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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6280
    작성자 : 뿌지직똥
    추천 : 18
    조회수 : 3225
    IP : 49.166.***.38
    댓글 : 41개
    등록시간 : 2017/01/05 11:01:47
    http://todayhumor.com/?wedlock_6280 모바일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이었나봐요. ^^
    눈팅만 몇 년째 하다가 @@  글을 쓰고 싶어서 가입했어요.
     
     
    연애 두달 반만에 아기가 생겨 신혼생활 6개월 접어든 33살 여자입니다. (임신 9개월차예요.)
    2017년 1월 1일을 맞이하자마자 술취해서 뻗어자는 남편(1살 연하) 핸드폰을 혹시나 열어 보고 또 한번의 배신감을 느꼈네요.
     
     
    저희는 둘 다 공무원이고, 직장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정반대인 성격때문에 연애초부터 트러블이 엄청 많았네요.
     
    저는 참 개방적이고 흥이 많은 성격이라 회식도 자주가고, 술도 좋아하고, 노래방 놀러가면 춤도 추고 하는 스타일인데
    반대로 남편은 매우 보수적인 성격이라 그런 모든 것들을 싫어했어요.
    그래서 많이 싸우고,
    같이 업무를 할 때에도 둘이 메신저로 싸우고,
    그렇게 싸우고나면 남편 표정은 굳어있고,
    그래도 저는 사무실 안이라서 티 안내려고 다른 직원들과 웃으며 대화를 하면,
    남편은 메신저로 "지금 웃음이 나오냐? 나 열받게 하려고 더 그러는거냐? 쳐웃지말아라."라고 하고....
     
    결국은 안되겠다. 헤어져야겠다고 생각을 한 참에 ㅋㅋㅋ 남편의 전여친으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결론은 둘이 잤다네요. 근데 더 웃긴것은 ㅋㅋㅋ 전전여친이랑도 잤답니다.
    전여친을 사귈 때에도 전전여친이랑 자서 크게 싸웠었는데,
    저를 만나면서는  전여친, 전전여친을 다 만나서 잤대요. 
     
    더군다나 이 전전여친은 ㅋㅋ 제가 같이 공무원 시험을 봤던 여자라 저 또한 알고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걸 알고 "이야~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더니. 내가 제대로 쓰레기한테 걸렸구나." 싶어서 당장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런 남자들의 특유의 특기가 발휘됩니다.
    미친듯이 잡아요. 무릎을 꿇고 애원을 하고 사정을 하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제가 자길 너무 외롭게 해서 복수심에 그랬답니다.
     저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었는데,
    저는 직장생활이 우선, 직장사람이 우선, 회식이 먼저, 남친은 뒷전. (인정해요. 제가 남친 잘 못챙겼습니다. 왜냐. 맨날 싸우니까.. 곧 헤어지려 했으니깐요)
     
    아.. 그런데 삼십대 커플 답지 않게 실수를 했었네요. 그 사건 전에 피임을 소홀히 했던 것이,,,, 임신이 되어 있더라고요. .ㅠ
    사나흘을 머리터지도록 고민했습니다. 남친은 자기 용서하고 믿고 따라와달라고 그러고... 당시 저는 혼란스러움에 결국 용서를 택했습니다.
    (이 선택이 정말 병신같았다는 걸 글을 쓰면서 되새겨 보니 절실하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아기를 없애지 않은 것은 정말 후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곤 신혼생활을 시작했죠. 지금은 같이 산 지 6개월 들어서는 시점입니다. 같이 살면서 아주 지겹게 싸웠습니다.
    막장싸움요. 남들처럼 평범하게 싸운 것도 아니고 욕설에 폭력까지 오갔습니다. 
    이유는 제 과거 연애사 때문에 남편이 빡쳐서.(걸레같은 년, 더러운년, 생전 처음 듣는 욕 다듣고, 저도 임신한 몸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씨X새끼, x새끼 다 했네요. 폭력도 마찬가지고요. 제 머리채 잡고 뒤흔들길래 저는 따귀때리고 주먹으로 치고 했습니다. 하아...) 
    아니면 제 친정가족들 문제로. (신혼살림 차릴 때 신경많이 안써줬다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잘하니깐. 잘하려고 노력하니깐. ㅡㅡ(이것 또한 폭력남편의 특징이지요.)
    "난 너 없으면 안된다. 같이 살아줘서 고맙다. 정말정말 사랑한다. 아프지 마라, 우리 오래살자. 큰공주~ 작은공주~평생 책임지고 지켜줄게."
    아주 입에 발린 말들로 혀를 치장을 하고서는 지금까지는 여차저차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1/1일 ㅋㅋㅋ 자는 남편 핸드폰에 전전여친과 대화한 카톡이 있더라고요. 여자는 "이름없음"으로 저장되어 있고, 내용은 별 거 없었습니다.
    일상적인 대화에 아기 초음파 사진 보내주며
    남편 "오빠 딸이야,태어나면 용돈 좀 줘"
    전전녀는 "오빠 닮았네.ㅋㅋ 용돈을 내가 왜 줘."
    남편"왜 전화 안받아, 새해인사 할랬더니"
    전전녀"밥먹는 중이야"
    . .등등
     
    그것을 보고 기가 차더군요. 근황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거보니,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었나봅니다. 이틀동안 곰곰히 참다가 결국 터뜨렸습니다.
    남편은 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죠.
     
    그 전전녀도 이젠 시험에 합격해서 곧 우리 조직에 들어오는데
    좋게 지내는 게 도움될 거 같아서 연락하고 안부 전하고 지냈답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저 또한 같은 직장동료로서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저는 얘기했습니다. 지금 출산 한달 앞두고 이혼은 무리고, 적당히 살다가 이혼하자고.
    2-3년 아기 조금 자랄 때까지 적당히 부부인척 살다가 이혼하자고.
    그런데 안된답니다. 이혼은 절대 못해준대요. 그냥 둘은 차치하고 아기생각해서 결혼생활 이어가졔요. 그래도 갈거면 애기 냅두고 가래요.
     그러면서 협박하면 제가 숙일 줄 알았나보죠? 나중에는 결국 제가
    그래 아기도 너주고 갈테니. 그냥 나만 놔줘라. 햇습니다.
     
    친한 친구들한테 이 이야기를 하니 무슨 2-3년이냐 그냥 지금 당장 이혼해라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쉽지 않네요.
    좁은 지역사회에서 결혼 6개월도 안되서 이혼하면 가족들이 괴로움을 겪을 것 같고.. 
    그냥 아무런 기대없이 적당히 아기가 안정적으로 조금 자랄 때까지만 살고 이혼하려고요.
     
    지금 두려운건 이 각오와 결심이 흐지부지 흩어져 또 어영부영 용서해주고 넘어가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이 비정상적인 상황에 익숙해질까봐.. 그래서 일부러 다시 곱씹는 겸 글을 쓰게 됐습니다.
    참 세상에는 말도 안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정말 안겪어본 사람은 모르겠더라고// 그렇게 분노하다가도 새벽어스름에 깨면 서글픔부터 몰려와서
    마음이 약해지는 ... 그 현상을..
     
     
    오유 글보고 많이 배우는데,
    전에 어떤분이 평소에는 넘무 잘하는데 화나면 극단적으로 욕하고 폭력쓰는 남편을 개과천선시켰던 내용의 글을 봤었어요
    그 분 글 읽고 아.. 나도 이렇게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바람녀와 연락한 것을 보고는 그 끈이 끊어졌네요.
    더이상 노력이고 뭐고, 적당히 살다가 애기가 사리분별 하기 전에 갈라서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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