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33주차, 뱃속의 셋째는 오늘도 어김없이 나를 힘들게 한다.<br><br>아직 어린 둘째도 오롯이 내 몫인 탓에 무리를 해서인가 아이는 점점 내려오고, 복대가 없으면 움직이는 것도 버겁다. <br>게다가 부종 탓에 슬리퍼가 아니면 신발도 들어가지 않는 발을 보니 한숨부터 새어나온다.<br><br>그 와중에 동생이 태어나는 것을 알아서인지 투정이 늘어난 둘째 탓에 걱정이 많다. <br>그래서 며칠 전부터 보고 싶다고 노래하던 공룡을 보러 가기로 했다. <br><br>부쩍 더워진 날씨 탓에 나서는 길이 더욱 힘겨웠다. <br>그래도 순순히 나서 준 남편에게 고마워하며 아이들과 짧은 나들이 길에 올랐다. <br><br>막내가 태어나면 한동안은 할 수 없는 나들이니까 <br>내 몸이 힘들더라도 오늘만큼은 웃으며 보내야지, 아이들에게 더 잘해줘야지 스스로를 다독였다.<br><br>폐교에 공룡을 채워 놓은 별거 아닌 볼거리에 신나하는 아이들을 보니 그래도 조금 기분이 나아진다. <br>구경을 다하고 나서는 길에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공룡 위에 앉혔다. <br>같이 앉아서 사진을 찍으라는 남편에게 간곡히 말했다.<br><br>‘몰골이 엉망이라 싫어.’<br><br>그래도 아이들과 찍는 건데 어떠냐며 등이 떠밀려 사진을 찍혔다. <br>사진을 들여다보니 괜스레 씁쓸하다. <br>억지로 웃으려니 표정도 어색하고, 관리 못한 몸무게가 역력히 드러나는 모습에 한없이 자신이 없어진다.<br><br>내가 한 선택이니까, 그래도 남편이 바라마지 않던 아들이니까.<br>유독 찍기 싫었던 사진이었지만 나중에 보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br><br><br><br><br><br>그렇다고 이렇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어 누군가에게 놀림거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br>댓글에 올라간 사진을 보며 나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마음 한 구석이 먹먹하다.<br><br><br><br><br><br><br><br><br><br><br><br>라고 써서 남편을 오유에서 매장시켜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저는 바다보다 조금 좁은 마음의 소유자니까요~<br><br>다만 2년 후라면서 비교샷 따위를 올리면 남편을 매장시켜버릴겁니다.<br>아, 땅에요!<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