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div> <div>나는 늘 다른 이가 먼저</div> <div>내게 말을 걸어왔다.</div> <div>내가 먼저 말을 건 적이 거의 없다.</div> <div>마인드가 다가오는 사람 내치지 않고</div> <div>멀어지는 사람 붙잡는거라 그런가?</div> <div>저번에 내게 뭘 물어오길래</div> <div>답해준 게 다였는데,</div> <div>눈치 없는 나도 알아차릴 정도로</div> <div>'말 걸고 싶어! 말 걸고 싶어!'</div> <div>이런 느낌을 받아서</div> <div>그래 말 걸어봐라, 고 경계를</div> <div>풀었더니 많은 말을 한다.</div> <div>나는 그렇게 낯선 타인에게</div> <div>말을 쉽게 하는 이들이 부럽다.</div> <div>새로운 사람이 지독히도</div> <div>두려운 나는, 신기했다.</div> <div><br></div> <div>근데, 계속 말 걸려나?</div> <div>그냥 이 정도에서 끝났으면 하는데</div> <div>너무 받아줬나 싶고.</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항상 큰 일을 앞두면</div> <div>그에 걸맞은 장애물이 나타난다.</div> <div>왜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div> <div>라고 짜증내고 외치고 싶은데</div> <div>나는 늘 그들에게 죄인이라</div> <div>이것마저도 벌인가보다 하고 받는다.</div> <div>덕분에,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능력이</div> <div>늘어나고 있다.</div> <div>무뎌진다는 게 이런거구나.</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흔들리면 지는거다.</div> <div>나도 그들처럼 자랑하며 밝게 웃을 수 있을거다.</div> <div>부럽다는 생각마저도 지금은 사치다.</div> <div>흔들거리면 떨어져 죽는거다.</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정말 딱 하나는 원망한다.</div> <div>네가 날 필요로 할 땐 내가 거의 곁에 있었는데</div> <div>내가 널 필요로 할 땐, 거의 네가 곁에 없구나.</div> <div>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div> <div>난 너에게 응원만을 던져주고 </div> <div>할 일이 끝난 요정같다고.</div> <div>근데 웃긴 건, 그 요정은 응원을 해주면서</div> <div>너무 행복했다는거야.</div> <div>마치 자신의 소명이 그게 전부인 냥 모든 힘을</div> <div>주고는, 파스스- 하얗게 불타버린 요정.</div> <div>사라지면서도 너에게 응원이라는 선물을</div> <div>줄 수 있어 너무 행복했어. 그거면 충분해.</div> <div>라고 말한다는거야.</div> <div><br></div> <div>나는 너에게 요정이었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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