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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1 14: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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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실제 병원에서 간호사가 환자한테 사과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그건 그거대로 좀 문제인 거 아닌가?
그건 그렇고
[부연설명]
카노사의 굴욕
1077년 1월, 신성로마제국의 하인리히 4세가 자신을 파문한 교황 그레고리오 7세를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의 카노사 성으로 가서 부복하고 관용을 구한 사건. 당시 신성 로마 제국과 로마 교황청은 교회의 성직자 임명권인 서임권을 둘러싸고 분쟁해 오고 있었음. 당시 교황에 취임한 그레고리오 7세는 재임 초기부터 강력한 교회 개혁과 쇄신운동을 전개했는데 그 중에 지금까지 국왕이 가지고 있었던 성직자 임명권(서임권)을 교회로 가져오는 것이었음.
당연히 하인리히 4세는 성직자들의 충성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인 서임권을 내어놓을리 만무했고 '그걸 내가 왜 돌려줘?' 라면서 반발함. 교황은 이에 황제를 파문해 버림. 당시 하인리히 4세는 귀족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여러 귀족들이 그에게서 등을 돌렸고, 교황이 '황제를 도와주는 귀족이나 사제도 파문시키겠다' 고 하자 황제가 선임한 주교들마저도 교황과의 화해를 시도하며 황제에게서 등을 돌렸고, 각지에서 '파문된 황제를 우리가 왜 받들어야 하냐?' 라는 명목으로 여러 반란이 일어남.
하인리히 4세는 결국 교황과의 화친을 선택하고 당시 교황이 머물고 있던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카노사 성으로 가서 교황을 만남. 황제는 누추한 옷으로 갈아입고 맨발로 카노사 성문 앞에 서서 무릎을 꿇고 3일동안 기다렸으며, 교황은 황제를 만나기를 거부하였으나 주위 성직자들과 토스카나 여백작 마틸데가 교황을 설득하여 결국 황제를 만나 그의 파문을 취소함. 이것이 바로 카노사의 굴욕 사건임.
이후 파문이 취소된 하인리히 4세는 제국으로 돌아왔으나 이미 제국은 분열 상태에 빠졌고 교황파 귀족들과 성직자들은 슈바벤 공작 루돌프를 추대하고 반란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작센 대반란임. 그레고리 교황은 반란 초기에는 자신이 파문을 철회해 준 하인리히의 편을 들었으나 이후 황제가 우세해지자 루돌프를 지원하고 다시 한번 하인리히를 파문하게 됨. 그러나 이 두번째 파문은 다른 귀족들, 특히 중립을 지키고 있던 다른 귀족들을 자극하여 이들이 하인리히 황제의 편으로 돌아서는 계기가 됨. 결국 루돌프는 1081년 전쟁에서 참패하며 사망하고 작센 대반란은 마무리되었음.
반란을 마무리시킨 하인리히 4세는 황제로서의 실권을 완벽하게 회복하였고, 그전까지 교황의 편을 들었던 인사들을 제거하고 자신의 측근을 그 자리에 채움. 그리고 하인리히 4세는 카노사의 굴욕에 대한 복수를 시작함. 황제는 새로운 교황 클레멘스 3세를 선포하고 그레고리 3세가 있던 이탈리아로 쳐들어감. 결국 4년여에 걸친 전쟁 끝에 로마는 함락되었고, 그레고리 7세를 산탄젤로 성에 유폐시켜버림.
이후 그레고리 '전' 교황은 산탄젤로 성에서 탈출하였으나 1년 후 죽고, 황제로서의 실권을 회복한 하인리히 4세는 황폐화된 제국을 재건시키고 시민과 하급 기사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이러한 정책들은 하급귀족들과 일반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한 반면 귀족들의 반발을 사게 됨. 귀족들은 황제의 성격이 급하고 변덕스러워 자신에게 후계자 자리가 돌아올 수 있을지 염려하던 황후와 황제의 아들들을 꼬드겨 차레대로 반란을 일으키게 하였으며 하인리히 4세는 이들의 반란을 처리하다 병으로 사망함. 이후 차남 하인리히 5세가 왕위에 올랐으나 왕권은 선대 왕보다 약화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하인리히 5세는 1122년 당시 교황인 갈리스토 2세가 내민 보름스 협약에 서명하면서 1705년부터 지속된 서임권 분쟁은 결국 교황에게로 돌아가고 맘.
이후 교회의 권위는 황제를 위협할 정도까지 올라가게 되었으며, 그 계기가 바로 이 카노사의 굴욕 사건으로 보는 역사학자들의 관점도 많음. 이후 교회의 권위는 매우 높아졌고, 이것이 바로 십자군 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십자군 전쟁의 여파와 종교개혁, 사코 디 로마의 3단 콤보를 맞고 교회의 권위는 다시 황제의 밑으로 내려가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