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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3 14: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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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대단한 기술력을 제공했다거나 한 게 아니라 단지 돈을 대줬을 뿐입니다.
겸사겸사 우리가 원하는 연구도 꼽사리 낄 수 있을테니 이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럴려면 막대한 돈을 들인 만큼, 주어진 기회 안에서 최대한의 연구 성과를 뽑아 낼 수 있는 전문가를 보낼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근데 이벤트 형식으로 일반인 중에서 선출된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렇다고 이걸 또 굳이 나쁘다고 지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방송사'에서 막대한 사비를 털어 진행한 일이었기에 이벤트 형식으로 좀 더 이슈화시키고 싶었겠죠. 뭐 어찌됐건 한국인 최초로 우주에 나가본 사람이 생긴다는 건 나쁜 일은 아니잖습니까...
근데 선출된 일반인이 소감을 물어보는 인터뷰에서, "우주에 다녀오면 (유명해져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테니 아파트도 사고..."란 소릴 했습니다.
뭐 굳이 "본인은 한국인으로는 최초의 우주인으로써 한민족의 정기를 광활한 우주에 널리 펼치고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따위 시덥잖은 애국애족 멘트를 날렸어야 했다고 말하는게 아닙니다.(저도 그런거 싫어합니다)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나서 우주공간으로 나가볼 수 있는 아주 대단하고 희귀한 경험을 앞둔 사람이, 기껏 우주까지 나가면서 아무런 꿈도 없는 겁니까? 아주 소박하고 유치하고 단순할지라도, '어릴적부터 우리가 발딛고 살고 있는 이 땅을 직접 보고 싶었다'라거나, '누구라도 숙연하게 만들 정도로 숨막히게 아름답다는 보석, 지구를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가슴이 설레인다'라거나... 이런 꿈조차 없는겁니까?
기껏, 우주로 나간다는 그 멋지고 희귀한 경험을 한다는 사람 입에서 나온 소리가 "유명세, 돈, 그리고 아파트"인겁니까? 좋게 생각하자면 '현실적이다'라고도 평가할 수 있겠지만 우리사회에서 '돈, 명예, 아파트'만이 최상위의 가치란 것을 증명한, 우리사회의 참을 수 없는 천박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발언이었기에 씁쓸함이 묻어난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유명세로 돈 좀 벌어보겠다는 심보를 가진 분이라면 애당초 그런 소릴 해선 안된다는 것 조차 모르는 무지함은 순진한 겁니까 멍청한 겁니까; 유명세로 돈 벌겠다는 분이 그런 소릴 대놓고 방송에다 내보내면 유명세보다 안티만 백만양병하게 된다는 것 조차 몰랐다는게 이 토탈 키치, 천박함의 퍼레이드에 화룡점정을 찍는군요...=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