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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today_64775
    작성자 : 담생
    추천 : 0
    조회수 : 1305
    IP : 175.112.***.1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3/08/09 15:25:03
    http://todayhumor.com/?today_64775 모바일
    백치아다다
    옵션
    • 창작글
    땅 위의 모든것을 태워버릴듯 태양이 내리쬐는 한 낮.

    여느때와 다름없이 동네 뒷산 둘레길을 휘적휘적 두어바퀴 돌고 그늘진 벤치에 앉아 쉬었다.

    다른 자리엔 노인들 몇몇이 부채질을 하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장기를 두고 있었다.

    갑자기 저만치 옆에서 "안녕하세요~" 하는 중년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보니,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손에 서류뭉치를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껄끄러울것같아 다른 자리로 피할까 생각했지만 무더위에 지친 몸은 움직여주질 않았다.

    30대 후반쯤 돼 보이는 여자가 내 옆에 앉더니 "어르신, 이것 한번 보셔요~" 하며 전단지를 내밀었다.

    어르신이라는 호칭에 펄쩍 놀랐지만 일단 받아 보니 노인복지회관 전단지였다. 모집대상(60세 이상 독거노인), 교육 과목의 종류, 시간 등등이 적혀있었다.

    속으로 "이걸 왜 나한테?"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내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있어 내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한 탓임을 알았다.

    내가 마스크를 내리자 여자는 "엇, 이제보니 연배가.." 하며 말끝을 흐리곤 조금 당황한 기색이었다. 내 손에 든 전단지를 회수할지 어쩔지 고민하는듯 했다.

    곧 마음을 정했는지 날 정면으로 보고 전단지 내용을 로봇처럼 낱낱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난 잠시 노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재생이 종료된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무어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이 얼어붙은듯 아무런 소리도, 한음절도 나오질 않았다.

    난 오늘도 소설 <백치아다다>의 아다다처럼 꿀먹은 벙어리로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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