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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4 23: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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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증식한다.
몇 번인가의 전쟁과 방사능으로 황폐해진 대지를 가로지르던 전염병들.
인간은 도시를 좋아했다.
보급품을 등에 이고, 산과 황야를 가로지르던 로봇들.
그들은 차가운 마음을 적의 몸 속에 선물했었다.
달이 지고, 두 번 다시 떠오르지 않게 된 어느 날.
로봇은 이제 아무도 그들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로봇은 기다렸다.
인간이 사랑하는 도시를 만들며 기다렸다.
총으로 땅을 파고 탱크로 벽돌을 나르며 로봇은 인간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로봇은 기도한다.
그들의 신이 돌아오기를.
그리고 이번엔 서로를 죽이라는 명령만은 내리지 않기를.
철벽과도 같은 보안프로그램 뒤에서,
로봇들은 그렇게 도시를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