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제사를 몹시 싫어합니다. 꼭 중요한 시간마다, 번거롭게 저를 괴롭혀왔기 때문이죠.<br>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최신!은 아니고.. 초기불교에서 제사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알려드리죠.<br><br>경전에 따르면 일단 붓다께서도 집안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셨습니다.<br>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저와 같이 허례허식을 몹시 싫어하고, 진실을 탐구하는 사람에겐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br><br>바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제사를 지내지 말라'입니다. <br>언뜻 보면 아주 못되처먹은 불효자나 할 말처럼 보이겠지만 이게 다 근거가 있는 소리입니다.<br><br>아비담마라고 하는 논장에 따르면 사람은 지은 대로 업을 받습니다.<br>기준은 '하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세 가지 조건이 있는데 간단히 보자면<br>1.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2. 의도한 대로 행동(말)을 했다. 3. 한 일이 성립이 되었다.<br>이 세가지 조건이 성립되어야만 '업' 이라는 것이 작동합니다.<br>예를 들어 길을 걷다가 벌레를 모르고 밟아 죽였을 때, '벌레를 죽이겠다' 하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업이 성립되지 않습니다.<br><br>또, 간단한 법칙이 있는데 그것은 '남이 잘되라고 기도해도, 남이 잘 못되라고 기도해도 당사자에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입니다.<br>히틀러 같은 사람이 죽어서 지옥에 떨어졌는데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면 과연 지옥을 벗어날까요?<br>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그마한 돌덩어리를 전 인류가 기도하면 공중에 뜰까요? 안되는 것은 안 됩니다.<br><br>근데 제사는 왜 하느냐? 이것은 사후 약방문에 가깝지만, 부모님, 친족, 뿌리에 대한 공경과 예를 표하는 일입니다.<br>좋은 의미가 담겨 형식을 갖춘 일종의 '제사 문화'죠. <br>조상에게 복을 받거나 조상이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고 제사를 지내면 그게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br>오직 행위자의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좋은 마음을 내기 때문에 그 자신에게 좋은 일입니다. 비록 효과가 미미하겠지만요..<br><br>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향수와 좋은 음반을 제사상 앞에 두고 공경의 의미로 노래 한 번 불러도 효과는 비슷할 겁니다.<br>형식보단 마음의 문제입니다.<br><br>이렇다 한들 부모님을 설득해서 제사를 멈출 수가 없다면,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말씀을 들어드리는 것이 좋습니다.<br>어른을 공경하고 모시는 것은 복이 오는 일이라고 경전에 잘 나와 있거든요.<br><br>정말 복 받을 일을 했다면 뼈 빠지게 제사상 차리지 않고 해외 놀러나갔을 테죠 ㅜ<br><br>부자가 되길 바라면 기부를, 외모가 아름다워지길 바란다면 화를 내지 않는 마음을, <br>귀하게 살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성공을 기뻐하면 됩니다. <br><br>또한 이렇게 번거롭지 않고 훨씬 더 뛰어난 이익을 가져오는 제사가 있으니 그건 바로<br>'5계를 지키는 것'입니다. 경전에 아주 잘 나와있죠.  모두 추석 잘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