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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today_63124
    작성자 : 비키니야쏘리
    추천 : 5
    조회수 : 185
    IP : 116.37.***.18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12/21 00:57:35
    http://todayhumor.com/?today_63124 모바일
    레시피
    우리 엄마는 참 요리를 안한다. 아니 못한다. 아니 내 입맛이 꽤 까다로운 걸지도 모른다.
    하여튼간에 나는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로 만드는것이 편하고 더 입에 맞는다.
    엄마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식혜를 담구면서 수정과가 좋다는 내게
    수정과는 재료값이 더 든다며 본인은 식혜가 좋다고 한다. 그리고 와서 이것좀 보고 배우라고 재촉한다.
    으름장 놓듯이. 꼭 해야한다는 듯이.
    ....엄마는 서툴게 그렇게 나에게 본인이 알고 잇는것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내가 가진 좋은것을 나눠주고 싶다고, 하지만 나는 엄마의 식혜가 맛있지 않다.
    늘상 그런식이다. 엄마는 그것을 할머니에게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거부한다.
    그렇다고해서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게 아니니까. 그렇지만 그 방식은 늘 투닥거리는 감정싸움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엄마는 한번도 수정과를 만들어 준 적이 없다.

    엄마가 좋아하는 과일을 난 잘 못먹는다. 사과, 포도...항상 권하고 나는 또 거절한다.
    그러면 그렇게 받아들인다. 넌 내가 좋다는건 다 싫지?
    하지만 내가 좋다고 권하는건 엄마가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치킨도 시켜먹을 수가 없다. 살찌는 음식이니까.

    나는 이 갭의 차이를 좀 더 확실히 알고있다. 분리할 수 있고 인정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을 엄마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미숙하고 거칠다는 것이다. 엄마는 서운할 것이다.
    같은일이 몇십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는 서로 상처받는다.
    그렇지만 나 역시 입에 맞지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고싶지 않고, 알고싶지 않은 살림 팁을 배우고 싶지않다.
    억지로 해서 될 일이 아니다. 특히 신경질적이고 강제적인 표현 앞에서는 그렇다.

    평범하게 슬프고 평범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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