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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0 03: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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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나는 대로 쓰는 것이 표준어 규정 상 원칙이기는 한데
현대 한국어 음운 기준으로 구개음인 ㅈ, ㅊ, ㅉ은 이중모음 ㅑ, ㅕ, ㅛ, ㅠ와 단모음 ㅣ와 결합되었을 때의 소리가 ㅣ, ㅓ, ㅗ, ㅜ와 결합된 소리와 구분이 전혀 안됩니다.
이게 전설고모음인 ㅣ 발음 때문이에요.
설명하자면 조금 복잡하지만, 원리는 이렇습니다. (한 번 직접 발음해보시면서 혀의 움직임을 느껴보시면 이해하시기 편할 거예요)
일단 ㅈ, ㅊ, ㅉ가 구개음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구개음이란 사람의 입천장의 단단한 부분에 혀가 맞닿아서 나는 소리입니다. 원래 명칭은 경구개음이지요. 그래서 구개음화라는 건 치조음(잇몸에 혀가 맞닿아 나는 소리 : ㄴ, ㄷ, ㅌ, ㄸ, ㄹ)과 연구개음(혀가 입천장의 부드러운 부분, 경구개 안쪽에 혀가 맞닿아 나는 소리 : ㄱ, ㅋ, ㄲ, ㅇ)의 각 파열음(공기의 흐름이 완전히 막혔다가 터지면서 나는 소리 : ㄷ, ㅌ, ㄸ, ㄱ, ㅋ, ㄲ)이 소리 ㅣ와 결합되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외에도 'ㄴ'과 'ㄹ' 역시 음운론적으로는 구개음화가 되는 소리입니다만 현대 한국인들은 구분하지 못하는 소리라서 고등국어교육 과정에서는 교육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개음화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라디에이터예요. 흔히 어르신들께서 라지에타라고 발음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바로 라디에이터의 '디' 발음의 ㄷ이 ㅣ와 결합되면서 구개음화가 된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근대 사회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구개음화를 인위적으로 막기 위해서, 예를 들어 '라디오'를 '라지오'로 발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발음을 '라디오'로 발음하게끔 '라듸오'라고 표기하기도 하였었구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전설고모음 'ㅣ' 때문인데, 전설고모음이란 발음할 때 혀가 앞으로 나옴과 동시에 혀가 입천장과 가까워지는 소리를 의미합니다. 이중모음 'ㅑ, ㅕ, ㅛ, ㅠ'는 바로 이 전설고모음 'ㅣ'와 다른 개별 'ㅏ, ㅓ, ㅗ, ㅜ'가 결합되어서 만들어진 소리예요. 그래서 결합되었다고 해서 이중모음입니다.
문제는 ㅈ, ㅊ, ㅉ은 이미 그 자체로 구개음, 즉 혀가 입천장과 이미 가까운 상태인데, 여기에 'ㅣ'를 조합함으로써 혀를 더 입천장과 가까이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서 '자, 저, 조, 주, 차, 처, 초, 추, 짜, 쩌, 쪼, 쭈'를 발음할 때의 혀 높이와 '쟈, 져, 죠, 쥬, 챠, 쳐, 쵸, 츄, 쨔, 쪄, 쬬, 쮸'를 발음할 때의 혀 높이가 전혀 차이가 없기 때문에 발음 역시도 전혀 구분을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 아무리 표준어 규정의 1차 원칙이 '소리나는 대로 쓴다'라고 할 지라도 본문의 피카츄처럼 구개음 ㅊ과 이중고모음 ㅠ가 결합된 경우과 같은 경우 실제로는 '츄'와 '추'의 소리가 전혀 차이가 없기 때문에 말씀하신 부분과 본문의 문제점과는 죄송합니다만 무관한 케이스입니다.
다만, 국어학자들 사이에서 자, 차, 짜와 쟈, 챠, 쨔를 구분할 수 없는 소리를 표기할 경우엔 보수적으로 그냥 '자, 차, 짜'와 같은 단모음으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본문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 문제는 '음운'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표기법 상의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이상 국어국문학과 전공이었습니ㅏ. *Fly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