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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6628
    작성자 : 요레요레요
    추천 : 33
    조회수 : 4411
    IP : 121.162.***.83
    댓글 : 23개
    등록시간 : 2017/01/23 21:26:58
    http://todayhumor.com/?wedlock_6628 모바일
    아내는 진화중.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div><br></div> <div>유머러스하고 붙임성이 좋은 아내는</div> <div><br></div> <div>의외로 집순이이고 내향적이며 혼자만의 시간에 엄청난 쾌감을 느끼는</div> <div><br></div> <div>청소를 못하는 열혈변태다.</div> <div><br></div> <div>출산 후, 전업 주부의 길을 걸으며 아내는, 그동안 가져보지 못했던 '취미'라는 것의 세계로 빠져들었다.</div> <div><br></div> <div>그것은 처음 '요리'에서 시작되어 내 직장의 모든 미혼남성들을 부러워하게 만드는 엄마의 집밥 도시락으로 스타트를 끊고</div> <div><br></div> <div>그 미혼남성들의 자취방 반찬으로 진화되었다.</div> <div><br></div> <div>우리 아버지의 선물로 제빵기와 스탠드믹서를 선물받은 와이프는 인터넷을 통해 베이킹을 시작했고</div> <div><br></div> <div>월요일마다 우리 회사에 쿠키와 빵과 케이크를 제공했다.</div> <div><br></div> <div>우리 후배들은 살이 쪘고, 환호했고, 연애에서 더더욱 멀어졌다.</div> <div><br></div> <div>요즘은 프랑스자수를 시작했다. 집안의 모든 물품들에 '커버' 라는 것이 생겨났다.</div> <div><br></div> <div>난 펜도 없는데 필통이 생겼고, 안경케이스도 생겼고 물통에도 뭔가를 씌워서 다니며 어지간한 것들에는 이니셜이 수놓아져있다.</div> <div><br></div> <div>우리 딸은 활동적인 아이로 키워, 나와 함께 산도 타고 운동도 했으면- 바라왔지만</div> <div><br></div> <div>결국 자기 엄마를 닮아 듀플로의 세계로 들어가버렸다.</div> <div><br></div> <div>저번 달에는 집에 '미싱' 이라는 것이 들어왔다.</div> <div><br></div> <div>이해할 수 없는 미친 색감의 이불과 패드가 생겨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서 아내의 흔적을 느낀다.</div> <div><br></div> <div>그것은, 신혼부부의 액자에서부터 신생아의 배냇저고리, 후배집 냉장고 술안주에서 느껴지는 아내의 맛</div> <div><br></div> <div>노총각 선배집에서의 거부할 수 없는 누빔패드...</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있는 모든 곳에서 숨만 쉬어도, 눈만 깜박거려도 아내가 느껴진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내에게 '청소'를 취미로 하는 건 어떻겠냐고, 다이슨의 최신형 미세먼지도 빨아들이는 청소기를 사주겠다고 제안했을때</div> <div>그 필터로 당신도 걸러낼 수 있냐고 낮게 읖조리던 목소리에 그만 울고 말았다.</div> <div>무슨 집이 가내수공업 공장같아지고 있다.</div> <div><br></div> <div>아침마다 갓 구운 빵에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지만, 난 미국 남부에서 목화를 따러가는 조 아저씨같은 기분이 든다.</div> <div><br></div> <div>아내의 취미가 늘어갈수록, 집이 거지꼴을 면하지 못한다.</div> <div><br></div> <div>장모님께서 아내가 빵과 케이크와 무슨 커버와 어떤 패드를 만들어갈때마다</div> <div><br></div> <div>'이제 작작 좀 쳐 배워.' 라고 하시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div> <div><br></div>
    출처 여보, 바닥에 실밥이랑 머리카락이 너무 많아요...
    요레요레요의 꼬릿말입니다
    공부와 청소빼고 다 재밌다는 아내의 전직이 공부였다는 것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며
    청소를 부탁하면 집안의 생명체만 남겨놓고 죄다버린다는 것 또한 매우 놀랄만한 현상인데다

    이것에 대해 얘기를 하자고 했더니, 다음 대청소때 남편은 과연 타는 쓰레기에 넣을것인가, 안타는 쓰레기에 넣을것인가 고민했고
    결론은 '음식물 쓰레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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