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깁니다.... 욕설도 있고요<br><br>게시판 형식에는 좀 안맞는 글일지도 모르겠지만... 찜찜한 기분이 들어서 하소연해봅니다<br><br><br><br>집안 사정이 생겨 원래 다니던 중학교에서 다른 중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었습니다.<br><br>그러다보니 그곳의 학군? 에서 학교를 다니던 애들과는 달리 친구를 사귀는게 진짜 힘들었습니다.<br><br>아는 또래 애들도 별로 없고... 그래도 다니다보니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몇명 사귀긴 했습니다만<br><br>다른데서 전학온 입장이다보니 소위 '노는 애들'한테는 딱 좋은 먹잇감이었겠지요<br><br>제가 당한 왕따, 집단 괴롭힘은 요즘 나오는 구타, 폭력같은 육체적 괴롭힘은 아니었습니다.<br><br>제가 없을때 책상에 온갖 욕설을 써놓는다던가<br><br>책가방이나 신발같은 물건을 숨겨놓는다거나 쓰레기통같은데 버려놓는다거나 하는... 정신적 괴롭힘이었죠<br><br>어떤 놈들이 한 짓거리인지는 대강 알 수 있었습니다. 감이란게 있으니까요. 그래도 그냥 참았습니다.<br><br>괜히 문제일으켜서 아버지 어머니 귀찮게 해드리고싶지도 않았고요<br><br>하지만 그게 그새끼들 입장에서는 더 병x같이 보였던거같습니다.<br><br>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살 건드려오던 괴롭힘이 이제는 대놓고 행해지더군요.<br><br>다른 애들 앞에서 대놓고 조롱을 한다던가 뒤에서 지우개가루를 던진다던가 하는...<br><br>누군가는 어린애들의 장난이라고 간단히 넘길 수 있는 짓거리였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빡쳤습니다.<br><br>차라리 저새끼들이 날 때렸으면 엎어버릴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항상 해올정도로요.<br><br>하지만 그런 일은 없더군요. 제가 걔네보다 덩치도 훨씬 컸고 성격도 불같은 편이었기에 선을 넘으면 x될거라는 생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br><br>이걸 터뜨리지도 못하고 무작정 참고만있자니 울화가 쌓이더군요.<br><br>그래서 결국 부모님한테 얘기를 했고, 이를통해 담임선생님한테까지 얘기가 흘러들어가게 되었습니다.<br><br>당시의 담임선생님은 절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으시더군요.<br><br>하지만 뭐 할 수 있는게 있겠습니까? 그 패거리들을 불러서 뭔가 얘기를 하는듯하더니 당분간은 잠잠하더군요.<br><br><br><br>그로부터 얼마 지나지않아 태어나서 처음으로 담임선생이 중간에 교체되는걸 봤습니다.<br><br>그분이 마지막 종례시간에 와서 누군가들에게 이유모를 사과를 하는걸 들었습니다. 그 목소리와 표정은 정말로 참담했습니다.<br><br>그때의 기억은 제가 본 것 중 가장 비참한 광경으로 기억됩니다.<br><br>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그새끼들이 잘난새끼들이기에, 부모새끼가 얼마나 잘난 인간들이기에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한 걸까 생각이 들더군요.<br><br>이후엔 당연하다는 듯이 괴롭힘이 이어져왔죠.<br><br>그리고 남은 한 학기를 채우기 위해 국사교사를 하고있던 양반이 임시 담임으로 부임해왔습니다.<br><br><br>이 인간은 절 괴롭히던 패거리에 못지않게 쓰레기였습니다.<br><br>청소를 끝마치고오니 제 가방이 사라져있어, 그것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하니<br><br><b>"니가 어디다 잃어버린거 아니냐?"</b>라며 태연자약하게 헛소리를 지껄여대던걸 전 아직도 기억합니다<br><br>눈이 쌓인 날, 그 빌어먹을 놈들이 제 신발을 갖고 도망갔기에 하소연을 하니<br><br><b>"이거 신고 가라."</b>라며 방문객용으로 만들어진 싸구려 슬리퍼를 던져주던걸 전 아직도 기억합니다.<br><br>그 천쪼가리 슬리퍼를 신고 쌓인 눈을 뒤져 제신발을 찾아내고서야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br><br>이후로 전 이새끼에게 도움을 청하는걸 포기했습니다. 이 인간이 더한 놈이구나 라고 생각했거든요.<br><br>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그의 사정을 이해는 합니다만 용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br><br>자기도 먹여살려야 할 가족이 있으니 자기 한 몸을 살펴야겠지요<br><br>그런데 도움은 못줄망정 엿은 먹이지 말아야하는데, 이인간 제게 잘못이 있다는 투로 저를 거세게 질책하곤 했습니다.<br><br>결국 참는 수 밖에 없었죠. 또 아버지 어머니를 속상하게 만들고싶지 않아서... 그냥 남은 학기를 묵묵히 버티고 졸업을 했습니다.<br><br>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그 쓰레기들하고는 고등학교가 갈라져서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됐습니다.<br><br>제가 다니던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간 학생수가 세자리수에 육박했지만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신경쓰는 애들이 별로 없었던지<br><br>고등학교에 올라가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br><br>제가 성질이 더 거칠어져서, 다른 학생이 절 우습게 보고 건든다싶으면 달려들었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br><br><br><br>시간이 흐르니 중학교때 친구로부터 연락이 오더군요.<br><br>동창회가 있을건데 나오지 않겠느냐고요<br><br>당연히 거절했습니다. 그새끼들 얼굴은 절대로 보고싶지도 않았거든요.<br><br>가끔씩 꿈속에 그 얼굴들이 나타나면 꿈속의 전 곧장 두들겨팹니다.<br><br>고등학교때 가서야 다른 친구들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로는 <b>"그냥 장난이었는데."</b>라고 웃으면서 내뱉었다던데....<br><br>동창회에 가게되면 그새끼들이 나타나고 저한테 태연하게 말을 걸어올까봐, 그렇게 되면 속이 뒤집힐까봐 나가지 않았습니다.<br><br><br>그렇게 어른이 된 이후, 제가 다녔던 중학교에 제 조카가 들어가게되어 졸업식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br><br>그렇게 건물은 변하지 않았더군요. 교사들도 제 기억속에 남아있는 분들도 계시고....<br><br>....졸업식 연설을 하려고 올라온 교장의 이름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br><br>절 외면하고 도리어 질책하던 임시 담임선생이 교장이 되어있었습니다.<br><br>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br><br>사명감따위는 쥐뿔도 없는 교사실격자가 한 학교의 우두머리인 교장이 됐다는 사실이 어처구니없었습니다.<br><br>한편으로는 <b>"그런 쓰레기니까 교장이 됐겠지."</b>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br><br>한번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솟구쳤습니다. 묻어두려고 했던 과거랑, 잊어버리려고했던 기억이랑 처음으로 맞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br><br>그래서 몇주 뒤<b> "교장선생님의 옛 제자입니다."</b>라는 말을 하니까 괜찮은 시간대를 일러주더군요.<br><br>시간이 좀 흘러서, 일러준 시간대에 그 학교의 교장실을 찾아갔습니다.<br><br>그 인간은 절 당연히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웃으면서 어서오라고, 성공해서 자신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러 온 제자인줄 알고 맞이했겠죠.<br><br><b>"아무개를 기억하십니까?"</b>라고 물으니 웃으면서<b> "알다마다."</b>라는 대답을 돌아왔습니다.<br><br>진짜로 기억했다면 웃지는 못했겠죠.<br><br>그래서 그냥 까놓고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제가 당시 집단 괴롭힘을 당했던 학생이고 당신은 나에게 도움을 주기는 커녕 비난했다.<br><br>왜그러셨습니까?<br><br>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줄 압니까?<br><br>이 학교에 또 그런 학생이 나와도 그렇게 대처할겁니까?<br><br>정색을 하더니 나가라는 말을 하기에 학생들 외면해서 올라간 교장자리 잘 해드시라고 말한뒤에 나왔습니다.<br><br>미안했다는 말 한마디 하는게 그렇게 힘들었을까요<br><br>자신이 당장 느낀 불쾌함은 생각하면서, 학생이 십년넘게 가지고 살아온 고통과 상처는 생각나지 않았을까요<br><br><br><br>왕따, 집단 괴롭힘 문제가 사회화되고 큰 문제로 떠오른 요즘에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br><br>아직까지도 교사들 상당수의 마인드는 옛날과 비슷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br><br>전 이제 막 사회초년생 티를 벗고 살아가고있습니다.<br><br>사회란 원래 냉정하고 살아남기위해선 더러운것도 참을수밖에 없다는건 알고있지만<br><br>저한테 일어났던 일을 시간이 흘러서 다시한번 마주하게되니 찜찜함과 허망함만이 남네요.<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