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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today_64482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2
    조회수 : 387
    IP : 118.223.***.8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21/10/23 16:12:06
    http://todayhumor.com/?today_64482 모바일
    미안하다.


    글을 쓰면서도 고민한다.

    이 글을 여기에 이렇게 쓰는 게 맞는건지.

    사실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글이 너를 또 흔들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조용히 아무 일 없듯 

    지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늘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아 흘러넘쳐 

    주체를 못해 이렇게 또 써버리고 만다. 

    그래서 늘 너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사실 잘 모를 정도로 

    하루를 일주일을 한달을 보내고 있다.

    아주 다행이도 여러가지 일적으로 바빴다. 

    바빠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늦은 밤이면 늘 너를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하다 

    원망하고 내 탓을 하며 울다가 잠이 들었다.


    너를 만나지 않는 주말은 혹 네 생각으로 힘겨울까, 

    텅 비어버릴까 컬러링북, 필사북, 스티커아트북 등 

    잡다구리한 걸 사놓고 

    아무 생각 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집에만 있으면 네 생각에 잠길까 싶어 

    가족들을 꾹꾹 찔러 자꾸 돌아다녔다. 

    코로나만 아니면 아주 멀리 가고플 정도로. 

    집 근처에 바다가 있어 아주 다행이라 

    바다는 실컷 원없이 보았다. 

    그리고 혹, 너는 없을지 찾아다녔다. 

    네가 구매했다던 차는 왜 그렇게 많이 보여서

    심장이 여러번 떨어졌다.


    그렇게 사는 듯 아닌 듯 하다 10월이 왔다. 

    그래, 솔직하게 말하자면 

    네가 연락이 오길 기다렸다. 

    내 생일이 있는 달이니까. 

    안 와도 어쩔 수 없는 사이라 기다리다 

    안 오면 말지 뭐, 싶은 마음으로.

    내 생일에 너의 선물 메시지를 받은 나는 기뻤다.

    동시에 슬펐다. 

    기다렸던 너의 연락이긴 한데, 

    너는 나에게 연락하면 안 되는거잖아. 

    우리는 헤어졌으니까.


    정신없이 일하는 와중에 받은 그 메시지는 

    나를 휘청이게 했다. 

    사실 그 시간 이후로 

    일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에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래, 솔직하게 말하자면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날 기억해주고 선물까지 주려 했던 그 마음이. 

    그럼에도 우리는 헤어졌다는 사실을 

    잊을 수가 없었다. 

    네가 나를 버렸는데 

    이런 내 마음이 맞지 않을 거란 생각도 했다. 


    거절을 해야 하나, 

    그래도 너도 분명 고민했을건데 

    성의는 받아야 하는거 아닐까. 

    그리고 혹,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 

    기대하고 있는 내가 너무 두려웠다.


    너에게 차마 너의 연락이 기뻤다는 말, 

    너의 선물이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말을 하지 않아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내가 잘한 선택일까, 

    한참을 고민하고 울었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모진 말이었을거다. 

    굳이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았어도 되었을텐데, 

    라는 후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네가 할 수 없다면 하기 힘들다면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그 모진 말은 너에게 하는 말보다 

    나에게 하는 말에 더 가까웠다. 

    내가 일찌감치 더 모질게 했어야 했는데 

    나의 망설임과 서성임이 너를 고민하게 만들었구나. 

    미안했다. 너를 사랑해서.


    선물포장을 뜯고 그 거대한 크기에 웃음이 나왔다. 

    이 바보멍충이. 자다가 나 여기에 깔려죽것네. 

    이건 또 왜 이렇게 푹신푹신한거야. 

    크기도 길이도 감은 눈도 딱 너와 같아서. 

    그 푹신함마저 너와 같아서. 

    끌어안고 한참을 너를 생각하며 울었다.


    내 모진 말의 대가로 3일동안 쉬지 않고 울었다. 

    이러다 탈수오겠다 싶을정도로. 

    새벽 4시까지 그러다 잠들곤 했다. 

    해야 하는 일이 산더미라 서류에 파묻히면서도

    울컥울컥 자꾸 마음이 올라왔다. 

    너무 많이 울어 열이 올라 해열제를 먹었고 

    얼굴과 손은 퉁퉁 부었고 

    체력적으로 지쳐 아무 것도 하질 못했다. 

    눈을 뜨면 자꾸 울었고 

    눈을 감으면 상처받은 너의 얼굴이 둥실 떠올랐다.



    네가 어떤 이유에서건 나와 그만해야 할 것 같다는 

    그 결정을 내렸을 때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너의 결정을 존중해 그렇게 하자고 했던

    나를 보았으면 한다. 

    얼굴 보고 이야기하면 또 만나자 할 것 같아

    카톡 이별을 선택했던 너의 마음을 생각했으면 한다. 

    내가 보고싶어 연락이 하고 싶거든 

    모진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내 말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어떤 드라마를 보다, 이런 대사가 나왔다.

    "정 붙이려는 사람보다 

    떼려고 하는 사람이 더 아픈 법이죠.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너와 나의 선택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 

    너무 잘한 일이라고 그땐 그게 최선이었다고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다.


    너는 내게 돌아올 수 없으니

    나는 너에게로 가지 않겠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했다. 

    시간을 돌린다면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으려고

    무수히 노력할 것이다. 

    혹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해도 

    그때보다 모질게 너를 밀어내곤

    나 혼자만 슬프고 아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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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0/23 19:05:14  172.70.***.247  새벽녘여우별  79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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