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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2 08: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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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6년 쯤 전인가..
종합운동장역 2호선을 갈아타며 출근하다 보면
복도(?)같은 곳을 쭉 따라서 벽을 짚고 운동하시던 할아버지가 기억나네요
왜 특별하게 기억이 나냐면
그 할아버지 좌반신(우반신이었나..)이 마비가 된 상태였거든요
손은 갈고리처럼 꼬부라지고
다리는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데
매일 아침 그 복도를 왕복하시더라고요..
처음 그 모습을 보고
‘저게 재활이 되겠나.. 제대로 된 시설에서 해야지..’ 싶었습니다
그렇게 몇 주 출근길에 할아버지를 보며 그 생각을 하다가
이사를 하며 종합운동장역을 이용하지 않게 되었고
그 할아버지는 기억에서 잊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년쯤 지난 어느 날
출근길에 종합운동장을 갈아타는 루트를 이용하게 되었고
저는 그 할아버지를 보고 몇 년 전 제 철없음을 반성하게 되었죠
갈고리처럼 굳어있던 손과 팔은 거의 펴져 불편하지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고
초기에는 겨우 벽을 짚으며 걸음을 떼던, 걸음이라고 할 수 없던 움직임이
이제는 제가 천천히 달리는 속도에 준할 정도로 빨라진 것이었습니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 같은 말을 맨날 말로만 하고 다닌 제가 부끄럽더라고요..
그때부터 마음먹은 어학공부, 자격증 등등을 조금씩 해왔더라면 어땠을..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저는 지금도 이렇게 오유에 상주하며 댓글을 달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