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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wedlock_4449
    작성자 : 까요까요톡
    추천 : 23
    조회수 : 2106
    IP : 39.7.***.19
    댓글 : 44개
    등록시간 : 2016/09/09 13:56:44
    http://todayhumor.com/?wedlock_4449 모바일
    이제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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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 네살, 그 사람을 만나 결혼을 다짐할 정도로 격렬하게 사랑에 빠졌습니다.

    허락하지 않을 부모님 생각에 합의 하에 아이를 혼수로 두어 무리한 결혼을 했지요.

    가진 건 우리 아이와 나, 남편 뿐.. 자금은 하나도 받지 못하고 혼자 뱃속에 있는 우리 아이를 데리고 무거운 몸으로 전세 자금 대출 70%와 남은 30% 신용 대출을 받아 작지만 행복할 거라 생각하며 집을 얻었습니다.

    임신을 하고 나서도 항상 남편이 좋아하는 밥을 해주고자 한 여름 땀을 뻘뻘 흘려가며 불앞에 서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맛있다며 행복한 웃음으로 밥을 먹어주어 얼마나 고마운 지 정말 행복했습니다.

    고비가 찾아와도 항상 손 잡고 싸우자는 나의 말을 들어주고 본래 자주 싸우지도 않았지만 싸운다면 항상 둘이서 서운한 얼굴로 손잡고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사랑으로 화해도 했어요.

    참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가 조금씩 달라졌네요.

    돈이없어 출산 후 바로 집으로 향했고, 출산 후에도 혼자 집안일을 해야했기에 젖주면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설거지 하고 밥도 하고 잠도 못잤어요.

    남편은 아침 출근으로 인하 다른 방으로 가서 자고, 저는 아이와 둘이 매일 전쟁을 치뤘지요.

    그렇게 하다보니, 집밖에서 들려오는 사람들 웃음 소리만 듣고도 눈물이 주륵주륵 흘렀습니다. 대성통곡 하고 싶었지만 우리 아이에게 엄마의 눈물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정말 주먹을 쥐고 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네요.

    결국 작은 다툼에 폭발하여 온 집안의 물건을 다 집어던지는 싸움까지 있었고 남편이 그제서야 집안일을 조금씩 도와주고 다시 행복이 찾아오는가 싶었습니다.

    허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남편이 변해갔습니다.

    변했던 이야기를 몇 번이나 썻다 지웠다 하네요.

    세세하게 적고 싶으나 결국 제 얼굴에 침뱉기.. 제 인생을 모두 남편에게 쏟아부어 습관을 잘못 들여놓았기에 그로인한 피해가 생기고 상처를 받고 결과를 낳았습니다.

    무조건적인 배려와 사랑이, 희생이 사람을 참 많이 바꾸게 되더군요.

    모든 것이 당연해진 그 사람은 결국 저의 모든 행동들이 당연한 줄 알게 됐고 그것은 응당 당연한 일로 내가 되돌려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살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원했던 저지만, 그래도 그사람의 자상한 모습 하나만을 바랐는데 그것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모든 것이 나의 잘못된 배려겠거니 생각하니 억울하고 나는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야하나 생각하니 끔찍했습니다.

    하루종일 술을 먹고 울며불며 있다가 몸에 있는 눈물을 모두 빼고 나니 머릿속이 맑아지네요.

    나는 앞으로 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이사람을 현재 사랑하는가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가
    나는 이사람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가

    천천히 생각하니 답이 나왔습니다.

    항상 짜증내던 모습을 풀어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불편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사랑받기 위해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런 제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워졌습니다.

    안쓰러웠던 나의 과거 모습에 미래에는 행복하고자 결론이 났네요.

    이젠 나를 찾아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그리고 굳은 결심을 내리려 합니다.

    제발, 흔들리지 않고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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