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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8 02: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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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포비아에 대한 한 가지 가설을 제기해 봅니다.
현재 1베의 주층을 이루는 10대 후반~20대 후반 세대의 경우, 본격적인 저출산 기조 + 남아선호 사상의 끝물로 인하여 결혼적령기 남녀 비율이 (통상 나이차를 4살로 계산할 경우) 12:10 내지는 13:10 수준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통계적으로 자연성비는 108:100이죠. 이러한 경쟁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낙오자가 최소한 6명 중 1명꼴로 튀어나옵니다. 인간관계에서 몇몇 구성원들이 낙오하는 것은 언제나 일정 비율로 발생하지만(이거 줄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일부일처제 문화에서의 성비 불균형은 '낙오자'로 인식되는 사람들을 양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저런 낙오자에 대해 상당히 차가운 사회죠.
그 사람들이 거시적으로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 그 불만을 어디에 품겠습니까. 예를 들어 이성교제 시장에서 낙오하게 되었다면, 여성 일반에 대해 혐오를 품음으로서 자기합리화를 시전해서 자신이 '낙오한 것이 아니다, 난 여전히 가치있다'라고 자신감을 가지는 것밖에 없겠지요. 진중권은 이걸 열심히 설명하는 것 대신, 급소를 퍽퍽 찌르는 방식으로 1베 벌레들을 털었죠. 단순히 보면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성교제 드립만으로 상당수를 털었다는 것은, 역으로 일베에 이성교제에서 이미 낙오한/낙오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성교제 시장에서 낙오하기 좋은 조건 중 하나가 마초질,극우/극좌 정치성향, 집단주의 위주의 사고 등의 '근거없는 자존감'이라는 걸 살펴보면, 저런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자신들의 근자감을 강화하고 있는 건 그들 개인에게는 참 안 좋은 순환사이클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최하류 문화 계층을 형성하고, 동시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사이트는 대부분 남초사이트입니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이 대부분 10대 후반~20대 후반 연령대의 남성들이라는 것을 떠올려 보면 딱히 무관하지는 않다고 보입니다. 노르웨이의 연쇄살인범 브레이 뭐시기는 저 조건들을 다 갖고 있었죠......
단언컨대, 앞으로 최소 5년~10년 동안은 성비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 불안(극우화, 성범죄 증가)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겁니다. 전 글을 쓰면서 네오 나치급의 세대가 정식으로 정치 세력으로 등장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쓰다 보니 성범죄 증가율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는군요. 성범죄, 특히 성폭행의 가장 큰 원인은 소외에서 비롯된 여성 혐오에 가까웠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