셨더라 임마."</div> <div>"부인? 저 호적 깨끗합니다???"</div> <div>"아...누나...;;;;"</div> <div>"ㅋㅋㅋㅋㅋㅋㅋ A일병 누님이 너랑 약혼한 사이라고, 너도 면회외박신청하려는거 내가 겨우 말렸엌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뭐??? ㅋㅋㅋㅋㅋㅋㅋ 야 너네 누나 정말 캐릭터쎄시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죄...죄송합니다....;;;;;"</div> <div>"아냐아냐. 들어가자. 위병사관님. 저희 들어갑니다?"</div> <div>"어. 들어들가봐라."</div> <div><br></div> <div>위병소 내부도 난방을 넉넉히 하지않아 추울정도인데, 외부인에게 보여주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면회실은 그야말로 한증막이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하나도 안보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어...안경닦이가...슥슥 닦고 다시 안경을 껴보니,</div> <div>딱 봐도 A일병의 부모님이다. 싶은 분들과 딱봐도 남매다. 싶은 여성분이...굉장히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서계셨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안녕하십니까. AAA일병과 같은 소대인 XXX병장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내가 입을 열자, 누나분 표정이 살짝 어두워진다. 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미안해요. 주말에는 주로 잔다던데 깨워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뇨아뇨. 괜찮습니다. 초저녁 근무여서 푹 잤습니다. 오히려 부모님들 덕분에 오전근무 빠지고 왔습니다.</span></div> <div>아이고. 그럼 다른 소대원이 고생하겠는데.</div> <div>아닙니다. 제 동기가 나가게되는데, 그 친구때문에 저도 자다가 나간적이 여러번이라 상관없습니다.</div> <div>여기 X병장님이 후임들 되게 잘 챙겨주셔.</div> <div>아이고, 시키지도 않은 거짓말을 다하고ㅋㅋㅋㅋ 비행기태우지마 어지러웡 나 빈혈있엌ㅋㅋㅋㅋ</div> <div><br></div> <div>부모님들이 퍽 싹싹하신 분들이라, 낯을 상당히 가리는 편인 나도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딱 한 명. A일병의 누님분 빼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기, 그 때 그분 맞으세요?"</div> <div>"그때...요???...말입니까???"</div> <div>"제가 전화했을때 받으신 분이요."</div> <div>"...음...동생 아직도 이병인줄 알았는데, 일병진급했다고 알려준 사람 찾으시면 저 맞는데말입니다???"</div> <div>"어??? 아닌데???"</div> <div><br></div> <div>나보다 한살많지만, 내가 빠른년생이라 같은 군번인...누님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div> <div><br></div> <div>"그때는 목소리가...디게 멋지셨단 말이예요. 중후하고..."</div> <div><br></div> <div>사실 내 목소리는 깨진 꽹가리같이 음역대만 높은 편이고...좀 촐랑대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div> <div>작정하고 목소리깔거나, 목감기 걸리지 않으면 말이다.</div> <div><br></div> <div>아...내 목소리에 관심이 있으셨구나;;;;;</div> <div>그런 줄 알았으면 엊그제부터 목감기라도 걸려있었을텐데...;;;;;;;;;;;;;</div> <div><br></div> <div>그 누님은 정말 눈물까지 뚝뚝 흘리셨고...어머님께 등짝을 맞으셨다. 움찔했다.</div> <div>감기안걸리고 건강한 몸상태라 평소 목소리를 내어서 죄송하게 된 나는 몸둘바를 모르게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네 식구 중에 건축쪽 공부하는 A일병빼고 다 음악하신다더니, </div> <div>아버님이 차에서 기타를 가져오셔서 멋드러지게 한곡조 뽑아주셔서 </div> <div>면회외박증나올때까지 다른 면회객들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div> <div>나도 그 라이브무대에 빠져 긴장을 초큼 풀 수 있었다.</div> <div>(미사리에서 꽤 알려진 분이시라고...</div> <div>전역하고 회사사람들이랑 미사리갔을때 우리 아들 고참아니냐고 먼저 알아봐주시고, </div> <div>무대마치시고 우리 테이블 계산까지 해주시고 가셔버려서 너무 죄송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거이거 들고가면 안되지만, 어머님이 중대원들 먹이시고 싶다고 가져오셨다니 요령껏 숨겨가겠습니다.라며,</div> <div>주신 꿀떡. 위병소교대인원 태우러온 중대차에 쏘옥 실어서 같이 복귀했다.</div> <div><br></div> <div>야!!! 이런거 받아오지말라고!!!라며 당직사관은 나에게 짜증 다 내놓고,</div> <div>숙소잡았다고 전화를 해온 A일병에게 어머님 바꿔드려!!!라더만,</div> <div>어머님 덕분에 중대원들이 떡 맛있게 먹었습니다. 라고 그러더라...츤데레양반같으니...</div> <div>하도 갈궈서 난 그 떡 먹다 체할뻔했구만-_-+</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 날, 저녁에 복귀한 A일병은 나에게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라고 머리를 조아렸고,</div> <div>이미 위병소근무자들 통해 소문이 다 퍼져버린지라, </div> <div>이 새끼 여자한테 차였다고 영혼까지 털려버린 나는 뭐라 대꾸할 기운조차 없어서,</div> <div>ㅇㅇ. 난 괜찮으니 환복하고 점호준비하거라.라며 돌려보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침에 식후땡.하며, 쳇바퀴처럼 도는 군생활. 이벤트가 부족한 놈들에게 이건 사건of사건이라며 지치지도 않고 개까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사실, 진짜로 헤어졌으면 이렇게 놀리지는 않고, 장송곡이라도 틀어줄 놈들이지만,</div> <div>이번 건은 뭐 이런ㅋㅋㅋㅋㅋㅋ하며 좋은 놀림거리일뿐이었다.</div> <div><br></div> <div><div>"누나가 얼굴도 모르는 남자한테 두근거려본게 처음이었답니다...;;;;</div> <div>누나가 또라이라....정말 죄송합니다...;;;"</div></div> <div>그 와중에 A일병이 와서 이렇게 말하니,</div> <div><br></div> <div>아냐아냐. 너네 누님은 아무 잘못 없어. 이 새끼가 못난 탓이지.</div> <div>이 새끼 이거 그동안 얼굴안보인다고 행정반에 여자들한테 전화오면 꼬리친거 아냐?</div> <div>누님이 심성이 고우시네. 얼굴이 못생겼는데, 목소리가 못생겼다고 돌려까주시고.</div> <div>이거 여자친구 전화번호 행보관님한테 달래서 일러버리자.</div> <div>라며, 너덜너덜하게 털려버렸다.</div> <div><br></div> <div>월요일 저녁. 주말에 뭔일 없었어???라며 분대장들 소집하시는 행보관님마저,</div> <div>너는 임마. 왜 목소리가 못생겨가지고 여자울리고 그러냐.라며 (반쯤 놀리며) 뭐라하시자,</div> <div><br></div> <div>이등병때 후임들 부모님안부묻다가 영창가고 전출간 그 쉨....이후로 오랜만에 탈영의 충동을 느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