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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5 03: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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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닿을진 잘 모르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고, 그 때의 저는 그 말이 와닿지 않았거든요.
저도 같은 경험을 했어요.
부모님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저를 저주했어요. 어디 얼마나 잘되나 보자고.
학교다니는 내내 왕따도 당했어요. 이유는 욕을 안 해서요, 착한 척 한다고요.
의지할 게 없어서 성악에만 집중했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원하던 게 아니라 그냥 다들 내가 그걸 잘한다고 하니까 그게 내 가치인 줄 알고 내 가치를 잃고싶지 않아서 성악만 죽어라 했어요.
고등학교 때 처음 생긴 친구들이랑 싸웠어요. 제 잘못이었고요. 그 사실이 너무 힘들어서 유학도 갔어요. 괜찮다고, 성악으로 성공하면 탄탄대로일 거라고 믿었어요.
근데 목을 다쳤어요. 성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어요.
돈이란 돈은 다 들었는데. 부모님께 드릴 말씀이 없었어요. 너무 죄송했어요. 살 가치가 사라진 기분이었어요.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 같았고, 정말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절망적이었어요.
제 생일날, 아무도 없던 제 생일날 밤에 혼자 펑펑 울었어요.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그냥 울부짖었어요.
그 땐 진짜 그냥 무서웠어요. 내 자신이 가치가 없는 것 같았고, 또 자살충동이 진짜 심했어요.
내가 정신을 놓으면 뛰어내려 죽어버릴 거 같았어요. 제가 죽어버릴 거 같아서 너무 무서워서 울었어요.
울면서도 내가 울 가치가 있나 계속 생각했어요.
아침까지 계속 울다가 잠깐 기절도 했어요.
저도 글쓴이님이랑 비슷한 일을 겪으며 살아와서 아마 거의 같은 느낌일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느낌인지 알아요.
우리 오늘만 버텨요. 내일은 좀 더 나아질 수도 있어요. 제가 경험자니까 알아요.
바로 좋아지거나 하지는 않을 거예요. 저도 지금 힘들어요. 여전히 사람이 무섭고 제 자신이 힘겨워요.
그래도 일단은 살아있어요. 그럼 뭐라도 돼요.
살아있어야 행복해져요. 알죠?
우리 같이 힘내봐요.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만큼 행복해봐야죠.
우리 같이 힘내요. 너무 글 길게 써서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